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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초반 탐색②] '부진' 토트넘 맨유 레스터, '추락' 팰리스 스완지

기사입력 2016.11.29 18:23 / 기사수정 2016.11.29 18:34

류민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류민규 기자]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어느새 13라운드가 마무리됐다. 38라운드까지 진행되는 일정에서 3분의 1이 지난 시점, 리그를 초반-중반-후반으로 나눈다면 이제 초반기가 끝난 것이다. 박싱데이와 유럽 클럽대항전이 겹쳐 정신없이 경기가 펼쳐질 12월에 돌입하기 전에, 국내 EPL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팀들을 지난 시즌과 비교해봤다.


▲ 토트넘 홋스퍼 - 2016년 5위 (6승 6무 1패 승점 24점), 2015년 5위 (6승 6무 1패 승점 24점) 

토트넘의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과 같지만 다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은 빈센트 얀센과 빅터 완야마 등을 영입하며 3위를 차지한 지난 시즌의 흐름을 이어가고자 했다. 그리고 리그 7라운드까지 5승 2무를 거두며 기세를 이어갔다. 특히 손흥민은 지난 9월 리그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고,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선정하는 '9월의 선수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10월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한다. 10월 첫 경기 맨체스터 시티를 제압한 토트넘은 다음 경기인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전 무승부를 시작으로 4무만을 남겼다. 그리고 지난 첼시전에서는 리그 첫 패를 기록하며 개막 이후 무패행진을 12경기로 마감했다. 또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토트넘은 1무 2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은 6승 6무 1패로 올해와 동일한 승점과 순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체감 정도는 분명 다르다. 지난 시즌에는 무승 행진이 길진 않았다. 많아야 2연속이 전부였다. 이번 시즌은 4연속 무승이다. 지난 시즌과 같았던 무승부 수더라도 달라 보이는 이유다.

핵심 선수들의 부상이 문제다. 해리 케인과 알데르베이럴트가 부상에 신음했고, 몇몇 주전 선수들 역시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다. 또 지난 시즌 공격의 축이었던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에릭 라멜라 그리고 델레 알리 등의 파괴력이 에전만 같지 않다. 특히 에릭센의 컨디션 난조가 가장 큰 악재다. 창의성을 불어 넣는 에릭센이 부진하자 토트넘 공격은 연일 단조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릭센을 대신할 로테이션 자원이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점이다. 그나마 손흥민이 9월 맹활약을 펼쳤지만 지난 맨시티전 도움을 마지막으로 약 세 달 동안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2016년 6위 (5승 5무 3패 승점 20점), 2015년 2위 (8승 3무 2패 승점 27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현재까지 실망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리그 5위에 그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 맨유는 '스페셜원' 주제 무리뉴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폴 포그바, 헨리크 미키타리안 등 슈퍼스타들까지 영입했다. 그 기대에 부응하듯 시즌 시작과 함께 3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지역 라이벌 맨시티에게 패배한 이후 부진의 늪에 빠졌다. 4라운드 맨시티전 패배를 기점으로 13라운드까지 2승 5무 3패를 기록했다. 특히 홈에서 지난 9월 레스터 시티에게 4-1 승리한 후 4경기 연속 홈 무승부다. 26년 만에 나온 굴욕적인 기록. 매시즌 홈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였고, 기대감에 부풀었던 시즌이었기에 시즌 초반부터 홈 4경기 연속 무승은 맨유팬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수많은 구설에 올랐던 루이스 판 할 체제보다 현재 성적이 좋지 않다. 현재까지 기록한 승점 20점은 1990~1991시즌(13라운드까지 승점 21점) 이후 가장 적다.

야심 차게 영입한 슈퍼스타들도 아쉬운 활약이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시즌 시작 후 4경기에서 3골을 터트리며 원활하게 적응하는 듯했지만, 이후 6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세계 최고 이적료로 맨유에 재입성한 포그바 역시 아직 그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또 지난 시즌에 독일 분데스리가 MVP에 빛나는 미키타리안의 부진도 아쉬울 따름이다.

무리뉴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알렉스 퍼거슨의 영광스러운 시대를 다시 한 번 재현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의문부호다. 리그 3분의 1이 지난 시점에서 맨유는 아직 맨유만의 특색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 시즌 판 할 때보다 성적은 더 좋지 않다. 게다가 무리뉴의 돌발행동은 시한폭탄과 다름없다. 무리뉴는 28일 웨스트햄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물병을 걷어찼고, 결국 울 시즌 두 번째 퇴장을 당했다. 



▲ 레스터 시티 - 2016년 14위 (3승 4무 6패 승점 13점), 2015년 1위 (8승 4무 1패 승점 28점)

동화 같은 스토리를 쓰며 창단 132년 만에 1부 리그 첫 우승을 차지했던 레스터 시티. 하지만 그 동화 같은 스토리는 온데간데 없다. 현재 승점 13점만 따내며 14위에 머물러 있다. 강등권인 헐시티와 단 2점 차이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레스터는 13라운드에서 8승 4무 1패를 거두며 첫 1위에 올랐던 것을 비교하면 한없이 초라한 성적이다. 

이번 시즌 레스터의 부진은 지난 시즌 만큼 중원 장악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공격의 핵심 제이미 바디와 리야드 마레즈를 잡는 데 성공했지만, 중원의 핵 은골로 캉테는 지키지 못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캉테의 대체자로 남팔리스 멘디를 영입했다. 하지만 멘디는 2라운드 아스널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지금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중원에서 상대의 볼을 차단한 후 날카로운 역습으로 상대를 제압했던 레스터였기에 볼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선수가 전무한 상태에서는 레스터 특유의 경기력이 나올 수 없었다.

부진의 또 한 가지 이유는 바디의 침묵이다. 현재 바디는 13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에 있었던 리버풀전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바디는 지난 시즌 초반에 11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맨유 소속으로 뛰었던 루드 판 니스텔루이가 가지고 있던 10경기를 넘는 신기록을 기록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레스터는 현재 리그에서는 부진에 빠져있지만 다른 무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챔피언스리그 무대다. 조별리그에서 4승 1무를 기록하며 일찍이 조 1위 16강행을 확정 지었다.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상대였다더라도 이런 선전은 분명 지난해를 떠올리게 한다. 리그가 아닌 챔피언스리그에서 동화 같은 스토리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 크리스탈 팰리스 - 2016년 17위 (3승 2무 8패 승점 11점), 2015년 10위 (6승 1무 6패 승점 19점) 
   스완지 시티 - 2016년 19위 (2승 3무 8패 승점 9점), 2015년 14위 (3승 5무 5패 승점 14점) 


이청용과 기성용이 각각 속해있는 크리스탈 팰리스와 스완지 시티는 시즌 초반부터 강등권에 머물며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여있다.

3승 2무 8패, 승점 11점의 팰리스는 강등권인 헐시티(18위)에 단 1점 앞선 17위다. 게다가 최근 팰리스는 6연패에 빠졌다. 팰리스가 상위권 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지난 시즌 13라운드까지 5승 1무 6패를 거두며 중위권을 지켰다. 사실 올 시즌도 9월까지만 해도 중위권에 머물고 있었다. 7라운드까지 3승 2무 2패를 기록하며 7위에 자리했다. 특히 9월에는 3승 1무를 기록했고, 앨런 파듀 감독은 '9월의 감독상' 후보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갑자기 추락하면서 파듀의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부임한 파듀는 15경기 연속 무승을 거뒀고, 시즌 막판 강등권에서 겨우 벗어났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초반부터 강등권에 빠져 있다. 당연히 경질 위기다. 

기성용이 속한 스완지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현재 2승 3무 8패, 승점 9점에 그치며 최하위 선덜랜드보다 한 단계 위인 19위에 머물러 있다. 물론 지난 시즌에도 부침을 겪었다. 13라운드까지 3승 5무 5패를 기록한 뒤 추락했고, 게리 몽크 감독의 하차로 이어졌다. 프란시스코 귀돌란 감독이 부임해 시즌 막판 강등권에서 벗어났고,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귀돌린의 스완지는 이번 시즌 초반에 극도의 부진에 빠졌고, 귀돌린은 결국 7라운드 리버풀전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이후 밥 브래들리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8라운드 아스널전부터 출항을 시작한 브래들리 호는 이후에도 무승 행진이다. 13라운드 팰리스전에서 후반 골을 몰아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무승 징크스 탈출과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남은 시즌에도 스완지는 험난한 여정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skyryu34@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류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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