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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무한도전'의 시대유감, 이 가수들 잘해낼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6.11.13 13:33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정지원 기자] '무한도전'이 역사를 통해 현재를 마주한다. 이제서야 풍자와 패러디를 쏟아내고 있는 타 예능들과 또 다른 지점을 조준한 셈이다. 

1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무한도전' 멤버들과 래퍼들이 짝을 이뤄 역사를 주제로 랩을 만드는 '역사X힙합 프로젝트-위대한 유산' 첫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역사 강사 설민석이 출연해 '무한도전' 멤버들과 래퍼들에게 우리나라의 역사를 가르쳤다. 그 과정에서 설민석은 "역사는 과거의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라고 밝히며 힘든 현실을 마주하게 됐을 때 과거의 사례를 보며 이겨낼 수 있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또 설민석은 은근과 끈기를 가진 한민족의 시작점이 단군 왕검이라는 점, 지덕체를 아우르는 제대로 된 교육이 곧 삼국 통일의 밑거름이 됐다는 점, 애민정신을 가진 세종의 진정한 성군으로서의 면모 등을 설파하며 이 시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 설명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최순실 게이트, 청와대의 수상한 행적,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 등이 연일 거론되는 가운데, 설민석은 "요즘 국민 여러분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 물음에 역사가 답을 줄 것"이라며 역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역설했다.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며 정부가 힘을 잃자, 지상파 및 케이블 종편 예능프로그램들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건 풍자 콩트, 패러디 자막이다. 예능국이 이제서야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상황에서, '무한도전'은 풍자 패러디를 넘어 '역사 돌직구'를 통해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는데 성공했다. 


다만 이를 어떻게 힙합으로 그려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무한도전'에 출연한 힙합 가수들의 대중성과 인기는 높다. 딘딘이 "1위한 사람들은 다 내 형"이라 말했듯, 음원차트 1위 기록을 가지고 있는 인기 가수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사회 비판과 저항 정신을 가지고 음악을 해온 힙합 아티스트는 아니다. 좋은 비트를 만들고 좋은 멜로디를 만들고, 창의적인 펀치라인과 라임을 만든 적은 있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묻는다면 대답이 망설여진다. 이제야 빛 발한 비와이를 제외하면, 나머지 힙합 가수들이 '최근' 내놓은 음악들은 육체적 정신적 사랑과 행복에 초점을 맞춰왔다. 설령 누군가를 비판할지라도, 그 상대가 사회 혹은 정부는 아니었다. 이번 주제와 관련, 그들은 좋은 선례나 좋은 전작을 내놓은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예상이 어렵다.  

국정 무능에 빠진 정부라는 비판과 대통령 퇴진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위기 일발의 상황에서, '무한도전'은 예능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거침없는 주제를 선보였다. 하지만 아티스트들이 제대로 된 음악과 가사를 내놓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문제다. "화랑도 멋있다", "정조 멋있다" 정도의 리액션은 역사를 배울 때나 허용된다. 그들이 만들 음악은 단순히 역사 나열로 끝나선 안된다. 국민에게 힘을 주면서도 사회에 묵직한 한 방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무한도전' 위대한 유산 특집의 진짜 목표다. 

'무한도전'이 내놓은 시대유감, 과연 이 가수들이 잘 해낼 수 있을까. 솔직히 몇몇을 제외하면, 걱정이 크다.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 MBC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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