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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 인터뷰①] '성장한' 양현종 "오직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기사입력 2016.08.01 07:30 / 기사수정 2016.08.01 09:21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보는 사람도 숨이 막히는 1점차 승부. 잠깐의 방심이 패배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 모두 마른침을 연신 삼키며 지켜보던 그 승부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양현종(28,KIA)은 주먹을 쥐고 포효했다. 

어느덧 프로 10년차. 좋은 투수로 성장해주길 바랐던 스무살 어린 청년은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러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기둥이 됐다.

평균자책점 2위(3.21), 최다 이닝 2위(140이닝), 탈삼진 1위(103K), 퀄리티스타트 1위(16) 하지만 승리는 6번 뿐. "그래도 팀이 이기는게 더 좋다"는 양현종이다. 7월 30일 인천 SK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둔 다음날 그를 만났다.

-SK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후 포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날 승리의 의미를 정의한다면.

"팀 연승을 이어가고 싶었다. 사실 경기 중반 추가점이 안나와서 분위기가 마냥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오늘 경기는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다른 날보다 강했던 것 같다. 불펜 투수들이 전날(29일) 공을 많이 던져서 무조건 7이닝 이상은 던져야한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코치님들도 그렇게 생각하셨을 것이다. SK 타자들이 워낙 공격적이니까 내가 크게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7이닝은 던질 수 있을 거라 봤다."

-마지막 타자 박정권과의 승부때 무슨 생각을 했나.

"솔직히 박정권 선배가 나에게 약했었다. 그래서 더 자신있게 들어간 것도 있었다. 다만 텍사스성 안타가 나올까봐 걱정했다. 그것만 안맞으려고 했는데 헛스윙이 나왔다. 나도 집중해서 그런지 공도 잘 들어갔다."

-바로 전 등판에서 팀이 역전된 후 더그아웃에서 자책하는 모습이 보였다. 혹시 스스로 많은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건 아닌지...

"맞다. 내가 재작년부터 뭘 가장 원했냐면, 내가 선발로 나갔을때 팀이 이기냐 지냐를 유심히 봤다. 작년에는 정말 승률이 높았다. 내가 승리를 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그래서 '우와 내가 나가는 경기는 이기는구나. 내가 못던지더라도 기분은 좋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초반에 팀 승률이 너무 낮았다. 항상 그걸 걱정했다. 내가 나가는 경기는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 아직까지는 부족하다."



-벌써 프로 10년차 선수가 됐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다른가.

"정말 '노력하면 다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신인때 풀타임 선발도 아니고 주축 선수도 아니고, 흔히 말하는 패전 처리였다. 점수차가 많이 날때 경기를 빨리 끝내야하는 상황에 내가 나갔다. 내 입으로 말하긴 부끄럽지만(웃음) 난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타고난 것은 건강한 몸 밖에 없다. 꾸준히 연습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서 내 폼을 만들 수 있었다. 스스로 만든 폼이라 슬럼프에 오래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를 알고, 내가 만든 나다. 사실 어린 후배들을 보면 안타까운게 연습을 많이 안하는 것 같다. 내가 신인일때보다 간절함이 부족해보이기도 한다."

-선배로서 이야기를 해주지 않나.

"물론 해준다. 다만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어떤 후배들에게는 (조언이) 부담될 수 있다. 상대가 불편하면 안되지 않나. 내가 다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정말 '하면 된다'. 정말이다. 자기가 느낄 때까지 하면 된다.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는데 연습을 덜하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도 있다. 10년간 KIA에서 여러 선수들을 봤지만, 연습을 많이 하고 스스로 자기 폼을 아는 선수가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 것 같다."

-코칭스태프로부터 '양현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 많은 연습 중 어느 시점부터 스스로 감이 왔나.

"2008년에 칸베 토시오 투수코치님을 만났고, 그때부터 2009년까지 쉬는 날이 없었다. 원정을 가더라도 경기가 몇 시에 끝나든 호텔 옥상에서 코치님과 연습을 했다. 그러면서 내 폼을 찾았다. 내가 어떻게 할때 어떤 자세가 나오고 어떤 공이 나온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됐다."

-힘들거나 하기 싫다는 생각 안했나.

"솔직히 어린 마음에는 코치님이 시켜서 했다. 몸이 힘드니까 하기 싫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생각을 해보니까 이건 코치님을 위한게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더라. 그걸 느꼈다."

-늘 칸베 코치를 은인으로 꼽는데.

"가끔 내게 전화를 거신다. 한국말을 많이 배우셔서 한국말로 하신다. '늘 인터넷으로 잘보고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최근에는 전화를 안하신다(웃음)."


-② 에서 계속.

NYR@xportsnews.com/사진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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