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대표작 '캡틴 아메리카', '어벤져스' 시리즈 등을 연출한 조 루소 감독이 영화 연출에 있어 중점을 두는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조 루소 감독은 8일 서울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제2차 콘텐츠 인사이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조 루소 감독, 조 루소 감독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영화사 불릿의 대표 토드 마커리스가 참석해 글로벌 콘텐츠 기획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 "영화와 만화는 다르다"
마블의 작품들은 만화와 영화를 아우르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올해 4월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시빌워'를 비롯해 2019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메가폰을 잡은 조 루소 감독은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전하며 "사실 두 가지는 다른 미디어인 것 같다. 영화는 두 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상영돼야 하지만, 만화책은 짧게는 몇 달에서 몇 년까지 길어질 수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영화가 훨씬 더 구체적이고 목표가 정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으로 영화는 미국 국내의 박스오피스에서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전 세계를 상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스토리텔러로서 보편적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영화와 만화책은 충분히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 "결국은 인간의 이야기…스토리텔링·강력한 캐릭터 중요"
조 루소 감독은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과 강력한 캐릭터의 힘이라고 전했다. 이는 마블의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성격과도 궤를 같이 한다. 마블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개성으로 단단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은 이것이 보편성이 아닐까 본다"고 언급한 조 루소 감독은 "결국 인간의 이야기이지 않나. 어디든 다 사람 사는 곳이고, 사람 사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런 것이 보편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지금 우리는 모두가 그 어느 때보다 연결돼있고, 같은 이슈를 갖고 고민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 전보다 훨씬 더 하나된 지구촌에서 살아가고 있고 더 강해지고 있으며,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시장에 나아갈 때 저희가 집중해야 될 것이 이 이야기들이 각각의 사람들과 연결돼 있고 관련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고 설명했다.
▲ "중국, 다양한 이야기 할 수 있는 건강한 시장"
점차 그 규모와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 루소 감독은 중국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게 된 이유로 "제가 스토리텔러로 성장할 때, 동네에 큰 영화관이 있었다. 그래서 거기에서 외국영화들을 많이 상영해줘서 보고 자라왔는데, 이 경험이 제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중요했고, 제가 영화를 제작해야 된다고 마음먹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항상 어떤 새로운 목소리를 듣거나 스토리텔링을 들을 때 신나고 기대가 된다. 그런데 사실 미국시장은 이미 정체돼있는 상황이다. '어느 정도, 어떤 스토리가 미국에서는 통한다'는 것이 정해져 있고, 저희같은 경우도 마블 캐릭터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엮어가고 있지만 예를 들어 아주 구체적으로 '엔딩이 어떻게 끝나야 한다, 이런 것도 정해져 있고 예산이 맞춰져 있는 부분도 있어서 한정된 부분이 많다. 이건 건강하고 독립적인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솔직하게 고충을 털어놓았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나 아마존 같은 TV에서 더 강력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며 현재의 현실을 상기한 뒤 "중국시장이야말로 굉장히 건강하고 다양한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새로운 스토리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 천 년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 문화권이며, 미국과 다른 곳이기 때문에 더욱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한 조 루소 감독은 "그래서 저희가 중국영화, 그리고 중국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부분이 미국과 다를 것이기 때문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하고자 하는 그런 방향을 찾다보니 다양한 것들이 있는 중국시장으로 오게 된 것 같다"면서 "저는 이게 굉장히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할리우드의 이야기는 이미 관객들이 충분히 봤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점점 더 연결돼가기 때문에 다각화되는 시장이 매우 중요하고, 그 다양한 시장에서의 저희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것이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영화 콘텐츠 부분의 미래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덧붙였다.
이날 조 루소와 함께 자리한 토드 마커리스 대표는 차세대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경험, 브이알과 증강현실 등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에 대한 중요성을 함께 강조했다.
콘텐츠 인사이트 세미나는 세계적 콘텐츠 거장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 콘텐츠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제시하는 공개 세미나로, 국내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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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