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의문으로 코파 아메리카를 시작한 브라질이 마지막까지 물음표를 걷아내지 못했다.
카를로스 둥가 감독이 이끈 브라질은 13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에 위치한 질레트 스타디움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페루에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브라질은 1승 1무 1패(승점 4점)가 되면서 조 3위로 밀려났다. 상위 2개국에게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놓친 브라질은 지난 1987년 대회 이후 29년 만에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탈락의 치욕을 맛봤다.
우려대로였다.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브라질은 네이마르의 대회 출전을 두고 결정을 계속 미루다 명단을 발표해야 할 때가 되어서야 소속팀인 FC바르셀로나와 협의를 통해 제외를 하는 느긋한 모습을 보여줬다. 네이마르의 존재감에 따라 성적이 좌지우지되는 브라질임에도 대안을 찾을 만한 시간적 여유를 스스로 포기한 꼴이 됐다.
에이스를 잃은 브라질은 잇몸으로 버텨야 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둥가 감독이 처음 발표한 대회 출전 명단에서 상당수의 변화가 있었다. 히카르두 올리베이라를 시작으로 더글라스 코스타, 카카, 하피냐 알칸타라, 루이스 구스타부 등 그나마 활용할 만한 카드들이 연거푸 부상으로 낙마했다.
선수 관리조차 제대로 못한 브라질은 급하게 대체 선수를 발탁했지만 역대 최약체라는 꼬리표를 달고 대회에 임했다. '그래도 브라질'일 것이란 기대감은 고작 3경기만에 산산조각이 났다.
첫 경기부터 물음표 천지였다. 슈퍼스타가 이탈한 자리를 새롭게 차지한 선수들은 제몫을 해내지 못했다. 둥가 감독 특유의 안정지향적인 풀이가 기본이 된 운영방식은 창의성과 장악성에서 의문을 남겼다.
그런 가운데 후반 25분에 나온 아찔한 장면으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에콰도르가 브라질의 박스 골라인까지 파고들어 시도한 크로스성 슈팅이 브라질 골키퍼 알리손이 잡았다 놓치면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상대가 슈팅을 하기 전에 골라인을 넘은 것으로 판정이 내려지면서 실점은 면했지만 경기 후 골키퍼의 안정감과 판정에 대한 많은 말이 오갔다.
에콰도르전서 들었던 공격 의구심이 2차전 약체 아이티를 상대로 7골을 넣으면서 잠시 들어갔지만 페루전서 1골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는 가벼움을 드러내며 다시 비판의 중심이 됐다. 지난해 열린 코파 아메리카서도 네이마르가 대회 도중 퇴장당해 부재하자 탈락을 면치 못했던 브라질은 이번에도 네이마르 한 명이 없을 때 경기를 풀어나가고 이기는 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사라진 최전방 원톱에 대한 문제도 명확한 답이 없었다.
여기에 브라질은 페루전서 눈을 의심할 만한 핸드볼 파울 오심의 피해자가 되면서 누구에게도 돌리지 못할 책임 공방을 하게 됐고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다시 돌아온 둥가 감독의 거취 문제까지 이래저래 여러 의문만 남긴 채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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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