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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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김고은의 청춘 "교복, 여전히 잘 어울리고 싶어요"

기사입력 2016.06.01 18:20 / 기사수정 2016.06.01 18:15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김고은이 영화 '계춘할망'(창감독)으로 돌아왔다. 5월 19일 개봉한 '계춘할망'은 12년의 과거를 숨긴 채 돌아온 손녀 혜지와 '오매불망' 손녀 바보인 할머니 계춘(윤여정)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2012년 '은교'로 강렬한 데뷔 후 올해 '계춘할망'까지, 김고은은 여섯 편의 주연작을 거치며 시행착오와 성장통을 경험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도전해왔고, 또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갔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고은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가슴 아플까봐 망설였었는데,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제일 많이 봤던 것 같다"고 작품을 선택한 배경을 전했다.



영화 속 혜지처럼 실제 할머니와 6년 째 함께 살고 있다는 김고은은 "할머니가 직접적으로 생각나고 스쳐 지났다기보다는, 할머니와 살면서 겪었던 감정이나 변화 같은 것들이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계춘할망'은 그동안 김고은이 영화 속에서 보여준 강렬했던 캐릭터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김고은이 시나리오를 받아들었을 때는 윤여정이 '계춘할망'에 먼저 캐스팅된 후였다.

김고은은 베테랑 윤여정과 함께 호흡을 맞추기로 결정됐을 당시를 떠올리며 "정말 잘 됐다고 생각했었다. 선생님이 출연을 결정하시고 난 다음에 캐스팅이 된 것이어서,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선생님을 대입해서 읽은 것 같다"며 "몰입도 잘 됐고, 실제로 첫 전체 리딩을 할 때 거의 선생님과 저 모두 읽으면서 많이 울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계춘할망'에는 혜지와 계춘 주위에 머무는 다양한 인물들도 함께 한다. 계춘의 지원군이자 백운호의 선장인 석호 역에는 김희원이, 석호의 안사람 명옥 역은 신은정이 나섰다. 혜지의 소꿉친구이자 혜지를 짝사랑하는 한이 역은 최민호가 맡았고, 여기에 혜지의 과거를 아는 서울 친구 철헌 역의 류준열과 혜지의 미술선생님으로 등장하는 충섭 역의 양익준도 존재감을 발휘한다.

김고은은 "양익준 감독님은 워낙 영화 '똥파리'로 인식이 돼있었고, 전주국제영화제 같은 곳에서 살짝 뵀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몰랐다. 표현하시는 부분이 좀 거칠지는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며 웃었다.

또 동갑내기 최민호에 대해서도 "워낙 착하고 좋은 친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현장에서 보니 정말 좋은 친구더라. (샤이니 활동 일정 때문에) 바빴을 텐데 항상 현장에서 밝은 에너지로 주변을 아우르는 포용력이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의 촬영은 대부분 제주도에서 이뤄졌다.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것 역시 '계춘할망'이 가진 따뜻한 매력 중 하나다.


김고은은 "제주도를 워낙 좋아해서 여행도 가고 했었다. 날씨가 화창해도 촬영을 해야 하니 풍경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다.(웃음) 멀리 바닷가가 보이면 괜히 좋고, 놀러온 사람들을 보면 '좋겠구나' 혼자서 생각하곤 했었다"고 덧붙였다.

뭉클한 스토리를 지닌 '계춘할망'이지만, 김고은은 억지로 감정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울게 하려고 작정하는 영화가 아니구나'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자연스러운 감정 변화들을 따라가는, 그런 식으로 보시는 분들이 부담스럽지 않길 바란다"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올해 스물여섯인 김고은은 스크린 속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교복 자태를 자랑해 시선을 끈다. "어떤 분은 스물여섯, 스물일곱, 스물여덟 이럴 때가 '이제 나이 먹나봐'라고 생각하는 시기라 하시더라. 어디 가서 '약간 적지 않은 나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서운하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그는 "여전히 교복이 계속 잘 어울리고 싶다"면서 특유의 해맑은 미소를 다시 한 번 내보였다.

데뷔 이후 자신이 걸어왔던 길들을 '행운이었다'고 표현한 김고은은 "저에게 신인이라는 타이틀이 있을 때까지는 이것저것 다 부딪혀보고, 내던져보고 싶었다.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이 있으니,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분명한 성장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뭔가를 하기 전에 두려움이 컸다면, 이제는 제가 무언가를 하나 얻으면서 그 두려움이 극복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러고는 "도전이라는 게 중간은 잘 없는 것 같다. 잘 되거나 망하거나?(웃음) 그렇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시기가 배우에게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좀 더 해보고 싶었고, 스스로에게 한계를 안 주려고 했었다. 간절하게 함께 하고 싶었던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성사됐던 것들에 대해서는 너무나 감사한다. 그 때 만약 제가 '이래서 못할 것 같아' 이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빗겨나갔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지난 시간을 '서툴었던 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었다고 표현했던 김고은은 '계춘할망'을 통해 좀 더 디테일한 부분을 신경 쓰는 법을 배웠다면서 흘러가는 시간만큼이나 자신의 어깨에 조금씩 더해지는 책임감을 또렷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김고은은 "이제까지 내 발전, 내 성장, 내가 보고 배울 것, 내가 도전하고 싶은 것처럼 모든 위주가 저였다면, 이제는 작품에 대한 마음도 바뀌다보니 훨씬 더 책임감이 배가되는 것 같다. 지금까지의 20대는 기복을 없애야 하는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전보다 조금씩 더 작품에 대한 생각을 늘려가면서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싱긋 웃었다.

책임감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배우는 어느 작품에 출연했을 때 그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관객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그냥 제가 하는 연기를 보면서 납득이 되고, 설득이 됐으면 좋겠다. 자연스럽게 끄덕이게 만들어지는, 그게 목표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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