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독일 분데스리가의 역사를 새로 썼다.
뮌헨은 7일(한국시간) 바이에른주 잉골슈타트의 아우이드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5~2016 분데스리가 33라운드에서 잉골슈타트를 2-1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뮌헨은 27승 4무 2패(승점 85점)를 기록해 2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승점 77점)와 격차를 8점으로 벌리며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시즌에도 뮌헨의 독주를 막은 팀은 없었다. 지난 2012~2013시즌부터 분데스리가 정상을 놓치지 않은 뮌헨은 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분데스리가가 처음 설립된 1963년 이후 최다 연속우승은 뮌헨과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의 3연패가 최고 기록이었다.
4연패 출발, 개막전부터 5-0 대승
뮌헨이 4연속 우승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지난해 8월 함부르크와 치른 리그 개막전에서 77%의 볼 점유율을 가져가며 23개의 슈팅을 퍼붓는 공격력을 선보이며 5-0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적설이 한창 들끓던 토마스 뮐러의 잔류 확정 멀티골이 핵심이었다.
영입은 이렇게, 코스타의 맹활약
뮌헨의 강점은 측면이다. 로베리(로벤+리베리) 조합을 보유한 뮌헨의 날개는 약점을 찾을 수 없다. 다만 로베리의 나이가 많아지면서 부상이 잦아지는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더글라스 코스타는 올 시즌 뮌헨이 영입한 최고의 이적 선물이었다. 개막전부터 골을 터뜨린 코스타는 호펜하임과 2라운드서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팀을 구하는 2도움으로 활약을 예고했다.
'9분새 5골' 레반도프스키
지난해 9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볼프스부르크전을 통해 분데스리가의 역사를 바꿨다. 레반도프스키가 벤치에 있던 전반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여준 뮌헨은 0-1로 뒤진 채 후반을 맞았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레반도프스키를 투입했고 9분간 레반도프스키가 볼프스부르크 골망에 5골을 폭격했다. 뮌헨은 경기 후 레반도프스키의 5골을 복기하며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단시간 해트트릭, 최단시간 4골, 최단시간 5골이라고 설명했다.
우승 경쟁은 이때 끝났다
리그 7연승을 달리던 뮌헨은 8라운드서 도르트문트를 상대했다. 당시 도르트문트도 7경기 연속 무패를 내달리며 뮌헨 대항마 역할을 톡톡히 할 때였기에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으나 5-1의 싱거운 결과를 내면서 뮌헨 독주 체제가 확립됐다. 이때 승기를 잡은 뮌헨은 계속해서 승점을 쌓아나가며 일찌감치 우승을 예고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이 극에 달했던 이때 뮌헨은 센터백이 없는 3-3-3-1의 극단적인 경기 운영을 그라운드서 실현하면서 뮌헨의 파괴력을 끌어올렸다.
들쭉날쭉했던 10월
승승장구하던 뮌헨이 잠시 숨을 고르던 때가 10월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서 한수 아래의 아스널에 발목이 잡히며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했고 리그에서도 프랑크푸르트와 0-0으로 비기면서 리그 연승을 10경기에서 멈췄다. 프랑크푸르트전 무승부로 뮌헨은 유럽 빅리그 통산 개막 이후 최다연승 신기록에 실패했다.
그와중에 의미있는 승리도 있었다. 뮌헨은 10월26일 치른 FC쾰른과의 10라운드서 4-0으로 크게 이기며 분데스리가 통산 100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1000승을 안긴 이는 이날 경기를 통해 그라운드로 돌아온 아르옌 로벤이었기에 더욱 기쁜 하루였다.
리그 15경기 만에 패배
천하의 뮌헨도 무패 우승은 쉽지 않았다.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던 올 시즌이었기에 무패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지난해 12월 뮌헨은 묀헨글라드바흐와의 15라운드 원정경기서 1-3으로 패하면서 리그 첫 패배를 당했다. 22개의 슈팅을 시도해 1골에 그쳤을 만큼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분위기를 바꾼 쪽지 한장
자칫 무승이 길어질 수도 있었다. 묀헨글라드바흐전서 패한 뮌헨은 이어 열린 잉골슈타트와의 16라운드에서 후반 10분까지 좀처럼 골을 넣지 못했다. 이때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로인을 하려던 필립 람에게 쪽지를 건넸다. 쪽지에는 선수들의 포지션 변화가 담겨있었고 뮌헨은 람과 하피냐, 하비 마르티네스의 위치 변화를 통해 2골을 터뜨리는 효과를 봤다. 경기 후 뮌헨은 '컨닝페이퍼'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펩→안첼로티 바통터치
지난해 연말 뮌헨이 다음 시즌 사령탑 교체를 발표했다. 재계약 여부를 두고 말이 많던 과르디올라 감독과 연장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결정한 뮌헨은 곧바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선임하며 다음 시즌 준비에 열을 가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시즌 도중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로 부임하는 결정을 내렸다.
UCL은 실패, 그래도 역사를 쓴 4연패
이른 감독 교체는 많은 문제를 낳았다. 뮌헨의 성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여러 이야기가 나돌았다. 지난 2월에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행을 택한데 뮌헨이 괘씸죄를 적용해 경질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덩달아 뮌헨은 수비진에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경기력까지 내려가 위태로운 시즌 후반을 보냈다.
그것이 문제였는지 끝내 뮌헨은 목표로 하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 도전에 또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뮌헨은 빠르게 전열을 가다듬었고 33라운드 잉골슈타트와 원정경기를 통해 분데스리가 우승에 성공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뮌헨 사령탑 마지막 시즌에 리그 타이틀을 지켜내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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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