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성남, 조용운 기자] 일반적으로 축구는 가을에 시작에 봄에 리그가 끝나는 추춘(秋春)제로 운영된다. 흔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같은 빅리그의 일정이 이렇다. 이외에도 다수의 유럽 국가가 추춘제를 실시하고 오세아니아, 중동 등도 같은 방식을 보여준다.
국내 K리그는 춘추(春秋)제로 진행된다. 대체로 동아시아가 이런 형태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일본 J리그가 추춘제 도입을 고려하면서 국내도 변화의 목소리가 생기는 중이다.
현실적으로 도입이 쉽지 않다. 국내의 경우 동계기간이 길뿐만 아니라 한파의 매서움이 상당하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FA컵은 정규리그가 끝나는 시점인 11월 말부터 12월 초에 치러졌다. 그나마 따뜻한 기후를 찾아 제주와 남쪽지방에서 경기를 진행했지만 관중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기란 쉽지 않아 리그와 함께 병행하는 방식으로 변경이 됐다.
그럼에도 간간이 추춘제 변화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는 같은 기간에 치러지는 야구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리그 인기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28일 만난 성남FC의 김학범 감독과 K리그의 현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먼저 국내 인기 부족의 이유부터 물었다. 평소에도 자주 짬을 내 유럽을 방문해 견문을 넓혀온 김 감독은 "해외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프로스포츠가 많다. 즐길거리도 많다. 유럽의 경우 오후 5~6시만 되면 죽은 도시가 된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만 해도 저녁이 되면 길거리에 사람이 없다. 그러니 경기날만 되면 사람들이 볼거리를 찾아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독 국내서 야구 인기를 넘지 못하는 이유도 "미국과 일본처럼 야구와 함께 프로리그가 진행되는 나라는 축구가 야구를 누르기 쉽지 않다. 야구는 시간이 길어 여가활동의 개념으로 접근한다. 반대로 축구는 한번 휘슬이 울리면 전반과 후반 눈을 딴데로 돌릴 수 없다"고 차이점을 분석했다.
해결책으로 떠오른 추춘제 도입에 대해서도 유럽에서 보고 느낀 부분을 바탕으로 국내 현실을 돌아봤다. 김 감독은 "네덜란드 알크마르를 보자. 알크마르의 홈구장은 바닷가 주변에 있어 강한 바람때문에 걷는 것도 쉽지가 않다. 그런데 경기장 안은 상황이 다르다. 바람이 들어올 모든 부분을 천막으로 가리니 선수와 관중 모두 아무 문제없이 경기를 한다"며 "비가 올 때도 유럽사람들은 경기장에 우산을 들고 가지 않는다. 경기장 안에서는 당연히 비를 안 맞게 설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추춘제 얘기가 나오는데 관중부터 생각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경기하기 좋은 구장은 많아졌다. 하지만 관중이 편하게 관람할 경기장은 좀처럼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유럽처럼 바람 다 막아가면서 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 관중이 춥거나 비올 때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환경이 우선 갖춰져야만 추춘제를 할 수 있다. 선수들은 추워도 뛸 수 있다. 팬들의 관람 환경부터 생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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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