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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전 결승골' 사울에게서 라울을 떠올리다

기사입력 2016.04.28 16:35 / 기사수정 2016.04.28 16:35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사울 니게스(21)가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사울은 28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사울의 골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전반전 10분 무렵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잡은 사울은 순식간에 상대 수비 3명을 무력화시키며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했다. 뮌헨의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다비드 알라바가 최종 관문으로 버티고 있었지만 사울의 제대로 감아찬 왼발 슈팅을 막기엔 부족했다. 현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는 마누엘 노이어조차 손 쓸 수 없었다. 공은 골대 좌측 하단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만드는 과정부터 마무리까지 환상적인 작품이었다. 홈 팬들은 열광했고 뮌헨 선수들은 고개를 저었다.
 
이전까지 사울은 활약한 기간이 짧아 실력에 비해 덜 유명했던 선수였다. 사울은 2011~2012시즌 아틀레티코에서 UEFA 유로파리그 경기를 통해 1군 첫 경기를 가졌고 다음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데뷔했다. 코케와 티아구 멘데스, 가비 등 중원 자원들이 즐비했던 아틀레티코에서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에는 아직 어렸던 사울은 2013~2014시즌 마드리드를 연고로 하는 또다른 팀, 라요 바예카노로 임대를 떠났다.
 
라요에서 핵심 자원으로 분류된 사울은 리그와 컵 대회를 합해 총 37경기를 소화하며 2골을 득점한 뒤 아틀레티코로 돌아왔다. 소속팀으로 복귀해 로테이션 멤버로 한 시즌을 보내며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던 차에 드디어 기회가 온다. 2015~2016시즌을 앞두고 마리오 수아레스가 피오렌티나로 떠나고, 티아구 멘데스가 노쇠하며 사울의 출장 시간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사울은 여기에 미드필드 전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는 자신의 장점까지 활용해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4경기에 출전, 주전 자리를 확고히 했다.
 
사실 사울은 유소년 시절부터 촉망받는 재능이었다. 스페인 16세이하 대표팀부터 각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지난 5월에는 스페인 국가대표팀 명단에도 오를 정도로 꾸준히 활약 중이다. 2012 UEFA 19세 이하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헤세 로드리게스, 파코 알카세르, 헤라르드 데울로페우 등과 함께 스페인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코파 델 레이 우승도 경험했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팀 출신인 사울은 2008년 팀 동료들이 자신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우며 따돌리자 팀을 떠나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로 옮겨갔다. 이에 대해 사울은 지난 2월 26일 스페인 마드리드 지역지 ‘마르카’와 인터뷰에서 “레알 마드리드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축구 내적으로는 훌륭했지만 문제는 경기장 밖에서 일어났다. 정말 어려운 시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레알로서는 선수들 간의 문제를 통제하지 못해 라이벌 팀에 큰 재능을 넘겨준 셈이 됐다.
 
이탈리아 언론 ‘지안루카 디마르지오’는 이런 사울을 ‘레알의 전설’ 라울 곤잘레스의 경우와 비교했다. 디마르지오는 27일 기사를 통해 “과거에 라울이 그랬던 것처럼 두 마드리드 팀 사이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사울이 스타가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의 경우다”라고 거론하며 “사울은 오늘 최고의 경기를 펼치며 박수갈채의 주인공이 됐다. 사울이 엄청난 실력으로 세계를 매혹시켰다”라고 극찬했다. 비교대상이 된 라울은 아틀레티코 유소년팀에서 축구 생활을 시작했으나 1992년 팀이 해체돼 레알로 옮겨간 바 있다. 이후 라울은 레알의 전설로 자리잡았고 아틀레티코는 라울을 놓친 것을 계속 후회했다.
 
사울은 임대를 떠나는 바람에 아쉽게도 2013~2014시즌 아틀레티코의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함께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즌 소속팀에 프리메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기고 싶은 동기부여가 충분히 돼있다. 지난 14일 FC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도 감각적인 왼발 아웃프런트 크로스로 앙투안 그리즈만의 첫 골을 도우며 팀을 준결승으로 이끌었던 사울이다. 다가오는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 사울의 활약으로 아틀레티코가 결승전에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과연 사울이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아틀레티코에게서 라울의 아픈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 아틀레티코와 사울의 '우승 도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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