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스프링 시즌 각 지역 최고의 팀이 참여하는 '201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출전 팀이 모두 결정되며 대회 윤곽이 결정됐다. 또한, 이를 주최하는 라이엇 게임즈에서 제작한 MSI 영상의 뒷이야기 역시 많은 이미를 담고 있다.
27일 라이엇 게임즈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MSI 예고 영상인 "201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협곡의 지배자는 누가 될 것인가?"라는 영상을 게시했다. 이 영상은 '5월 4일, 여섯 개 지역의 대표 챔피언들이 201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최강자를 가리기 위한 한 판 승부를 펼친다. 실력을 떨칠 자 누구인가? 모두를 장악할 자 누구인가? 정상을 향한 질주 속에, 협곡의 지배자는 누가 될 것인가?'라는 설명과 함께 각 지역을 암시하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MSI 홍보 영상에 대해 "각 지역의 팀은 역사가 있고, 그들의 고유 특색을 의인화된 이미지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2016 MSI는 5월 4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 센터에서 개최된다. 아래는 라이엇 게임즈에서 소개한 이미지의 숨은 의미이다.
한국: 비상하는 왕 - 더 높이 날수록 더 크게 떨어질지니
한국은 월드 챔피언 SKT T1이 속한 지역이며 지난 몇 년간 월드 챔피언십에서 막강한 전력을 뽐낸 지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 왕의 이미지를 대입한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죠. (게다가 한국에는 불사대마왕 페이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왕에게는 단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습니다. 정상에 군림하거나 비참하게 밑바닥으로 추락하거나 둘 중 하나죠. 작년 MSI에서 한국은 후자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SKT T1이 중국의 Edward Gaming를 상태로 5경기까지 가는 힘겨운 싸움을 벌였고, 페이커는 당시까지 무패를 기록했던 르블랑을 꺼내 들었지만 '폰' 허원석의 모르가나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죠. 하지만 한국은 곧바로 2015 월드 챔피언십에서 다시 비상하며 결승전에 한국 최상위 두 팀인 SKT T1과 KOO Tigers가 나란히 진출하게 됩니다. SKT T1은 앞길을 가로막는 자는 누구든 가리지 않고 모두 무찔러 버렸죠. 다시 한 번 더 MSI가 한국의 아킬레스건이 될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중국: 용 - 대륙을 떨게 하는 숭배의 대상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중국 신화와 설화에서 용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거기에서 그치지 않죠. 전설 속의 용이 그러하듯, 중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는 선수층과 팬덤 측면에서 그 거대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리그(LPL) 자체도 다른 어느 리그보다도 팀 및 경기 수가 많은 거대 리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거대함은 양날의 검과도 같죠. LPL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엄청난 기대와 압박을 감내해야 합니다. 중국은 작년 MSI에서는 최후의 승자 자리에 올랐지만 최대 리그였던 중국은 막상 최대의 전장인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완전히 몰락하고 말았죠. 이번에는 중국이라는 용이 그 엄청난 힘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
인터내셔널 와일드카드: 궁수 - 거인을 겨냥한 화살
중국이나 한국같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인터내셔널 와일드카드(IWC) 리그 팀에 대한 기대는 초라한 수준입니다. (물론 더할 나위 없이 열정적인 IWC 리그의 팬들은 예외로 하고 말이죠!) 하지만 이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아주 작은 가능성을 뚫고 정확히 적의 미간에 화살을 꽂아 넣고야 마는 궁수처럼 IWC 팀들은 거인 사냥꾼으로서의 면모를 보여 왔습니다. 2014 월드 챔피언십 당시 KaBuM이 유럽의 제1 시드 Alliance를 쓰러뜨렸고 2015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paiN Gaming이 두 차례 승리를 기록한 바 있으니 말이죠. 아직 화살의 적중 가능성은 작지만 그만큼 적중했을 때 환호성은 더 크게 터져 나올 것입니다.
LMS(대만·홍콩·마카오): 표범 - 불의의 일격을 노리는 표범
지금까지 월드 챔피언에 등극한 지역은 단 세 곳뿐입니다. 유럽, 한국, 그리고 LMS 지역이죠. 이 세 지역 중 LMS가 가장 예상 밖의 지역이라 할 수 있겠죠. 현재 기준으로도 예상 밖이지만 시즌 2 당시 Taipei Assassins가 유럽의 M5와 한국의 Azubu Frost를 차례로 꺾고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릴 당시에도 Taipei Assassins 우승이 예상 밖이었던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LMS 지역 팀들은 괜찮은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 특출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죠. 우승감이라는 평가를 받지도 못했고, 실제로 주요 대회 우승 문턱에 간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시즌 2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죠. LMS는 가시권에는 없지만, 덤불 속에 숨어 언제든 치명타를 가할 기회만을 노리는 표범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언제 다시 덤불 속에서 뛰쳐나올까요?
북미: 전사 - 북미에서 싸우는 전 세계의 전사들
닥치는 대로 전 세계 선수들을 영입하는 북미를 묘사하는 데는 “전사”보다는 “전 세계의 전사”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다른 지역은 주로 한국 선수들을 영입해 전력 보강을 꾀했지만 북미는 언제나 아시아, 유럽, 남미 전역에서 선수들을 끌어다 모았죠 (하지만 토종 북미 선수들 실력도 무시할 순 없죠.) 무엇이든 가장 좋은 것을 가져와 무시무시한 존재로 탈바꿈시키는 북미 대륙의 전형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러한 전략이 국제무대에서는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북미는 지금까지 패배에 굴하지 않고 패배를 교훈 삼아 재정비한 후 다시금 전장으로 뛰어들었고, 앞으로도 그 모습은 변치 않을 것입니다.
유럽: 늑대 - 쉽게 쓰러지지 않는 늑대
2015 서머 스플릿에서의 전승과 월드 챔피언십 준결승 진출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달성한 유럽의 명문 Fnatic의 다섯 멤버 중 셋이 유럽을 떠나 북미 리그에 합류하자 유럽은 이제 늑대 먹잇감으로 전락했다는 주장이 득세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유럽 그 자체가 바로 늑대였죠. 유럽은 지금까지 엄청난 업적을 달성해왔으며 대대로 유명하고 성공적인 프로 선수들을 많이 배출해 온 곳입니다. 특히 미드 라인에 외로운 유럽산 늑대들이 많죠. 많은 선수들이 유럽을 떠나 다른 곳을 사냥터로 삼았지만 유럽은 언제나 그랬듯 떠난 이들을 대체할 강력한 신인 선수들을 배출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MSI에서는 힘을 하나로 모아 가장 힘센 먹잇감을 자신 앞에 무릎 꿇게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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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