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광주, 조용운 기자] "홈에서 잘했으면 좋겠는데…"
광주FC의 남기일(42) 감독은 집에만 돌아오면 약해지는 팀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만큼은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겠다고 다짐했고 비록 승리는 아니었지만 팬들을 열광케 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남 감독이 이끈 광주는 24일 홈구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7라운드서 1-1로 비겼다. 경기 내내 수원과 치고받는 양상을 보인 광주는 후반 42분에 터진 정조국의 골로 패배 수렁에서 벗어났다.
올해 광주는 상당한 기복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시즌 초반 무패를 이어가며 지난해 보여준 상승세를 재현하는 듯했지만 이내 3연패에 빠지면서 기세가 꺾였다. 가라앉던 분위기는 지난 라운드서 전남 드래곤즈를 잡아내면서 다시 반등하며 참 들쭉날쭉한 모습이었다. 남 감독도 "선수들이 어리다보니 기복이 크다. 이것도 다 경험이다. 좋게 생각하려 한다"고 애써 웃었다.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남 감독도 홈 승률에서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하나 광주는 홈에서 3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다. 물론 상대가 울산 현대(0-2), FC서울(1-2), 수원(1-1)으로 강팀이긴 하지만 안방서 승리하지 못하는 흐름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남 감독도 답답한지 "오히려 전용구장처럼 좁은 곳에서 더 잘한다"고 나름의 이유를 찾을 정도다.
더구나 이날은 아직 안방서 이겨보지 못한 수원과 치르는 홈경기이기에 더욱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남 감독은 "전북 현대와 FC서울을 제외하면 수원의 경기력이 가장 좋다"면서 "멘탈싸움이다. 누가 더 경기를 지배하고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대로 광주는 마지막까지 정신적인 면에서 뒤처지지 않으면서 귀중한 무승부를 완성했다. 전반 막판 염기훈에게 기습적인 슈팅으로 실점해 끌려갈 때만 해도 그림자가 드리워졌지만 후반 들어 심광욱과 조주영, 박동진을 투입하며 공격으로 해법을 풀어간 남 감독의 생각이 적중했다.
특히 지난 경기서 교체로 들어가 결승골을 터뜨렸던 조주영은 이날도 정조국의 동점골을 머리로 어시스트하면서 조커로 급부상했다. 정조국도 한동안 끊겼던 득점포를 재가동하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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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