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한중 양국에서 폭풍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종영됐다.
한국에서는 흔치 않던 30%대 시청률 드라마가 다시 등장했으며, 육군의 비속어 중 하나인 '~말입니다'가 그야말로 유행어 처럼 번졌다. 주연 배우 송혜교와 송중기를 비롯해 진구, 김지원의 인기에 PPL논란까지 그야말로 폭발적인 파급효과를 남겼다.
인터넷 방송으로 동시방영된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태양의 후예'는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를 통해 동시 공개됐다. 과거 한국 드라마가 종영된 뒤, 화제에서 벗어난 시점 중국에서 방영 되던 관례를 깨고 사전에 제작을 완료해 '따끈따끈한' 드라마를 보여줄 수 있었다.
'태양의 후예'는 중국에서 방송 3회 만에 1억 회를 돌파하더니, 8회가 공개되자 10억회를 돌파했다. 16부 전체가 공개된 시점에는 무려 26억8천5백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는 김수현, 전지현 주연의 '별에서 온 그대'가 기록한 2배를 넘는 수치로 중국 언론은 전하고 있다.
구구절절 조회수를 공개하기 보다 의미 깊은 통계가 있다. 주시청층과 시청방법이다. 아이치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태양의 후예'의 시청층은 90%가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주링허우'라 불리는 20대들이다. 이들은 77%가 모바일을 통해서 '태양의 후예'를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일본발 한류와는 사뭇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물론 '태양의 후예'가 공개된 인터넷 방송의 접근성 문제에서 20대 시청층이 높게 나타날 수는 있다. 하지만 반대로 중국의 주된 소비층인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한국의 콘텐츠가 사로잡았다는 점이다.
'주링허우' 세대는 중국이 개혁, 개방으로 경제적 부를 이룬 1990년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를 의미한다. 이들은 아버지 세대와 다르게 문화적으로 개방적이며, 소비에 대한 열망 또한 높다. 장기적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소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 시청층이 많다는 것은 지상파 혹은 케이블 방송을 통하지 않더라도 콘텐츠의 판매 및 성공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것은 한국 제작사 입장에서 현지 진출 및 협업을 용이하게 한다.
2000년대 중반 주를 이뤘던 일본발 한류의 경우 현지 방송사에 의존했기에 정권의 '反한류' 정책이 나오자 급격히 쇠퇴를 하게 됐다. 채널마다 한편씩은 공개됐던 한국 드라마의 일본 진출 또한 현재는 '실종'된 상태다.
또, 욘사마와 뵨사마 열풍의 중심은 중국과는 다르게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이끌었다. 장기적인 문화 소비 측면에서 본다면 불리했던 것은 사실이다. '찾아서 보는' 젊은이들과는 다르게 수동적인 소비만을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이번 '태양의 후예'가 이룬 성과는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는 청신호다. 일본과는 다르게 시청층이 젊고 활기차다. 문화적 소비의 주 세대가 한류 콘텐츠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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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