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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After GSL]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조중혁의 꿈

기사입력 2016.04.11 06:13

박상진 기자


조중혁은 작년 스타리그 결승에 두 번 연속으로 진출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전성기에서 우승하지 못했고, 기세가 꺾인 이후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공허의 유산 직후에는 프로리그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확장팩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GSL에서도 마찬가지였다. Code A에서 고석현과의 경기에서도 임팩트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특별한 모습이 안 보이는, 그저 그런 테란이었다. 그러나 Code S 32강부터는 최근에 노력을 많이 했다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테란의 메타를 읽어낸 모습이었다. 그리고 김준호와 진행한 경기에서도 작년 전성기의 모습을 보였다. 역전극을 그려내며 운영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조지명식에서 조중혁은 황강호에게 지명됐다. 황강호는 죽음의 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지만, 조중혁은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선수였다. 작년 결승에 두 번이나 갔고, 최고 프로토스라고 불리는 김준호를 잡았지만 황강호 자신은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이원표-황강호와 같은 조에 들어간 조중혁은 박령우와 전태양 중에 박령우를 선택했다. 일단 둘 밖에 안남았지만 저그전에 자신이 있었고, 당시 박령우는 어떤 조에 들어가도 좋은 경기력으로 8강에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조중혁은 첫 경기 상대인 박령우를 2대 0으로 꺾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이길 거라는 기대도, 그만큼 잘할 거라는 기대도 없었는데 예상외로 좋은 경기력으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박령우를 잡아냈다. 16강 전 김도욱은 기본기를, 전태양은 수비를, 윤영서는 타고난 감각을 보였다. 그러나 공격적인 스타일을 보였던 조중혁은 이번 GSL 이전 자신의 본 모습을 제대로 보이지 못했다.



박령우를 상대한 조중혁은 리스크가 엄청 큰 플레이로 승리를 거뒀다. 공격적인 테란은 공격 타이밍에 상대를 잡아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상대가 GG를 선언할 때까지 계속 집중했다. 보통 테란은 저그를 상대할 때 뮤탈리스크를 상대로 해방선을 뽑고 선을 긋는다. 흔들리지 않으려는 방법이다. 

반면 조중혁은 최소한의 해방선을 선택하고 의료선을 뽑아 견제로 상대를 계속 흔들었다. 보통 저그는 이걸 잘 막고 이긴다. 한 번만 막으면 역전이 나온다. 하지만 조중혁은 한 번도 견제가 막히지 않았다. 더구나 박령우는 모든 걸 보고 맞춰가는 선수고, 그 플레이로 스타리그 우승까지 했다. 하지만 조중혁은 계속 상대를 몰아쳐 박령우를 무너뜨렸다.

조중혁은 승자전에서 kt 저그 황강호를 만났다. 황강호는 기량을 찾아가고 있지만 박령우보다는 아직 경기력이 부족하다. 조중혁에게는 훨씬 수월한 상대였고, 박령우에게 하는 그대로 황강호에게 몰아치며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조지명식 단계부터 본인이 그린 그림을 완벽하게 그려낸 것이다. 작년 두 번의 준우승 이후 사라졌던 자신감을 완벽히 찾은 모습이다.

하지만 조중혁은 아직 만족하고 멈출 단계가 아니다. 이제야 다시 자신의 스타일을 찾았을 뿐이다. 8강에서 전태양과 경기해야 한다. 전태양은 조중혁과 완전히 반대편에 서 있는 테란이다. 서로 공격과 수비를 장기로 삼는 선수다. 만약 4강에 오른다고 해도 조중혁은 김도욱이나 김준호를 만나 경기를 펼쳐야한다. 조중혁에게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자만심이다. 박령우와 마찬가지로 조중혁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선수다. 자만심과 자신감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 결승에 오를 수 있다.

다시 일어서기 힘들 거라고 예상했지만, 조중혁은 많은 사람의 예상을 깨고 다시 8강에 올랐다. 그리고 조중혁은 테란으로 가장 중요한 심판대에 올랐다. 통신사 라이벌이자, 자신과 완전히 다른 테란을 만난 조중혁은 과연 테란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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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len@xportsnews.com 글=박진영 GSL 해설/정리=박상진 기자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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