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S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고 변화에 나선다.
20일 방송되는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기존에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던 임형택PD가 중국판 '런닝맨'으로 합류함에 따라, 이환진PD를 중심으로 정철민, 박용우PD등 '젊은 피'들이 전면에 나서게 됐다. 이들은 '런닝맨' 조연출로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환진PD는 부담을 말하면서도 설렌다고 이를 설명했다. 그는 "작년에 조연출로 있다가 10월에 입봉했고, 동기 3명이 메인이 같이 됐다"며 "젊은 PD를 믿어준 것에 감사하다. 부담도 좀 되긴 하는데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새로운 변화를 좀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왔다. 부담도 부담이지만 설렌다. 너무 좋다"고 밝혔다. 임형택PD가 변화의 시초였다면 자신들이 본격적인 변화를 시도해보겠다는 것. 회사가 허용하는 한 최대한 변화해보겠다는 각오다.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최근 몇 년 사이 다소 지지부진한 부분도 있다. 해외에서의 팬덤은 여타 예능프로그램과 비교해봐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시청률이나 팬덤은 약한 부분이 존재했다. 이환진PD는 해외 팬덤의 사랑에 거듭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내수시장' 또한 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부진한 부분을 '진정성'과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돌파할 예정이다. 그는 "당연히 재미를 추구한다"면서도 "노력해왔지만 공감대 형성이나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느끼셨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캐릭터 게임쇼다 보니 멤버들 캐릭터는 보이나, 멤버들 개개인의 인간미 같은게 덜 보였던 것 같다. 그런 걸 많이 보여주려고 한다. 리얼에 가깝게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팬들과의 이벤트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런닝맨' 멤버들이 6년 동안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 반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보고있다. 리얼함에서 오는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러한 진성성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은 소통이다. 이번 첫 녹화 아이템을 선정도 이러한 맥락에서 진행됐다. 그는 "첫 번째 아이템을 뭐할 지 잘 모르겠더라"면서 "뭐가 궁금할까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해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파헤쳐보게 됐다. 재밌게 잘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첫 녹화는 Q&A를 통해 궁금한 점을 해소했고 둘째 날에는 '런닝맨' 멤버들과 함께 연예계 대표 '꽝손'들을 모아 누가 가장 재수 없는 지를 선별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토크비중도 상당히 늘었다. 그는 "'무한도전'과 비슷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리얼 버라이어티고 제한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기에 우리 만의 맛이 있을 것이라 본다. 젊은 사람이 셋이니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5'로 인해 편성시간이 앞으로 이동되면서 시청률이 한 자릿수에서 맴돌고 있는 상황.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이환진PD가 생각하는 목표는 '이슈'다. 그가 보는 '이슈'란 국민의 호감이다. 그는 "타 방송은 방송이 되면 왜 이렇게 이슈가 될까하고 보게 된다. 그렇게 보고 유입이 되는데 우리는 그런 것이 없다"며 "단편적으로 흘러간다. 유입이 많이 없었는데 이걸 극복하기 위해 특집도 많이 기획하고 이슈를 생산하려 한다. 선공개도 많이 할 예정이다. 입소문이라는게 무섭다"고 설명했다.
멤버들 또한 의욕을 갖고 임하고 있다. 새로운 수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무한도전'이나 '1박 2일' 등과 달리 '런닝맨'은 송중기와 리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멤버 변화가 없이 이어져왔다. 오랜시간 호흡을 맞춰온 것. 이환진PD는 이들을 '어벤져스'라고 표현했다.
이환진PD는 "멤버들이 지금까지도 굉장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시너지가 엄청난 사람들이다. 새롭게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어 나를 많이 도와준다. 이들이 워낙 케미가 좋은 편이다. 다시 해보자라는 의지가 있어서 현장에서도 너무 좋다. 편집을 못하면 미안할 정도로 현장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런 멤버들이 있기에 이환진PD는 다양한 콘셉트를 구상 중이다. 그는 "캐릭터에 구애받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가령 김종국의 지방간이나 유재석의 퇴폐성 같은 부분이다. 혹은 김종국의 여자나 송지효의 남자같이 좀 더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려 한다. 때로는 낯선 포맷이 될 수도 있고 토크쇼나 '출발 드림팀'을 연상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런닝맨에서 런닝이 육체적인 것만 상징하고 발은 달려도 시청률은 걸었었다면, 이제는 발이 안뛰더라도 시청률은 뛰고 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각 멤버들을 중심으로 하는 특집을 한 번씩 선보일 예정이다. 가령 김종국이 중심이 되는 편이라면 '야수 길들이기'라는 식으로 그에게 뜨개질이나 꽃꽂이를 시켜볼 수 있다는 것. 올 해는 '일곱개' 시리즈도 선보일 예정이다. '일곱개의 숟가락', '일곱개의 책가방' 이런 식으로 구상 중이다. '최강자전' 같은 것처럼 일곱개의 시리즈로 관통할 예정이다. 장기프로젝트나 연속성이 있는 시리즈도 구상 중이다.
또 서울의 맛집으로 방송에서 소개가 되기도 했던 이광수의 집은 '런닝맨' 방송 이후 이사를 갔다. 물론 이 사실을 이환진PD도 알고 있다. 그는 "어딘지 다 알고 있다. 다음에 그의 집 찾는 걸로 특집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내 광수의 집은 어디인가' 같은 식이다. 이광수의 집, 이광수를 봤거나 차를 본 적이 있으면 제보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정말 고마운 친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화려한 게스트들도 점차 줄여나갈 생각이다. 그는 "홍보성 게스트는 지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마가 있는 게스트를 부르려고 한다. 치타와 거미 등을 모아 동물원 특집이라던지 말이다. 악역 특집 같이 테마있는 것으로 묶어서 다양하게 보여드리려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송에도 정정아, 남창희 등이 등장한다. 다양한 색을 지닌 게스트들을 선보이겠다는 것. 멤버들도 본인이 원하는 게스트가 나오니 분위기가 남달랐다는 전언이다.
앞으로는 다른 프로그램과도 다양하게 콜라보레이션에 나설 예정이다. SBS 내 프로그램들은 물론이고 멀리는 '무한도전'과의 콜라보레이션도 꿈꾼다.
그는 "일요일의 최강자가 되면 한번 추진해보고 싶다"며 "'무한도전'과 이른바 '시빌워'를 해볼 수 있다면 재밌을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마블 코믹스의 열렬한 팬인 그는 '런닝맨' 멤버들이 한 명 한 명 뛰어난 '어벤져스'와 같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멤버가 한 명 빠진다는 건 그와 연결을 맺고 있는 여섯 개의 이야기가 빠지는 것과 다름 없는데 '무한도전'은 대단한 것"이라고 오랜시간 1인자 자리를 유지하는 '무한도전'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PD는 "'런닝맨'에는 발칙함이 없었다. '낄낄'거리는 부분이 없었다. B급 감성이 없었던 거 같다. 하지만 이번에 연출하는 나와 다른PD들은 모두 B급 감성의 소유자"라고 밝히며 달라질 '런닝맨'을 기대케 했다.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0분 방송된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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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