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2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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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 "'화려한 유혹', 더 굵은 글자로 일기장에 적힐 작품"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6.03.17 06:55 / 기사수정 2016.03.16 16:37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배우 정진영이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존재감만큼 작품에 대한 그의 애정도 남달랐다.
 
정진영은 극중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총리 강석현 역을 맡았다. 강석현은 돈과 권력 두 가지를 모두 손에 쥔 남자였다. 최근 강석현은 극중 사망하게 되며 '화려한 유혹'에서 얼굴을 볼 수 없게 됐다. 정진영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종영 전부터 극중 인물의 사망을 알고 있었기에 여러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정진영은 카리스마 넘치는 중년의 모습으로 이른바 '할배파탈'이란 치명적인 매력의 별명을 얻고 인기를 얻었다. 그는 '할배파탈'이란 별명에 대해 함박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할배파탈'이란 말이 신기하더라고요. 사실 제가 18년 정도 대중들 앞에서 영화,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출연했는데 묘한 별명까지 지어주시며 성원해주셨던 것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강석현 캐릭터가 매력이 있었고 저 또한 일하면서도 인물에 푹 빠져서 연기했기에 별명이 과분합니다. 식당에 가면 '총리님'이라 불러주시더라고요. 제 배역을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릴 뿐입니다. 다만 제 감정이 진해지다 보니 강희 씨, 상욱 씨, 예련 씨에게 미안한 면도 있지요. 제가 이제 죽었으니 후배들이 활약하지 않을까요. (웃음)"
 
'왕의 남자', '달마야 놀자', '평양성', '이태원 살인사건', '약속'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온 정진영이다. 그런 정진영의 필모그래피에 '화려한 유혹'은 어떻게 남을까. 모든 작품을 소중하다고 밝힌 그는 '화려한 유혹'에 대해 더 굵은 글자로 일기장에 적힐 것 같은 작품이라 말했다. 그동안 정진영은 작품에서 감정을 절제하는 역을 주로 맡았지만 '화려한 유혹'에서는 감정을 숨김 없이 드러내는 역할이었기에 연기할 때 훨씬 재밌게 했다고 말했다.
 
정진영은 '화려한 유혹'에서 힘들었던 연기에 대해 사랑과 치매라 꼽았다. 먼저 나이차가 많이 나는 최강희와 극중 결혼한다는 설정을 알고 걱정이 많았다고. 정진영은 극 초반 결혼과 사랑에 대한 감정을 시청자들도 따라올 수 있게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강희 씨와 부부 연기 호흡은 좋았어요. 아무래도 두 사람이 사랑을 확인하는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저만의 짝사랑 혹은 외사랑일까요. 극중 은수는 어떨 때는 석현에게 믿고 의지하려다가 이용하기도 하고 그럽니다. '화려한 유혹'에서는 그런 부분이 재밌게 표현됐어요. 강희 씨는 눈이 굉장히 예뻐요. 멜로라는 것이 눈을 깊게 바라보고 하는 것인데 강희 씨의 눈이 멜로 연기를 하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최강희와의 사랑 연기와 더불어 힘든 연기로 꼽았던 치매 연기를 위해 정진영은 많은 고민을 했다. 극중 강석현의 치매는 극 전개를 위한 장치였기에 어떻게 표현될 지에 대해 생각했다. 정진영은 어린 나이로 돌아가는 전형적인 치매의 모습보다는 강석현이란 인물이 살아왔던 역정이 있고, 그에 대해 어떨까 생각하며 연기의 방향을 잡았다.
 
'화려한 유혹'은 종영까지 3회가 남았다. 정진영은 하차했지만 '화려한 유혹'의 엔딩을 일부러 안봤다고 밝혔다. 현재 3막에 있는 '화려한 유혹'을 촬영하며 어떻게 전개될지 짐작하지 못했던 것처럼 엔딩 역시 시청자의 마음으로 바라보겠다는 것. 그렇다면 정진영이 원하는 결말은 어떤 것일까.
 
그는 우리나라 드라마의 특성 상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선과 악으로 분명히 나눠지는 다른 드라마와 달리 '화려한 유혹'은 선과 악 그 어딘가에서 낯선 구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유혹'은 유독 촬영장의 팀워크가 좋았다고 전해졌다. 바삐 움직이는 촬영 탓에 함께 촬영이 겹치지 않으면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은데 '화려한 유혹'의 출연진은 메시지나 번개 모임을 통해 열심히 만나고 서로 헤어질 날을 아쉬워 하고 있다고. 정진영은 이와 함께 촬영장에서 열심히 촬영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메시지도 전했다.
 
"아직도 찍고 있는 그들에게 '뜨겁게 사랑하고 뜨겁게 미워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작품에 임하며 배우들은 자기 배역에 아쉬움이 있을 수 있고 때로는 만족하는 반대 편에 있을 수 있습니다. '화려한 유혹'은 배우들이 하기에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편히 가게 놔두지 않았거든요. (웃음) 어쨌거나 드라마를 끌고 온 큰 힘은 우리 배우들이 서로 사랑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서로 우리끼리 '이런 팀 만나기 힘들다'고 말하거든요. 즐거웠던 촬영 기간이었습니다."

정진영이 말하는 배우, 그리고 연기 (인터뷰②)
 
tru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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