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허윤영 기자] '2년차 징크스'는 김원석 PD에게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
김원석 PD는 지난 2014년 직장인의 삶을 그린 드라마 tvN '미생'에 이어 지난 12일 종영한 '시그널' 역시 클래스가 다른 면모를 선보이며 막을 내렸다. 야구로 치면 '2연타석 홈런'인 격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금토드라마'시그널' 마지막 회에서는 박해영(이제훈 분)과 이재한(조진웅 분)이 죽음에서 생존으로 끝을 맞이했다. 무전기와 기억 역시 그대로인 상태로. 종영 며칠 전, 김은희 작가가 언급한 '희망을 담은' 결말이 펼쳐졌다. 종영 직후 시청자들은 시즌2 제작에 대한 희망 사항을 숨기지 않았다.
'시그널'은 분명 쉽지 않은 드라마였다. '밀양 여중생 사건', '성수대교 붕괴 참사' 등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만큼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조금이라도 잘못된 연출을 선보이면 논란을 야기할 여지가 컸다. 하지만 김원석 PD는 사소한 연출까지 완벽에 가까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제작에 임했고, 흔한 논란 한 번 없이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또한 대중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코믹, 가족극, 멜로 소재가 아닌 '장르물'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 역시 김원석 PD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시그널'은 모든 시청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장르물의 편견을 깨부쉈다.
그리고 이 성공의 중심에는 김원석 PD 특유의 '디테일한 연출'이 자리하고 있다. '시그널'은 8, 90년대와 현재를 오간 만큼, 연출과 고증에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제작진은 장소부터 소품, 의상, 분장 등 사소한 부분까지도 공을 들였다.
극중 차수현(김혜수 분)과 박해영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 중 하나인 부검실은 세트장이 아닌, 실제 국립과학수사원 부검실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감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스태프 모두 방역복을 입고 촬영을 진행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김원석 PD는 "실제 수사관들의 애환을 그리는 장소는 믿어져야 하는 장소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공간뿐만 아니라 배우의 연기에 대한 디테일 역시 돋보였다. '시그널'은 과거 신에서 담배를 소품으로 이용, 실제 형사의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현재에서 그려지는 경찰서 신에는 실내 흡연 장면이 없었다.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김원석 PD는 사소한 부분 역시 제대로 짚고 넘어갔다.
또한 극중 이재한과 박해영이 무전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만큼, 직접 마주치며 연기 호흡을 펼칠 일이 없었다. 이에 김원석 PD는 배우들의 연기를 위해 무전기 장면에서 각각 이제훈과 조진웅의 상대역을 자처해 목소리 열연을 펼쳤다.
그외 드라마 속 슈퍼 외관에 1980년대 당시 광고 포스터를 붙이거나 정신병원 위치를 추리해가던 조진웅이 들고 있었던 지도 역시 실제 지형과 흡사하게 제작하는 등 그야말로 '극세사 연출의 정석'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극대화 시켰다. 김원석 PD가 왜 '디테일의 대가'인지는 '시그널' 한 회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시그널'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시청자에게 '시그널' 종영은 새드엔딩이다. 시청자의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김원석 PD님, 시즌2 갑시다"라는 시청자 신호에 응할 때다.
yyoung@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DB, tvN '시그널'
['시그널' 종영①] 더할 나위 없던 '김혜수·조진웅·이제훈', 참 고마웠어요
['시그널' 종영②] 김원석PD, 2연타석 홈런의 비밀 '디테일'
['시그널' 종영③] 포기하지 않으니 희망이 왔다
허윤영 기자 yyo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