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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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보아 "항상 밝은 채리, 힘들기도 했죠"(인터뷰)

기사입력 2016.03.12 10:40 / 기사수정 2016.03.12 02:36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청량한 기운은 볼을 타고 흐른다. 배우 조보아(25)는 항상 밝은 성격으로 안방극장을 수놓았던 장채리와 닮았다. 

"채리를 떠나보내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작품을 촬영할 때보단 바쁘진 않죠. 얼마 전에는 미국에 사는 친구 집에 다녀왔어요. 아직 작품이 끝난 건 실감이 나지 않네요."

조보아는 지난달 14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 장채리 역으로 출연했다. 부잣집 딸이지만 이형순(최태준)을 위해 발 벗고 집을 뛰쳐나온 인물. 긍정적인 행동과 눈빛으로 시청자에게 사랑받았다.

"작가님이 대본을 빨리 써주셔서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도 대본을 분석하거나 잘 시간이 있었어요. 6,7개월 동안 연기를 하면서 살았다기보단 채리가 되어서 그 인생을 산 기분이에요."

채리를 향한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지만, 조보아는 제작진을 향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영화나 미니시리즈에 비해 작품의 호흡이 길었던 주말극에서도 만족스럽게 촬영을 끝냈다.

"제작진과 채리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대본을 받고 촬영을 하면서 채리와 더 가까워진 듯해요. 밝은 성격의 채리와 목소리가 높은 제가 만나 톤이 높아졌던 거죠."


발랄한 역할을 연기한 조보아는 촬영하면서 고민도 했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은 채리의 캐릭터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형순과의 갈등, 임산옥(고두심)의 시한부 선고 앞에서도 채리를 끌고 가야 했다.

"밝은 캐릭터를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30부가 넘어간 후 똑같은 말투, 행동과 채리의 삶이 당연해지고 익숙해졌던 거죠. '이렇게 연기를 해도 되나' 싶기도 했죠. 50부 이상 장편 드라마 하는 배우가 겪는 딜레마라고 하더라고요."

'부탁해요, 엄마'는 가족 드라마였던 만큼 고두심, 김갑수, 김미숙 등 선배 배우들도 출연했다. 조보아에게는 힘이 되는 버팀목이었다. 연기를 비롯해 배우의 자세를 배운 것이다. 이 작품으로 이름도 널리 알렸다.


"많은 분이 알아봐 주세요. 배우 조보아보다 채리라는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웃음). 훌륭한 선생님과 함께한 것도 좋은 경험이었죠. 연기 외에도 스태프를 대하는 태도도 배웠습니다."


조보아는 '슬럼프'라는 말에 조심스러워했다.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뜻이다. 단어 하나에도 신중했고, 연기에 대한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중간에 살이 찌기도 하고, 정체기도 있었어요. 제가 자만한 것일 수도 있기에 스스로 반성하고 있죠. 슬럼프가 아닌 값진 보물 같은 기회였어요. 54부를 촬영했는데도, 지금도 아쉬운 걸요."

'부탁해요, 엄마'는 조보아의 인지도를 쌓게 한 작품이다. "주말드라마는 효도 작품이라고 하더라고요. 부모님과 지인분들이 잘 봐주셨어요. 가족에게는 제가 직업을 갖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드린 것 같아요."

대학 진학을 앞두고 그는 배우의 꿈을 꿨다. 막연했지만 자신은 있었다. 부모님의 반대 속에서도 연기예술학과에 입학했다. tvN '닥치고 꽃미남밴드'에 이어 MBC '마의'에 캐스팅됐다. 그러나 배우의 삶은 만만치 않았다.

"'마의'를 통해 배우로서 무지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노력하고 준비해도 표현이 안 되는 것이 연기인데, 무모하게 도전했다고 자각한 거죠. 이 작품을 계기로 더욱 준비하기 시작했죠."

데뷔작 '닥치고 꽃미남밴드'에서의 연기도 아쉬워했다. 캐릭터와 작품이 좋았지만, 잘 살리지 못했다는 후회다. 하지만 연기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작품 욕심도 생겼다. 세상에 있는 모든 직업을 경험하고 싶다고 조보아는 말했다.

"해보고 싶은 역할이 무궁무진하게 많죠. 채리가 부잣집 딸인 덕분에 대저택에서 촬영도 하고 스포츠카를 타고 비싼 옷도 마음껏 입었죠. 대리만족을 느꼈던 거예요. 부잣집 딸 역할도 또 해보고 싶습니다(웃음)."

조보아는 앞으로도 극 중 인물로 기억되고 싶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조보아'가 가려져도 캐릭터가 알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자세다. 

"연기로 이름을 많이 쌓고 싶어요. 굳이 조보아라고 불리지 않아도, 모든 작품의 캐릭터들을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10년 후에도 지금 갖고 있는 순수함과 열정을 항상 잃지 않고 싶습니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조보아 ⓒ 박지영 기자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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