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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야구의 자존심' 한·일 빅리거들의 경쟁과 공존 [XP 인사이드]

기사입력 2016.03.05 07:00 / 기사수정 2016.03.05 00:59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KBO리그표'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위상은 더욱 상승했다. 경쟁과 공존 사이에서 함께 숨쉬는 한,일 빅리거들의 2016시즌 준비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① 한국 출신 야수·일본 출신 투수 대세

최근 메이저리그의 아시아 마켓 '쇼핑'은 한국 출신 야수가 대세다. 일본은 꾸준히 강했던 최정상급 투수들이 진출했지만, 신흥 야수 빅리거는 출현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강정호(피츠버그)가 KBO리그 직행 야수 1호로 스타트를 끊었고, 올해 '홈런왕' 출신 내야수 박병호(미네소타)와 '타격왕' 출신 외야수 김현수(볼티모어)가 합류했다.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진출한 이대호도 시애틀과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도전을 선언했다. 

일본은 다나카 마사히로(양키스)에 이어 마에다 켄타(다저스)도 메이저리거 대열에 합류했다. 마에다는 2년전부터 꾸준히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었지만, 구단의 동의 하에 포스팅을 통해서만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입장이었다. 친정팀인 히로시마가 FA를 1년 남긴 이번 겨울 포스팅을 허락하면서 마에다도 빅리거 대열에 합류했다. 마에다는 다나카의 계약때부터 시작된 미·일 합의에 따라 포스팅 금액의 상한선(2000만 달러)을 정해놓고, 최대 금액을 써낸 구단들과 협상 테이블을 꾸렸다. 마에다의 합류로 다저스는 류현진을 비롯해 아시아 출신 선발 요원을 2명 보유하게 됐다.



② '새얼굴'들의 경쟁 구도는?

새로 진출한 한국인 선수들 가운데 가장 난관에 부딪힌 이는 이대호다. 지난해 일본시리즈 MVP까지 수상하며 기분 좋게 도전을 선언한 이대호는 말 그대로 '도전자'의 입장이다. 나이도 적지 않은데다 체격도 크고,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가 반영되면서 1년짜리 단기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이대호는 새로운 도전을 달갑게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시범경기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지 못한다면 다른 선택을 해야할 수도 있다. 지난달 시애틀 캠프에 합류한 이대호는 현재 비자 발급을 위해 잠시 팀을 떠나있는 상태다. 비자 발급이 빠르게 처리된다면 시범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만약 이대호가 로스터에 진입한다면 지명타자, 오른손 대타 요원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박병호와 오승환은 기존의 포지션과 비교해 약간 차이가 있다. 먼저 한국에서 줄곧 1루수로 뛰었던 박병호는 지명타자를 맡게된다. 1루수에 미네소타의 '슈퍼스타' 존 마우어가 있기 때문이다. 대신 미네소타는 박병호 영입 이후 교통 정리를 위해 유망주 미겔 사노를 우익수로 돌렸다. 박병호에게 지명타자가 익숙치는 않지만, 공격에만 집중하며 초반 적응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한신에서 마무리 투수로만 뛰었던 오승환은 불펜이 강력한 세인트루이스에서 경쟁 구도를 펼쳐야한다. 지금으로서는 필승조 셋업맨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마에다는 선발 진입이 유력하다. 잭 그레인키가 FA 자격을 얻어 애리조나로 떠나면서 다저스의 선발진이 생각처럼 안풀린다. 다저스는 신임 데이브 로버츠 감독 체제하에 새 판을 짜고있으나, 초반부터 꼬인다. 이와쿠마(시애틀)를 영입했다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하며 곤란을 겪었던 다저스는 류현진의 복귀때까지 공백을 메꿔줄 투수들을 고르고 있다. 여기에 브렛 앤더슨이 또 한번 허리 수술을 받으면서 마에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마에다는 오는 4월 7일 샌디에이고전 선발로 내정되어 있다. 



③ 양국에 내려진 '지긋지긋한' 부상 경계령 

지난해는 한국과 일본 모두 대표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했다. 다저스의 류현진은 어깨 통증으로 시즌 초반 수술대에 올랐다. 어깨 관절와순파열로 지난해 5월 수술한 류현진은 재활에만 1년 가까이 시간을 쏟았다. 팔꿈치가 아닌 어깨 수술인만큼 우려도 컸지만 다행히 빠른 호전세를 보이고 있다. 캐치볼을 지나 현재 불펜 피칭 단계다. 계산대로라면 5월 중 복귀가 점쳐진다.

한편 루키 시즌에 맹활약을 펼친 강정호는 경기 도중 예기치 못한 부상을 입었다. 적응기를 거쳐 시즌 후반으로 접어들 수록 제 기량을 뽐내던 강정호는 지난 9월 컵스전에서 수비 도중 2루 베이스 앞에서 코글란과 충돌하며 무릎 파열 부상을 입었다. 휴식기에도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서 재활에 전념했던 강정호의 상태는 좋은 편이다. 재활 속도도 빠르다. 아직 실전에 돌입하지는 않았지만 재활 막바지로 빠르면 시즌 초반 복귀도 가능하다.

일본인 빅리거들도 마찬가지다. 투수들이 대부분 부상으로 고생했다. 일본에서부터 꾸준히 누적된 피로로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던 다나카는 재활로 버티다가 지난해 10월 결국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다나카도 회복 속도가 빠르다. 캐치볼, 불펜 피칭까지 과정을 순조로이 마쳤고 오는 7일 시범경기에 첫 등판할 예정이다. 이제 수술전, 가장 좋았던 때의 구위를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역시 팔꿈치 수술을 받아 지난해를 통째로 날린 다르빗슈 유(텍사스)는 빠르면 올해 상반기 중 복귀가 유력하다. 일단은 6월내 빅리그 복귀를 목표로 삼았다. 다저스와의 계약 직전에 메디컬 테스트에서 우려점이 발견되며 시애틀로 돌아간 이와쿠마의 상태는 아직 물음표가 남아있다. 본인은 "문제 없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상태지만 시즌이 개막해봐야 점검할 수 있다.

물론 이처럼 일본인 투수들이 '누적된 피로'로 인해 대부분 한번씩은 수술대에 오르면서 NPB의 관리 야구도 한계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게 됐다. 다르빗슈와 이와쿠마, 다나카 모두 일본 소속팀에서 팀내 최고 에이스로 어깨가 무거웠다. 



④ 형들은 여전히 달린다

미국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선수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는 1982년생인 추신수(텍사스)와 이대호다. 지난해 상반기에 잊을 수 없는 슬럼프를 보냈던 추신수는 후반기부터 감을 되찾았고 올해도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일본인 선수 가운데서는 '명예의 전당'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살아있는 전설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가 올 시즌에도 대기록 작성에 나선다. 이치로는 1973년생으로 올해 만 42세, 한국식 계산법으로는 44세가 됐다. 3000안타에 65안타만 남겨두고 있는 그는 메이저리그 사상 30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현재 마이애미에서 뛰고 있는 이치로는 올 시즌에도 4~5번째 백업 외야수로 팀의 빈자리를 메꿀 예정이다.

1975년생인 우에하라 고지(보스턴) 역시 도전을 계속 이어간다. 불혹의 나이지만 "은퇴 생각이 없다"고 딱잘라 말한 그는 올해도 보스턴의 마무리 자리가 유력하다.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가와사키 무네노리도 5년째 빅리그에 대한 위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NYR@xportsnews.com/사진=(위에서부터)이치로-류현진과추신수-다르빗슈와 추신수-우에하라 고지 ⓒ AFPBBNews=News1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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