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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선택과 집중', EPL 살인일정 결과물

기사입력 2016.02.22 12:07 / 기사수정 2016.02.22 12:11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힘을 잔뜩 뺀 맨체스터 시티가 첼시에 일방적인 패배를 당했다. 좀처럼 라이벌전에서 나오지 않는 스코어지만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물이다. 

맨시티는 2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5-16시즌 FA컵 16강에서 첼시에 1-5로 크게 패했다. 맨시티의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은 앞서 밝힌 대로 첼시전에 유스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토신 아다라비오요, 다비드 파우팔라, 베르난트 셀리나, 알레이스 가르시아, 마누 가르시아 등 낯선 이름이 많았다. 

반대로 첼시는 에당 아자르와 세스크 파브레가스, 디에고 코스타 등 정예 11명이 출전하면서 시작도 하기 전에 결과가 결정이 된 상태였다. 그나마 전반에 맨시티가 1-1로 분전했으나 후반 들어 4골을 내리 내주면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각오했던 대패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첼시전을 앞두고 어떠한 전의도 내뿜지 않았다. 오히려 빠르게 포기를 선언했고 일찌감치 유스 선수를 활용하겠다고 알렸다.  

첼시 대신 페예그리니 감독이 공격을 택한 쪽은 FA컵을 주관한 잉글랜드축구협회였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첼시전을 앞두고 "진정한 대결을 할 수가 없다. 우리는 모든 대회를 존중하지만 이번에는 예외다. 어린 팀으로 첼시를 상대해야 한다"며 "우리가 왜 이렇게 하는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어떻게든 경기 일정을 잘 조정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려없는 FA컵 일정으로 죽음의 일정을 소화하게 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안그래도 지난해 연말부터 빡빡한 일정의 프리미어리그를 소화하고 있는 맨시티는 첼시전을 시작으로 디나모 키예프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리버풀과 캐피탈원컵 결승전, 그리고 리버풀, 아스톤 빌라와 프리미어리그까지 2주일 동안 5경기를 치러야 한다. 살인적인 스케쥴이 하필 맨시티의 시즌 성패를 결정할 시기에 몰려있으면서 페예그리니 감독은 우선순위에 따라 FA컵 포기를 선택했고 챔피언스리그와 캐피탈원컵 결승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같은 선택과 집중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고질적인 고민거리다. 잉글랜드는 타 리그에 비해 유독 자국 대회가 많아 자연스레 경기 수가 증가한다. FA컵은 재경기 규칙으로 더 힘들게 한다. 게다가 연말 박싱데이의 빡빡한 일정으로 휴식일도 찾을 수 없다. 안에서 치열하게 싸우다보니 밖에서 열리는 유럽대항전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경기 수에 대한 원성이 커지면서 FA컵 재경기 폐지와 같은 감소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페예그리니 감독의 선택과 집중은 도화선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페예그리니 감독의 결정을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첼시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FA컵의 가치를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영국 전통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브레가스도 "우리도 지난 주말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한 뒤 3일 만에 유럽 최고의 팀(PSG)과 경기했다. 그리고 또 맨시티를 만났다"며 "유스 6명을 출전시킨 맨시티의 선택은 잘못됐다"고 같은 일정에도 베스트로 임한 첼시의 결정을 지지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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