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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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 초점] 이순재, 데뷔 60년차 배우가 말하는 연기론은 다르다

기사입력 2016.02.13 16:06 / 기사수정 2016.02.13 16:55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이순재가 라디오를 통해 연기에 대한 지론을 아낌없이 풀어놓았다. 유쾌함부터 진지함까지, 60년의 연기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이순재는 13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의 '스타와 토킹 어바웃' 코너에 출연했다.

13일 첫 방송하는 SBS 새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를 통해 시청자와 다시 만나는 이순재는 이날 드라마 이야기로 유쾌하게 시작을 열었다.

부부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강부자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만나도 호흡을 맞추는데 별로 지장이 없다. 각자 자기 역할을 충분히 분석해서 나오기 때문에 호흡만 맞추면 된다"며 아낌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또 과거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야동 순재' 별명을 얻으면서 젊은 층과의 거리를 좁힌 점, tvN 예능 '꽃보다 할배' 출연을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얻었던 경험 등을 다양하게 풀어놓았다.

이어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차분히 설명했다. 1956년 데뷔한 그가 말하는 이야기는 한국 방송, 또 드라마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며 듣는 이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다가갔다.


이순재는 "올해가 데뷔 60주년이라고 들었다.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냐"는 DJ 컬투의 물음에 "1956년도에 처음 대학에서 연극을 시작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 연말쯤 해서 우리 후배,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12월쯤 무엇을 한 번 해보자고 얘기 중이다. 조용히, 의미를 가지고 하려고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끔한 일침도 이어졌다. 이순재는 끊임없이 연기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요즘 친구들처럼 떠가지고 몇백억씩 벌어놓으면 그럴수도(연기를 오래 쉴 수도) 있겠지. 그런데 우리는 끊임없이 출연하지 않으면 안되거든"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리고 또 이 작업은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서 쉬는 그런 작업이 아니다. 끊임없는 창조작업이다. 돈을 생각한다고 하면 연극도 못한다. 연극 행위를 통해서 본인 스스로의 연기력을 재점검하고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작업인 것이다. 돈하고는 상관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순재는 젊은 친구들에게 강조하는 부분과 함께 현 방송 세태에 대한 직언을 덧붙였다. 그는 "그래서 젊은 친구들, 연기 공부하는 친구들한테도 두가지 길 중 어떤 것을 갈 것인지 생각해보라고 한다. 하나는 부모님 덕을 봐서 잘 생기고 예쁘게 태어나 스타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단기간에 될 수 있다. 요즘 방송국에서는 그런 배우들을 쓰고 싶어하고, 또 좀 떴다 싶으면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다 주지 않나"라고 얘기했다.

한층 무거워진 분위기를 풀기 위해 "좀 화가 나신 것 같다. 혹시 선생님이 대상을 받지 못해서 그런 것이냐"는 컬투의 농담에도 이순재는 "난 상관없다. 젊었을 때 다 받지 않았나. 그리고 그 때는 실력으로 받았지, 인기로 받지 않았다"고 다시 한 번 솔직한 답을 이어갔다.

연극 무대에서 오랜 내공을 다진 뒤 현재 TV와 영화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이렇게 영화나 TV를 살펴보면 동숭동에서 5년, 10년 고생하던 친구들이 TV와 영화를 다 휩쓸고 있다. 예를 들어 오달수 군 같은 경우도 옛날에 TV 시험을 봤으면 열 번 다 떨어지지, 안 붙여줬을 것이다"라고 말한 이순재는 "예술적 성취, 금전적 성취가 있다. 금전적 성취에 매몰하다 보면 용도 폐기가 된다. 연기력이 안 따라주니까. 젊었을 때 주인공을 하다가 삼촌, 아버지, 할아버지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들이 과연 하겠나?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돈을 벌었으니까"라며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어 "연기라는 목적과 예술적 가치관을 가지고 꾸준하게 달리는 친구들은 늦더라도, 또 돈을 많이 못 벌어도 늙어 죽을때까지 (연기자로의 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 어떤 길을 택하겠냐. 그건 각자가 선택해라"고 말을 맺었다.

50여 분 남짓한 짧은 시간동안 이순재는 그간 변함없이, 꾸준하게 달려왔던 연기 내공에서 나오는 소신과 철학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연기 대통령'이라 불리기에 가히 부족함이 없는 '대(大)배우'의 모습 그 자체였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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