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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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본분금메달' 걸그룹은 웃어야만 하나요?

기사입력 2016.02.11 11:18 / 기사수정 2016.02.11 11:18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걸그룹은 어느 상황에서도 웃어야만 하는 게 '본분'이다. 적어도 '본분금메달'의 생각은 그래보인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설 파일럿 '본분금메달'은 걸그룹 멤버들이 한데 모여 제작진의 미션을 수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EXID 하니솔지, AOA 지민, 에프터 스쿨 리지, 여자친구 유주, 트와이스 나연 다현 정연, 피에스타 예지 차오루, 나인뮤지스 경리, 헬로비너스 나라, 베스티 혜연과 엔씨아, 박보람, 허영지 등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웬만해서는 한 데 모이기 힘든 조합을 선보였다.

이들이 수행한 테스트는 모두 4개였다. 상식 테스트, 섹시 댄스 테스트, 개인기 테스트, 집중력 테스트였다. 하지만 이 뒤에는 '무허가 테스트'라 불리는 진짜 의도가 숨어있었다. 이미지 관리 테스트, 정직성 테스트, 리액션 테스트, 분노조절 테스트를 해 본다는 게 제작진의 진짜 의도였다.

이 기준에 따르면, 출연한 걸그룹들은 상식테스트를 하는 와중에 등장한 바퀴벌레를 보고도 표정관리를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한파 속 두터운 옷을 입고도 프로필 몸무게와 비슷해야 했고, 더 많고 다양한 개인기를 펼쳐야만 하는 경쟁 상황에서도 상대를 보며 충분히 반응해야만 하는 건 물론이었다.

분노조절 테스트는 MBC 뉴스데스크의 'PC방 폭력성 테스트'를 연상케했다. 빈 캔을 10줄 이상 쌓아야만 출연할 수 있다고 조건을 걸어놓은 뒤, 잘 되는가 싶으면 제작진이 훼방이 이어졌다. 눈에 뻔히 보이는 어깃장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걸그룹은 웃어야만 했다. 표정이 굳거나 볼멘소리를 내뱉는 아이돌은 탈락, 어느 상황에서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던 '보살' 아이돌들은 메달을 수여받았다.

웃지 않으면 웃음거리가 된다. 바퀴벌레를 보고도, 몸무게가 공개되고도, 공든 탑이 무너져도 걸그룹은 웃어야 한다. 그게 과연 그들의 본분일까. 웃고 넘기기엔 찜찜함이 남는 이유다.

number3togo@xporsnews.com / 사진=KBS 캡쳐화면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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