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쿠바의 '야구 명문가' 구리엘 형제가 메이저리그행을 결정하면서, 고국은 충격에 빠졌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쿠바의 야구 선수 율리에스키 구리엘(31)과 루르데스 구리엘(22) 형제가 미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구리엘 형제'로 불리는 이들은 우리나라 야구팬들에게도 무척 친근한 존재다.
3명의 형제 중 맏형 유니에스키 구리엘-둘째 율리에스키-막내 루르데스는 현재 쿠바의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활약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이고, 그중 율리에스키는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한국에도 알려졌다. 이 3명의 형제는 지난해 11월초 프리미어12 대회를 앞두고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친선 대회에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었다.
더욱이 구리엘 집안은 쿠바에서도 굉장한 야구 명문가다. 아버지인 루르데스 구리엘 시니어가 쿠바 리그 MVP 출신으로 유명한 선수고, 아들 3형제가 모두 국가 대표까지 되면서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율리에스키와 루르데스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개최된 캐리비안시리즈에 대표 자격으로 출전했다가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계약을 위해 망명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보고있다.
LA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를 비롯해 그간 쿠바 출신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건 탈출과 망명이 필요했다. 그 중간에는 거액을 요구하는 망명 전문 에이전트들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미국과 쿠바의 국교과 정상화 됐지만, 아직 운동 선수들의 프로 리그 진출은 공식화되지 않은 문제다.
두사람 중 '쿠바야구의 보물'로 불리는 율리에스키의 경우, 즉전감으로 평가되며 메이저리그에서도 1억 달러(약 1100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자격 요건도 충분하다. 동생인 루르데스는 아직 자격 요건이 채워지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쿠바 출신 선수들에게 관심이 많은 만큼 입단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쿠바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떠나자 고국 야구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쿠바의 야구 전문가 이즈마엘 세네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대단히 충격적이다. 이렇게 야구계에 타격을 줄 망명은 없었다. 앞으로 쿠바의 야구 선수들이 해외 리그로 진출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NYR@xportsnews.com/사진=루르데스 구리엘 ⓒ 엑스포츠뉴스DB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