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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After GSL] 강민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기사입력 2016.02.01 00:05 / 기사수정 2016.02.01 00:13

박상진 기자


1월 30일 사도 너프를 포함한 밸런스 패치가 진행되며 공허의 유산 초반을 뜨겁게 달궜던 프토토스 대 테란의 구도는 막을 내렸다. 두 종족간 밸런스에 관해 뜨거운 토론이 이어지던 와중에도 저그는 '저묵묵'이라는 별명처럼 그들의 전쟁을 지속하고 있었다.

지난주 저그 동족전이지만 재미있는 경기가 나왔다. 바로 삼성 갤럭시 강민수 대 SK텔레콤 T1 김준혁의 경기다. 결과부터 이야기 하자면 강민수가 승리했다. 드림핵 우승 두 번으로 강민수는 오프시즌 최강자로 군림했다. GSL에서도 강민수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였던 강민수는 올해 첫 Code S에 오르며 올 시즌 전망을 밝혔다.

강민수의 첫걸음은 휘청였다. 1세트에서 상대가 몰래 시도한 확장을 발견하지 못하며 패배한 것. 유리한 상황에서 방심을 한 것이 문제였다. 심지어 2세트에서는 극 초반 산란못 후 저글링 러시를 시도했지만 상대에게 바로 간파당하며 패배했다. 이때까지 김준혁이 Code A를 여섯 번 올라온 끝에 드디어 Code S에 입성하는 듯했다.

하지만 강민수는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3세트 경기 초반만 해도 김준혁이 유리했다. 강민수가 몰린 스코어 때문에 방어적인 빌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점을 이용한 것. 하지만 강민수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수비하며 테크를 빠르게 올렸다. 상대의 정찰도 완벽하게 막아낸 강민수는 김준혁의 살모사의 기생 폭탄을 산개로 피하며 승리했다. 선수에 따라 심리전에서 밀리며 바로 탈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강민수는 위기에서도 운영과 판단, 컨트롤에 흔들림이 없었다.



이어진 4세트에서 기량을 회복한 강민수는 더욱 완벽한 경기를 보였다. 이 글을 읽는, 아니 많은 선수에게 추천하고 싶은 경기다. 경기 초반 둘의 빌드는 갈렸다. 김준혁이 저글링 속도 업그레이드와 맹독충 올인을 선택한 반면 강민수는 초반 자원에 집중한 빌드를 보였다. 누가 봐도 김준혁의 승리가 확실했다. 그러나 강민수는 침착하게 가시 촉수를 지어주고 여왕 수혈 에너지를 모아 저글링으로만 상대 맹독충 5기 중 2기를 잡았다.

맹독충 5기와 3기는 의미가 다르다. 가시 촉수 하나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맹독충 5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강민수는 화력이 부족해진 김준혁의 초반 공격을 막아낸 뒤 올인성 땅굴망 바퀴까지 막아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벌어진 5세트에서는 강민수의 앞마당 후 빠른 뮤탈리스크를 확인한 김준혁이 바퀴와 저글링, 맹독충을 준비해 공격했다. 그러나 강민수는 이를 가시 촉수 3개와 맹독충으로 방어하며 시간을 벌었다. 그 시간으로 뮤탈리스크를 띄운 강민수는 대공 능력이 없는 김준혁에게 GG를 받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직후 강민수는 심호흡을 들이켰다. 그만큼 힘든 경기였다는 것. 김준혁의 판단이나 판짜기는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강민수의 판단력과 경험은 한 수 위였고,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동족전은 힘들다. 마치 거울을 보고 싸우는 듯한 느낌이다. 심지어 거울 안의 나는 내 허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 정말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라도 동족전에 발목 잡힌 일이 많았다. 불리한 상황의 동족전을 멋지게 역전해낸 강민수의 활약을 기대해봐도 좋을 때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 요기 베라


vallen@xportsnews.com 글=박진영 GSL 해설/정리=박상진 기자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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