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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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이 전한 '배우 라미란', '인간 라미란' (종합)

기사입력 2016.01.29 18:00 / 기사수정 2016.01.29 17:31

김선우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선우 기자] 배우 라미란이 특유의 솔직담백한 모습으로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라미란은 29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진행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종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라미란은 최근 종영한 '응답하라 1988' 속 '쌍문동 치타여사' 라미란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올해에도 SBS '돌아와요 아저씨', 영화 '덕혜옹주' 등으로 쉼없이 달린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아직 급상승한 인기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라미란은 "떴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이렇게 제가 호텔에서 기자간담회까지 하게 된 것을 보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건 맞는 것 같다"며 "마트에 가면 '정봉이 엄마'라고 많이들 불러주신다. 그런데 또 제가 그걸 다 뒤돌아봐서 신비감이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라미란은 '다작의 여왕'이다. 그는 "다작을 하는 이유는 연기가 재밌기 때문"이라며 "어떤 분들은 이제 좀 쉬어도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그건 제 입장에서 건방진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다만 대중분들이 질려 하실까봐 걱정되지만 겹치지 않게 하겠다"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또한 "'응팔'은 내게 인생작품이다. 가족 이야기가 메인인 드라마를 찾기 힘든 요즘 시대에 좋은 작품을 만났다"며 "어머니 또한 '응팔' 이 끝나니 이제 무엇을 봐야하느냐고 하실 정도로 전 세대를 공감케한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라미란이 대중들 앞에 서기 전 연기활동을 했던 곳은 '연극 무대'다. 그는 "과거 인터뷰 때 아들이 스스로 라면을 끓일 나이가 되면 연극 무대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마음은 여전하다"며 "실제로 아들이 이제 초등학교 6년이 되어 스스로 라면을 끓인다. 참기름을 넣는 스킬까지 터득했다. 그러나 아직 더 내가 돌봐야할 시기인 것 같다. 아들을 밤에 혼자 두어도 될 정도가 되면 연극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금은 친정 어머니께서 아이를 돌봐주신다.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를 하면서 연극을 하면 연습에 매진할 수가 없고 다른 배우분들에게 민폐가 되기 싫다"며 "연극에 온전히 올인할 수 있을 때 연극에 도전하고 싶다"는 소신도 밝혔다. '배우 라미란'에 더불어 '엄마 라미란'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응답하라 1988'은 1988년을 배경으로 그려진 드라마다. 실제 라미란의 1988년은 어땠을까. 그는 "그래도 쌍문동은 서울이지만 나는 강원도 고안이 고향이다. 그 때가 중1이었는데 중학교가 산 중턱에 있어서 등교를 위해 등산을 해야했다. 눈이 많이 오면 학교에 가지 못했을 정도"라며 "그 때 숏 커트를 했었는데 겨울에 그 머리스타일 때문에 추워서 동상에 걸린적도 있다. 그때는 터프해보이고 싶었던 로망이 있었던 것 같다. 거의 남자애라고 해도 무방했다. 지금은 많이 여자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라미란은 인터넷에 학창시절 졸업사진이 공개돼 변함없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서도 "저도 직접 봤는데 친구 딸이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댓글에 오늘 낮에 찍은 거냐는 글을 봤다. 아마 나는 60대 때도 이 얼굴 그대로일 것 같다"고 재치도 잊지 않았다.

실제로 라미란은 자신에 관련한 댓글을 모두 찾아보기로 유명하다. 그는 "댓글을 보는 것이 재밌다. 몇 천개가 달려도 밤을 새서 다 읽을 정도"라며 "악플은 넘겨야 하는 부분이고 댓글을 읽다 보면 반짝거리는 댓글들이 있다. 그런 댓글을 위해 몇 천개를 읽는 노력을 감수하는 것"이라며 팬들의 사랑에 대해 감사함을 전했다.

라미란은 자신의 목표는 "얇고 길게 가는 것"이라고 장난스레 말하면서도 자신의 철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배우를 시작한 후에 한 번도 정상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며 "정점을 찍으면 내려올 순간도 생기지 않느냐. 그것보다 매 작품마다 송곳처럼 거슬리지 않고 잘 스며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담았다. 

"예능에서는 나의 모든 것을 그대로 표출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던 라미란의 말처럼 대중들이 알고 있는 유쾌한 라미란 넘어 진중함도 갖춘 배우다. '방송'을 단순히 '직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배우 라미란', 그리고 '인간 라미란'까지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더이상 '응답하라 1988' 속 '치타여사' 라미란을 만날 수는 없지만 그는 앞으로도 대중 곁에서 응답할 것이다. '응답하라 1988'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SBS '돌아와요 아저씨'로 대중 곁에 돌아오기 때문.

라미란이 화려하고 예쁜 장미꽃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잔향이 깊은 안개꽃이 되기에는 이미 충분한, 아름다운 여배우라는 사실이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권태완 기자



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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