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초점] 류준열, 88년 쌍문동에 박제된 영원한 첫사랑

[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3개월간 우리 곁을 지켜온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떠났다. 많은 시청자들은 '현망진창(현실이 엉망진창됐다는 뜻의 신조어)'을 호소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마지막회에서 소리소문없이 증발해버린 정환(류준열 분)이 있다.

16일 방송된 '응팔'의 최종회는 마치 쌍문동 골목 다섯 가족의 비하인드 스토리로 구성됐다. 보라(류혜영)와 선우(고경표)의 결혼, 덕선(혜리)와 최택(박보검)의 비밀 연애, 정봉(안재홍)과 미옥(이민지)가 미옥의 아버지(고창석)을 만나는 장면에서 '응팔'은 늘 그래왔듯이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하지만 극의 초반부터 러브라인을 이끌어 온 정환의 존재는 어디서도 확인할 수 없었고, 이에 시청자들은 배신감을 호소하고 있다.



항상 모든 배우에게 꽉 막힌 해피엔딩을 선사했던 '응답' 사단이 정환이의 미래에 의문부호를 남겨둔 것은 '응답하라 1994'의 영향이 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응사'의 현대씬에서 칠봉이(유연석)가 쓰레기(정우)와 결혼한 나정(고아라)에게 집을 싼 값에 전세줬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많은 팬들은 이를 '첫사랑 DC'라고 조롱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칠봉이 캐릭터가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여론도 있었다.

이같은 반응을 의식한 것인지 '응팔' 제작진은 정환이를 영원히 1988년의 쌍문동 골목에 박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응팔' 18화까지 세 사람의 삼각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환이가 남은 2화에서 다른 누구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납득하기 어렵고, 자칫 캐릭터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행위일 수 있다. 결국 드라마에서 그려지지 않은 정환이의 20년은 상상에 맡김으로써 정환이는 더욱 가슴 시린 첫사랑의 주인공이 됐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tvN 방송화면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