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2016년, 미처 풀지 못한 숙제들이 많은 상황에서 고민거리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15 시즌, 삼성 라이온즈는 비록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에게 챔피언의 자리를 내줬지만 그 이전 KBO리그 역대 최초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첫 144경기, 10구단 체제의 첫 정규시즌 우승자였다. 정규시즌이 끝나는 며칠을 앞두고도 위기는 있었지만,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어김없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의 토대가 된 것은 역시 '선발 야구'였다.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의 외국인 선수와 함께 윤성환과 차우찬, 장원삼까지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던 삼성은 역대 최초 선발 5명 전원이 10승 이상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삼성이 지난 시즌 기록했던 79승 중 64승이 선발승과 일치한다.
그러나 강점 만큼 약점도 명확했다. 선발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나면, 그 이후가 너무 불안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안지만과 임창용이라는 확실한 카드는 있었다. 하지만 이외에 심창민 정도를 제외한다면 믿을 만한 투수가 부족했다. 투수의 기량이 시즌 중에 급격하게 좋아질 리는 없는 노릇. 류중일 감독은 시즌 내내 풀리지 않는 숙제에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선발이 좋아도 불펜이 불안하다보니 위태로운 경기도 많았다. 일례로 9월 20일 롯데전에서는 타선 폭발로 17점을 뽑아놓고도 불펜이 헐거워 진땀을 빼야했다. 이날은 선발 윤성환이 5이닝 7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도 10점을 앞선 상황이었다. 그런데 박근홍이 2이닝을 막고 내려간 뒤 신용운과 조현근, 심창민까지 한 이닝을 책임지지 못하고 6점을 더 실점했다. 급기야 필승조인 안지만이 올라와야했고, 임창용까지 올라와서야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불펜 쪽의 약점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고, 비슷한 경기가 적지 않았다.
헐거운 중간에서도 임창용은 신뢰할 수 있는 카드였다. 몇 번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지만 올시즌 55경기에 나와 5승2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며 세이브왕에 오르는 등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을 뽐내며 삼성의 뒷문을 지켰다. 류중일 감독은 "블론 세이브를 한다 해도 임창용 만한 마무리를 찾기 쉽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창용은 이제 더이상 삼성의 선수가 아니다. 임창용은 지난해 11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고, 혐의 일부를 시인했다. 그리고 조사가 있고 며칠 뒤인 11월 30일 삼성은 임창용을 보류 명단에서 제외해 방출시켰다. 그 이후 임창용은 700만원의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고, KBO에서 시즌 50%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그렇게 가장 든든했던 마무리투수는 명예롭지 못한 마무리로 팀을 떠났다.
마운드 새 판 짜기가 불가피한 상황, 그런데 이 도박 스캔들 때문에 새 판 짜기 마저도 쉽사리 손을 댈 수가 없는 처지가 됐다. 임창용과 함께 원정 도박 혐의로 지목된 윤성환과 안지만은 경찰청의 수사를 받고 있는데, 수사의 진전이 없어 삼성 측 역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일단 이 둘은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사 상황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은 다분하다. 만약 혐의가 입증될 경우 임창용과 비슷한 수준의 징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윤성환과 안지만이 동시에 빠진다면 그 타격은 어마어마하다. 선발 한 명만 빠져도 마운드 구성을 다시 해야하는 상황에서 가장 믿을 만한 불펜까지 동시에 이탈한다면 류중일 감독은 큰 고민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류중일 감독은 최대한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지만, 어찌됐든 새 시즌을 맞는 상황에서 마운드 구상에 나서기 위해 어떻게 되든 빨리 수사가 끝나기를 원하고 있다.
안정적인 전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 두 명 마저 바뀌었다. 삼성은 새로운 얼굴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이제는 정인욱과 장필준 등 20대 중반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아야 할 때다. 또 삼성은 신인 최충연과 이케빈에게 큰 기대를 걸고있지만 입단과 동시에 1군 진입을 해 활약을 보이기란 결코 쉽지는 않다. 결국 삼성의 마운드는 모든 것이 물음표로 남아있다. 문제는 전력이 아쉬운 곳이 마운드 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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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