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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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vs "우려" 홈 충돌 규정 둘러싼 현장의 목소리

기사입력 2016.01.08 11:52 / 기사수정 2016.01.08 11:52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꾸준히 필요성이 제기됐던 홈 플레이트 주자-포수 충돌 방지 규정이 신설됐다. 실전 도입을 앞두고 현장의 반응은 어떨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5일 규칙위원회를 열고 공식 야구규칙 및 KBO리그 규정 관련 사항을 심의했고, 그 결과 홈 충돌 방지 규정과 새로운 합의 판정 제도가 2016시즌 시범경기부터 적용된다.


그중 눈에 띄는 부분은 홈 충돌 방지 규정이다. 그간 KBO리그에서는 시즌 중 주자와 포수가 홈 플레이트 앞에서 충돌해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잦았다. 달려들어오는 주자는 득점을 올리기 위해, 홈을 지키는 포수는 실점을 막기 위해 부딪히다보니 위험 요소가 크다. 

◆ "위험한 슬라이딩도 문제"

한 야구계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현재 홈 충돌 방지 규정의 초점을 포수에게만 맞추고 있는데 주자들의 슬라이딩 방식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간 홈 충돌이 전적으로 포수의 책임이라는 데만 무게감이 쏠려있다는 지적이다.

포수들의 '변'은 이렇다. 공을 포구하는데 집중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주자의 길을 막게되는 경우가 생기고, 최대한 몸을 낮춰 태그하면서 스스로 부상을 방지하는 교육이 뱄기 때문에 마치 가해자처럼 여겨져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A 구단 배터리 코치는 "지금 규정은 애매한 부분이 있다.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앞으로 매 경기 논점이 될 것이다. 무조건 포수들의 잘못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져있으나 위험한 슬라이딩으로 홈에 들어오는 주자들도 분명히 바뀌어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주자들의 홈 슬라이딩이 매끄럽지 않다. 근본적으로 이 부분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모 포수가 주자와의 충돌을 직감해 미리 피했는데 그 주자는 그대로 돌진했다. 처음부터 홈플레이트가 아니라 포수와 몸을 부딪히는게 목적이었던 것 같았다"는 구체적 예시도 들었다.



◆ "부상 방지할 수 있는 반가운 규정"


반대 의견도 분명 있었다. 포수가 아닌, 주자가 되야하는 야수들은 전반적으로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B 구단의 야수 출신 코치는 "포수들이 홈을 비워준다면 오히려 편안하게 경기가 진행될 것 같다. 과거에도 주자들이 도루를 시도할때 다리를 높게 들고 들어오는 경향이 있었다.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애를 먹을 수 밖에 없고, 부상 위험도 있다. 태그를 하려고 몸을 숙이면 얼굴 옆에 스파이크가 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금지하고 다리를 낮게 깔면서 도루를 시도하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훨씬 줄었다. 홈 충돌 방지 규정도 그런 의미에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위험한 홈 충돌이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에 대한 깊은 공감이 깔려있었다. 과거 KIA 이범호도 홈에 들어오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고 완전히 회복하는데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 시행 착오, 판단은 어떻게?

이번 규정은 시범경기에서부터 실시된다. 하지만 전적으로 주심의 재량이 좌우하게 된다. 새로 신설된 규정에서는 주자가 직선 주로에서 이탈하거나 포수와의 충돌 혹은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 심판의 재량으로 해당 주자에게 아웃을 선언할 수 있다. 적절한 방식의 슬라이딩은 규정 위반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적절한 슬라이딩의 근거는 포수와의 접촉이 있기 전 주자의 엉덩이와 다리가 먼저 그라운드에 닿는 것이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의 경우 포수와의 접촉이 있기 전 주자의 몸이 먼저 그라운드에 닿는다면 해당 슬라이딩은 적절한 것으로 간주된다. 

또 포수 역시 자신이 공을 갖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의 주로를 막을 수 없다. 만약 심판의 판단으로 공을 갖고 있지 않은 포수가 주로를 막는 경우, 심판은 주자에게 세이프를 선언한다. 더이상 홈을 막고서 공이 중계 되기를 기다릴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포수는 슬라이딩을 시도하는 주자를 태그할 때 불필요한 강제 접촉을 피하기 위한 최선을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세부 조항도 추가돼 있다. 슬라이딩을 시도하는 주자와 불필요한 강제 접촉(예를 들어, 무릎·정강이 보호대, 팔꿈치, 전완 등을 이용하여 시도하는 접촉)을 상습적으로 하는 포수는 총재에 의해 제재를 받게 된다.

규정 그대로 주심이 주자와 포수의 고의성을 언제,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희비를 가릴 것으로 보인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심판들만 더 머리가 아파졌다. 비디오 판독이나 합의 판정 제도가 확대 실시되지만 자칫 판정 시비에만 너무 긴 시간을 매달려 경기가 늘어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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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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