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우리가 가진 자원 포수 자원 중 포수로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선수다."
춘추전국시대가 된 kt 위즈의 안방에 새로운 얼굴이 마스크를 썼다. 내야수 김동명이 그 주인공이다. 이로서 사실상 공석이 된 주전 포수 자리를 두고 윤요섭, 김종민, 이희근을 포함해 4명의 선수들이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전혀 생소한 시도는 아니다. 사실 김동명은 촉망받는 포수 자원이었다. 2007년 1차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스의 유니폼을 입었을 당시에도 포지션은 포수였다. 거기다 방망이도 준수한 편이었다. 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해 성장이 더뎠고, 결국 40인 명단에서 제외된 뒤 kt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2013년 포수 마스크를 벗었다. 부상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김동명의 어깨를 짓눌렀던 탓이다. 조범현 감독은 "사실 삼성에 있을 때부터 어깨가 좋지 않았다. 처음으로 팀에 합류해서도 어깨가 부담스럽다고 얘기를 하더라"라며 "병원 검진도 해봤다. 안 좋은 것 좋은 것, 아픈 것 안 아픈 것을 따지기 이전에 본인이 공 던지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더라"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포지션 변경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포수 포지션에 대한 부담이 컸던 탓에, 김동명은 외야와 1루를 소화하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기존 1루수 자리에 있던 베테랑들이 워낙 막강했다. 결국 빈틈을 뚫고 들어가지 못했던 김동명은 올시즌 1군에서 21게임을 출전하는 데 그쳤다.
그러던 중 다시 한 번 포수 자리에서 기회가 생겼다. 자신은 내외야 모두에서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상태였다. "포수로 돌아와야지 않겠냐"는 코칭스태프들의 조언에 따라 김동명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봤다. 결국 다시 한 번 마스크를 쓰는 쪽을 택했다. 약 3년간의 공백이 있었기에, 마무리 캠프에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포수 조련사 조범현 감독도 기대를 걸고 있다. "3년 공백이 있었지만, 블로킹이나 캐칭은 기존 선수들에게 지지 않는다. 좋은 감각을 갖고 있는 선수다. 리그 전체 포수 중에서도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깨 강도도 나쁘지 않다. 도루저지가 송구도 좋은 편이다"라는 언급도 덧붙었다.
관건은 '정신력'에 있었다. 조범현 감독은 "골반이나 하체의 유연성 자체는 감각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연습을 조금만 시키면 곧 돌아올 것 같다"면서도 "문제는 멘털이다. 포수는 기억력이나 분석력이 좋아야 한다. 보려고 의식해야만 보이는 법이다. 스스로 파고들려는 성향이 있어야 한다"며 강조했다.
재능만큼은 이미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경쟁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제 얼마나 치열하게 준비하느냐에 달렸다. 팀에게는 위기인 동시에, 선수 개인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까. 조범현 감독은 김동명의 재능에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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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