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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집중분석] '그가 곧 역사' 스테판 커리의 'A to Z'

기사입력 2015.12.11 10:01 / 기사수정 2015.12.11 10:57

조희찬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미국프로농구(NBA)의 평균 신장(2008-09시즌 기준)은 201.5cm다. 스테판 커리(27,골든스테이트 워리어즈)는 191cm다. 평균에 10cm 모자란 이 선수가 올시즌 유일한 무패 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중심이다.

커리는 211cm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휴스턴)를 등에 업고 리바운드를 빼앗기도 하고, 213cm의 더크 노비츠키(댈러스)를 앞에 두고 보란 듯 3점 슛을 꽂아넣는다. 미국은 이미 이 '작은 거인'의 플레이에 매료된 지 오래다.

'천재', '노력', '센스'라는 수식어로는 커리의 플레이를 설명할 수 없다. '포스트 조던'이라는 평가도 조심스럽게 흘러 나온다.

커리의 3점 관련 기록, 경쟁자는 커리뿐

2012-13시즌 3점슛 272개를 꽂아 넣으며 종전 1위 기록이었던 '천재슈터' 레이 알렌의 269개를 넘어섰다. 지난 시즌에는 286개를 성공하며 격차를 더 벌렸다.

올시즌은 23경기(10일 기준)에 나서 119개의 3점슛을 성공했다. 무서운 사실은 현재 페이스를 이어나갈 경우 시즌 종료 후 424개의 3점슛을 넣게 된다.

그렇다고 '난사'는 아니다. 커리는 올시즌 46.5%의 3점슛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는데, 2개 중 1개는 들어간다는 계산이다. 디안드레 조던(LA 클리퍼스)의 올시즌 자유투 성공률이 38.5%다.

사진을 보면 커리의 슛 동작 이후 '박스 아웃'을 위해 골 밑으로 들어가는 동료들이 보이지 않는다. 커리의 3점슛에 대한 믿음을 가늠할 수 있다.



'공룡' 나이키를 움직이게 한 작은 거인


커리의 위엄은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가 증명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8일 "나이키가 르브론 제임스와의 평생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케빈 듀란트가 맺은 10년 3억달러 이상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뉴욕타임즈'는 나이키의 경쟁사 '언더아머'의 후원을 받고 있는 커리가 제임스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자 견제성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커리의 3점 비밀

①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풋워크

커리는 항상 슛하기 전 2가지 '모드' 중 하나를 발동한다. 여유 있을 때 나오는 '원투 스텝 풋워크'와 더 신속하게 슛을 쏠 수 있도록 '양발을 동시에 땅에서 떼는 풋워크'가 있다.

'원투 스텝 풋워크'는 커리가 상대 수비수와 거리 여유가 있을 때 즐겨 사용한다. 아래 사진을 보면 커리가 수비수와 약 1m 간격이 생기자 오른발→왼발 순으로 땅을 딛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수비수가 근접할 경우 양발을 동시에 띄며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정확성은 낮아지지만 훨씬 더 신속한 슛 동작을 가져간다. 상대가 블록을 위해 손을 뻗기 전 이미 공은 커리 손을 떠나있다.

특이한 점은 정석과는 다르게 커리의 양발 끝이 골대가 아닌 10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이다.




② 끊김 없는 슛 모션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NBA 3점 경계선(곡선 부분)은 KBL보다 멀다. KBL에도 191cm의 신장을 가진 선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더 짧은 거리에서도 최대한 3점 라인에 밀착해 공을 뿌린다.

커리는 아니다. 장신 선수의 블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3점 경계선에서 더 멀찌감치 떨어져 슛을 던진다. 작은 키에서 그토록 일정한 힘이 뿜어져 나오는 건 커리의 '슛 모션'에 있다.

커리의 슛 동작을 보면 공을 잡는 순간부터 놓는 '릴리즈(release) 포인트'까지 동작에 끊김이 없다. 물 흐르는 듯한 슛 동작으로 힘을 손끝까지 전달해 공이 림에 도달하도록 한다.



③ 폴로 스루(follow through)

모든 종목에서 폴로 스루가 중요하 듯, 농구에서도 중요하다. 골프 스윙에도, 축구 킥에도 폴로 스루에 따라 공의 방향과 힘이 결정된다.

농구도 예외는 아니다. 커리의 슛 폼을 보면 슈팅 후에도 오른팔이 굽힘 없이 골대 쪽을 향해 있다. 공이 마지막까지 붙어 있는 중지는 일자로 땅을 향해 있다.




④ 시야

역동적인 종목에서 선수의 시야는 정상급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를 구분할 수 있는 좋은 잣대다. 스페인프로축구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던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도 한때 넓은 시야로 리그를 제패했다. 그는 항상 공을 받기 전 주변을 2~3차례 두리번거린다.

커리 역시 마찬가지. 슛 동작까지 연결하기 전 이미 림의 위치를 확인한다. 일찌감치 뇌로 림의 위치를 전달하기 때문에 몸이 반응할 여유가 생긴다. 이는 패스에도 도움되는데, 밑의 사진에서 슛 동작 전 이미 골대를 바라보는 커리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⑤ 반 박자 빠른 '릴리즈' 포인트

커리는 NBA에서도 눈에 띄게 키가 작다. 공이 림을 향해 떠나는 지점은 플로어로부터 약 190.5cm다. NBA 평균이 200.6cm다.

이 불리함을 커리는 슛 타이밍으로 극복한다. NBA 선수는 공을 잡은 후 손가락에서 떠날 보낼 때까지 약 0.54초가 걸린다. 커리는 0.4초 만에 공을 뿌린다. 0.14초 차이는 생각보다 꽤 큰데, 일반 선수의 공이 손가락에서 떨어질 때쯤 커리의 공은 이미 골대와 선수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⑥ 발사각

평균적으로 공이 골대를 향해 약 45도로 날아간다고 하면, 커리의 공은 50~55도의 더 높고 '둥근' 포물선을 그린다.

이는 곧 골대의 면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ESPN은 커리가 사용하는 골대의 면적이 일반 선수보다 약 19% 더 넓다고 했다. 다른 선수면 튕겨져 나올 공이 커리의 경우 들어가는 이유다.

일반 생수병 입구를 눈높이에서 바라볼 때와 내려다볼 때 생기는 차이점을 발견하면 이 계산을 이해하기 쉽다.

■ 시간 낭비 없는 천재의 연습 루틴

정상급 선수들은 경기 전 항상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 올해 KBO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유한준도 시즌 내내 루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동작 또는 행위를 함으로써 심적인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미국 NBA 전문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보면 ▲공 2개로 드리블을 하며 터치감을 익힌다▲슛 방향 감각을 익히기 위해 손가락으로 튕기는 'flick shot'을 반복한다▲실전처럼 좌,우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공 받아 슛으로 연결(약 100~110번 반복)▲코치 등지고 1:1 포스트업 플레이, 페이드 어웨이 등 다양한 공격 시도 순으로 훈련이 이어진다.

커리는 포스트 조던? 그 이상?

미국 'Debate.org'는 '커리가 조던보다 뛰어난가?'라는 설문 조사를 통해 미국 농구 팬들의 반응을 조사했다.

이 설문에 참가한 조사자 중 71%는 '아니다'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 중 "커리가 몇몇 면에서는 더 낫다"라는 전제조건을 덧붙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마이클 조던을 숭배하는 미국 농구팬들도 커리의 3점슛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스포츠 전문 라디오 채널인 'KNBR'의 커텐바흐 기자는 "코비 브라이언트, 드웨인 웨이드, 르브론 제임스 등 수많은 스타가 지난 15년간 '포스트 조던'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그들 중 조던은 없었다"며 "커리가 포스트 조던이 아닌 점은 다행이다. 커리의 경기는 조던의 스타일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커리와 조던을 비교하는 건 서로에게 불공평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의견을 종합해보면 조던은 조던이며, 커리는 계보를 이을 '포스트 조던'이 아니다. 비교는 무의미하다. 2015-16 NBA 부흥기의 주인공 커리는 그저 커리일 뿐이다.



정보 출처
-shotmechanics.com
-ESPN basketball science
-www.knbr.com


etwoods@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Youtube 캡쳐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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