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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해설' 안경현 "한·일전 승리, KS 우승보다 기뻤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5.11.20 15:03 / 기사수정 2015.11.20 15:0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이)승엽이도 저도 고함이라도 질러야 하는데 그렇게 못해서 죄송하네요." 피로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역사적인 한·일전 중계를 직접 했다는 기쁨이 묻어났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9일 '적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일본 대표팀과의 준결승전에서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안경현 SBS 해설위원은 현장 생중계로 대표팀의 승리 소식을 알린 3인방 중 한명이었다. 삿포로돔 개막전에 이어 도쿄돔 준결승전까지. 이번 대회 두번의 한·일전 중계에 해설 위원으로 활약한 그는 이른바 '긍정 해설'로 힘을 불어넣었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방망이에 조금씩 맞춰 나가고 있다",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야구는 오래 이기고 있을 필요가 없다. 마지막에만 이기면 된다"는 차분한 해설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 도쿄에 있는 안 위원은 20일 휴식 후 21일 한국 대표팀의 결승전 중계에 나선다.

-한·일전인 만큼 의미있는 승리였다. 후배들의 승리를 지켜본 소감은?

"야구 선수출신인 만큼 그동안 팬의 입장이 아니라 늘 선수의 입장에서 보다보니 큰 감흥이 없었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어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뒷목이 짜릿짜릿한 감정을 느꼈다. 두산 시절때 한국시리즈에 우승했을때도 '우리 참 잘했구나' 싶은 정도였는데 이 경기는 다르더라. 손에 땀이 막 나고 떨리고 긴장했다. 나도 야구팬의 한 사람이 된 기분을 느꼈다."

-긍정적인 해설이 인상깊었다. 나름대로 주문을 거는 것인가.

"내가 뛰는 경기도 아닌데 무슨 주문을 걸겠는(웃음). 어제 경기는 내 눈으로 보기에도 삿포로돔 경기때보다는 선수들이 훨씬 좋아보여서 그렇게 이야기 했다. 나는 본대로 이야기 한다. 오타니가 강력했지만, 그 뒤에 올라온 투수들은 오타니에 비해 구속이 느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봤다."

-대표팀에 있는 후배들과 현장에서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

"서로 다 아는만큼 굳이 '잘해라'는 말은 안한다. 그렇게 말하면 서로 부담스럽다. 오히려 야구랑 관련이 없는 말장난을 하면서 편하게 이야기 한다."




-준결승전은 극적이었지만 비교적 차분한 해설이 끝까지 이어졌다.

"정말 뿌듯했다. 그러나 성격상 난리를 못친다. 나도 그렇고, (이)승엽이도 짜릿짜릿했다고 하더라. 하지만 우리 둘다 소리를 못 지르는 성격이다. 서서 박수 치고, 우리끼리 하이파이브 한게 최상의 표현이다. 월드컵 축구 중계 방송처럼 시원시원하게 고함도 지르는 중계를 원하실 수도 있는데 그것은 아쉽다."

-이승엽 특별해설위원과는 마이크가 꺼져있을때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우리 선수들이 지고 있어서 답답하다'는 생각은 전혀 안한다. 오히려 상대 투수(오타니)가 잘 던진다는 이야기만 했다. 우리가 답답한게 아니라 '우리 선수들이 오타니 공을 마음대로 못쳐서 미칠 것 같겠다'고 걱정하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제 결승전도 승리 한다면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후배들에게 격려 한마디.

"너무나 큰 산을 하나 넘었다. 결승전은 아마 그 산보다는 작은 산이겠지만(웃음). 그래도 일본을 이기면서 역전 드라마를 하나 썼는데 우승 했으면 좋겠다. 마침표를 제대로 찍어달라. '화룡정점'이라는 말처럼."

-해설위원 안경현으로서의 앞으로 각오는.

"벌써 마이크를 잡은지 5년이나 됐는데, 정말 아주 조금씩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직 부족한 점도 있지만…. 사실 마이크를 잡고 거짓말 할 수는 없다. 내가 뜨기 위해서 거짓말하지 않겠다. 늘 눈에 보이는 그대로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잘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 물론 야구 해설에 과장이 없으면 재미가 없다. 선수 출신이니까 눈에 보이는대로 늘 진실되는 해설을 하고싶다. 시청자분들도 그 마음을 알아주신다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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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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