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V4] 니퍼트가 지키고, 허경민이 쳤던 두산의 가을 야구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두산 베어스가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주인공이 됐다.

두산은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 투수 유희관의 호투와 팀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13-2 승리를 거뒀다. 이날의 승리로 두산은 14년 만에 감격의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시작한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은 험난했다. 그러나 두산은 소위 '미친 선수'들이 대활약을 하며 넥센과 NC를 차례로 꺾어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고, 2년 만에 삼성에게 역스윕이라는 치욕을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두산은 결국 '난공불락'의 삼성마저 이겨냈다. 

▲ 니퍼트가 쏘아올린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더스틴 니퍼트가 없었다면, 두산의 우승도 없었다. 그러나 니퍼트가 포스트시즌에서 '에이스'로서 활약해줄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정규시즌 니퍼트는 부상에 발목을 잡혔고 104이닝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부진했다.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를 포스트시즌에서 1선발로 활용하며 그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니퍼트는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호투를 펼쳤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니퍼트는 7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켜내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냈다. 기세를 이은 니퍼트는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두 경기에 등판해 1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2승을 팀에게 안겼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그는 '3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에이스'라는 책임감을 몸소 보였다. 그리고 니퍼트의 투혼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져 포스트시즌 26⅔이닝 무실점이라는 대기록으로 방점을 찍었다.

▲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경신, 미친 활약 허경민

단기전에서는 '미친 선수'가 나와줘야 이긴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허경민은 그 주인공이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5타수 8안타(타율 5할3푼3리)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로 팀을 이끈 허경민은 NC와의 단기전에서도 타격감이 식지 않았다.

두산의 핫코너를 지키며 상대에게 찬물을 끼얹은 그는 타석에서 불방망이를 과시하며 팀을 미소짓게 했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그는 20타수 6안타(타율 3할)로 시리즈를 마쳤다. 이미 9경기를 치르며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었지만 허경민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피가로의 공을 쳐내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기존 21개)까지 경신해 내며 힘을 냈고 결국 그의 방망이로 팀을 우승으로 견인했다.

▲ 투혼으로 팀을 뭉치게 한 양의지와 정수빈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투혼'이라는 이름도 빛이 났다. 주전 포수 양의지는 지난 19일 NC와의 포스트시즌 때 나성범이 친 파울 타구에 오른쪽 발등을 맞아 미세 골절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부상 고통을 이겨내며 경기에 나섰고, 그가 보여준 투혼은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김현수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양의지 때문에 아무도 아프다고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정수빈 역시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그는 1차전 희생번트를 시도하던 중 박근홍의 투구에 손가락을 맞아 좌측 검지 첫 번째 손가락 마디가 찢어졌다. 그러나 그는 한국시리즈 3차전부터 지명타자로 출장하며 '테이블세터'로서의 역할을 계속했고, 결국 14타수 8안타(타율 5할7푼1리)로 시리즈를 마감했다. 

▲ '수호신' 이현승, 마무리 공백은 없다

두산의 승리에는 언제나 이현승이 있었다. 그는 정규시즌 중반부터 마무리의 보직을 맡아 팀의 승리를 지켜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완벽했던 그 모습을 이어갔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이현승은 세 경기에 등판해 1승 2세이브를 따내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플레이오프에서도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완벽한 모습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이현승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7회말 폭투와 1루수 실책이 연이어 나와 블론세이브의 멍에를 쓰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시리즈 1차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두산 입장이기에 분위기를 추스르기 힘들 수 있었다.

하지만 이현승은 3차전과 4차전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반등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4차전 9회초 만루 상황을 막아낸 그의 역투는 왜 두산이 한국시리즈의 주인공이 되야하는지를 증명한 투구였다. 5차전에서도 마운드에 오른 이현승은 그의 공으로 한국시리즈를 결정지으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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