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이제는 고인이 된 신해철의 25년전 초창기 시절 곡인 '고백'이 부활했다.
어린시절 테이프가 늘어날 때 까지 들었던 신해철의 1집은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를 비롯해 장르를 넘나드는 수 많은 수작들이 담겨 있는 곡이 아닌가? 그것도 가장 마지막에 있던 '고백'을 듣기 위해 카세트 테이프를 초단위로 돌려야 했던 추억이 있었다.
신해철 1주기를 맞아 윤종신이 부활시킨 '고백'을 처음 들은 소감은 윤종신이 아닌 신해철의 부활처럼 느껴졌다. 원곡이 워낙 잘 만들어진 곡인데다 지금 들어도 세련된 가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새롭게 부활한 '고백'은 더욱 애잔한 피아노 멜로디 라인을 기반으로 고인 보다는 더욱 미성인 윤종신 나름의 해석이 담겨 있다.
단순히 고인의 명곡을 부르기만 하던 헌정곡(트리뷰트)을 넘어서 윤종신의 '고백'에는 고인에 대한 존경과 추모가 담겨 있다.
이유는 신해철이 남긴 숱한 히트곡이 아닌 소수 팬들만 기억하던 신해철의 1집 앨범의 곡을, 그것도 트랙 마지막에 위치한 곡을 무려 3개월 간 준비를 했다. 이것은 숨겨진 곡을 찾아 고인에 대한 추억과 존경을 담은 진정한 헌정곡인 셈이다.
사실 신해철 솔로 1,2집은 이후 발표한 록성향에서 보듯 자신의 음악 방향과는 다를 수도 있던 곡이다. 하지만 90년대 초반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와 명곡이 존재한다. 2015년에 부활한 윤종신의 '고백'이 기본적인 멜로디 라인과 가사를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은 이곡의 완성도를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고백' 말고도 1집 중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반전을 선사하는 '떠나 보내며'를 비롯해 인생의 두려움을 노래한 '인생이라는 이름의 꿈' 등은 당시에는 볼 수 없던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뿐만 아니라 2집에 담긴 '길위에서'는 세상을 살면서 느끼는 고독과 성찰이 담겨 있다. 20대 초반의 청년이 쓴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깊은 고뇌가 담겨 있다.
'고백'을 훌륭하게 부활시킨 윤종신 프로듀서에게 바래본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고인의 2주기에는 다시 한번 그의 명곡을 부활시켜 주길.
개인적으로는 'P.M. 7:20'을 추천해 본다. 오후 7시 20분이라는 이 황당한 제목을 가진 노래는 해가 질 무렵의 분위기를 서정적인 가사로 담아냈을 뿐만 아니라 짧은 노래 속에 연인, 혹은 홀로 남게 되는 고독에 대한 두려움의 담겨 있다. 피아노와 섹소폰, 그리고 드럼을 기반으로 한 재즈풍의 멜로디 라인은 지금 들어도 손색이 없다.
혹자는 신해철의 히트곡을 '그대에게'만이 있는 것 처럼 폄하하기도 한다. 무한궤도 시절 발표한 '그대에게'가 신해철의 히트곡은 맞다. 하지만 솔로와 넥스트, 크롬, 비트겐슈타인 등을 통해 발표한 그의 음악 세계는 단순한 타이틀곡 몇 곡만 논할 것이 아닌 모든 곡들이 의미를 담은 명곡들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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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