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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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이천희 "새로운 내 얼굴 보는 기분, 기뻤죠" (인터뷰)

기사입력 2015.11.01 07:00 / 기사수정 2015.11.01 02:56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이천희가 영화 '돌연변이'(감독 권오광)로 관객들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 달 22일 개봉한 '돌연변이'는 신약 개발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된 청년 박구(이광수 분)가 세상의 관심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가 제약회사의 음모로 세상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천희는 생선인간이 된 청년 박구를 취재해 정직원이 되고 싶어하는 인턴기자 상원으로 등장한다. 생선인간 박구가 아닌, 청년 박구의 진솔한 모습을 보며 눈 앞의 실리와 기자로서의 정의 사이에서 고뇌한다.

'돌연변이'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이천희를 만났다.

이천희는 극 처음의 내레이션을 시작으로 박구를 비롯한 출연진들의 목소리가 돼 이야기를 전달한다. 목소리는 물론, 클로즈업 등을 통해 드러나는 얼굴에서 보이는 섬세한 감정의 변화가 눈에 띈다.

"영화를 보면서도 제일 기분 좋았던 것은 '나한테서 저런 얼굴이 나왔나' 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하며 웃은 이천희는 "상원이의 표정이나 클로즈업되는 부분들이 많지 않나. 그 부분에서 미묘한 감정이 보였다는 얘기가 기뻤다"고 얘기했다.

'내가 연기한대로 표현이 잘 됐을까'라고 우려하며 노심초사했던 마음이 조금은 놓이는 순간이었다. 전면에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이야기 전체의 톤을 일정하게 끌고 가야 하는 것은 이천희에게 놓여진 또 다른 숙제였다.



그는 "이전부터 한 작품을 끌고 가는 역할도, 주변인물도 했었고 잠깐 나와서 이야기의 감초 같은 역할도 했었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쭉 끌고 가는 것 같다. 내가 한 번만 삐끗해도 어긋나는 게 있을 수 잇기 때문에 회차가 이어질수록 정말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극에서는 상원이 인턴기자에서 정직원이 되는 시간의 흐름을 지켜볼 수 있다. 올해 서른일곱인 이천희는 본인 스스로도 "서른두 살 이후로는 내가 몇 살인지에 대해 고민을 별로 안했다"면서 "상원이도 10대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캐릭터를 그려나갔던 과정을 함께 덧붙였다.


그렇게 고민이 이어지며 촬영이 거듭되고, 극 중의 인물들이 사무실 안에 모여 찍는 장면에서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는 "어느 순간 내가 관객의 입장과 박구의 인물을 대변하는 입장이라는 게 느껴졌다"며 "그래서 관객과 구의 상황을 잘 전달해야 하는 것이 내가 만들어가야 할 톤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했다"고 설명을 이었다.

이야기 후반부에는 정규직이 되기 위해 고뇌하는 상원의 모습에서 요즘 청춘들의 모습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천희는 "내가 느끼는 상원이의 감정만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과 얘기해보니 '지금도 충분히 감정이 잘 보이지만, 그것 말고도 뭔가 뒤틀리고 미안하면서도 또 분노도 있을 수 있는 여러 감정들이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해주시더라. 그게 어떤 느낌인지 몰라서 고민하고 상의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상원이가 보는 모습과 느끼는 감정들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이천희는 "특히 박구가 말을 하지 않아도 무언가 만지작거리면서 감정을 표현할 때의 그 공기의 기운, 감정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느껴지는 게 신기했다"며 점점 작품 속에 녹아들어갔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권오광 감독이 이천희에게 건넨 '신체적인 돌연변이가 박구라면 사회적인 돌연변이는 상원이다. 거울을 통해서 서로를 보는 것이다'라는 말은 이천희에게도 좀 더 무거운 의미로 다가왔다.



지난 해 추운 겨울 고생하며 찍었던 '돌연변이'가 올해 세상에 나왔고, 그 사이 이천희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왔다. 특히 '돌연변이'는 제4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이천희에게 더욱 새로운 감정을 선사해 준 작품이기에 그 의미가 더 컸다.

이천희는 "너무나 즐겁게 촬영했던 작품이었다. 특히 이광수, 박보영 씨 같은 또래 배우들이나 장광 선생님처럼 좋은 분들이 함께 해 더 그랬다. 작품이 어떻게 나올까,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 토론토영화제에서 영화를 만나보고 '내가 이런 영화를 찍었어'란 생각이 들면서 정말 신났다"고 웃어보였다.

"영화가 이렇게 개봉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한 이천희는 "올해 역시 즐거운 시간들이었다"면서 남은 한 해는 물론 다가올 내년 역시 꾸준히 달리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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