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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23이닝 무실점' 양의지가 필요한 이유

기사입력 2015.10.23 15:44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우연일까 필연일까. 양의지(28,두산)가 포수 마스크를 쓰면 두산에는 무실점 기록이 뒤따랐다. 

플레이오프는 끝장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마산 1,2차전에서 1승1패를 사이좋게 나눠가진 두산과 NC는 잠실 3,4차전에서도 결국 2승2패로 상대전적의 균형을 맞췄다.  

이 중 양의지는 총 3경기 출전해 '2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1차전 에이스 니퍼트와 함께 9이닝 내내 호흡을 맞추며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2차전은 선발 장원준과 배터리를 이뤄 5이닝 무실점 기록을 수확했다.

하지만 3차전은 벤치를 지켰다. 2차전에서 터진 불의의 사고 때문이다. 4회 나성범이 친 파울타구에 오른쪽 발가락 끝을 맞았고, 결국 5회말 수비에서 교체된 뒤 결국 '발가락 미세골절'을 진단받았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경기 출전은 어려웠다.

대신 백업 포수 최재원이 포수마스크를 썼다. 하지만 주전 포수의 부재는 컸다. 유희관은 2⅓이닝 4실점으로 3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후 6명의 구원진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모두 12실점을 합작했다. 결과는 2-16 두산 패, 1승2패 벼랑끝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승리의 남신' 양의지의 부상에 누구보다 애가 타는 게 김태형 감독이다. "양의지가 빠진 영향이 없다고는 못할 것 같다"며 빈 자리를 인정하면서도, "주사라도 맞고 나가겠다"는 선수를 선뜻 내보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팀의 주축 투수들은 주로 양의지와 호흡을 맞춰왔다. 백업포수 최재훈이 있지만 큰경기 경험은 떨어졌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포수 마스크를 벗은지 7년이 지난 홍성흔이 출전을 준비하는 상황이었다. 리그 대표적인 '공격형 포수'인 만큼, 양의지가 빠지면 타선의 무게감도 달라졌다. 

결국 4차전 선발 라인업에 다시 양의지의 이름이 올랐다. 다시 포수 마스크를 쓴 양의지는 9이닝 무실점으로 홈플레이트를 사수했다. 정상적인 주루플레이가 불가능한 몸상태에서도 4타수 2안타 1득점을 올렸다. 잘 치고 잘 막는 주전 포수가 돌아오자 두산에도 7-0 영봉승이 따라왔다. 

PO 1~4차전을 치르는 동안 두산은 총 18실점을 기록했고, 그 자리에 양의지는 없었다. 하지만 양의지가 포수마스크를 쓴 23이닝 동안 두산은 NC에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고, 그동안 타선은 14득점을 올렸다. 5차전 막다른 길목, 두산은 그 어느때보다도 양의지를 원하고 있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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