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이명기는 막았고, 박헌도는 내줬다. 결국 김광현은 살아났고, 밴헤켄은 무너졌다.
넥센 히어로즈는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SK 와이번스에 5-4로 승리했다. 이날 양 팀의 선발 투수로는 각각 넥센은 앤디 밴헤켄을, SK는 김광현이 등판했다.
좌익수 자리에서 양팀의 희비는 엇갈렸다. SK에서는 이명기가 1번 타자이자 좌익수로, 넥센에서는 박헌도가 7번 타자 및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이명기는 4타수 1안타 1볼넷 2삼진으로 마지막까지 그라운드를 지켰고, 박헌도는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결국 경기 도중 교체됐다.
SK 이명기는 웃었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2회말이었다. 1사상황 타석에 들어선 박동원은 상대 선발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노려쳐 좌익선상으로 흘러가는 타구를 때려냈다. 통상 2루타가 돼야할 타구였지만, 이명기의 수비가 2루타를 단타로 만들어냈다. 빠른 위치 판단과 안정적인 포구, 정확한 송구로 타
자를 1루에 묶었다.
이 호수비는 결국 김광현을 살렸다. 당시 김광현은 경기 초반 제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였다. 1회에만 네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며 31구를 던지며 고전했다. 하지만 이명기의 호수비는 위기의 상황에서 한 베이스를 막아내며 선발의 등뒤를 든든하게 지켰다. 김광현은 이후 영점을 잡아가며 위력을 되찾았고, 더이상의 추가실점은 없었다.
넥센 박헌도는 울었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5회초였다. 2사 주자 3루의 실점 위기, 타석에 들어선 나주환은 2볼의 유리한 볼카운트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오는 밴헤켄의 3구째를 노려쳤다. 이 타구는 좌중간으로 향했고, 박헌도는 다이빙 캐치를 선택했다.
이 판단이 불운의 씨앗이었다. 공은 박헌도를 비웃듯 유유히 빠져나갔고, 1점을 내주되 단타가 돼야했던 타구는 무려 3루타로 변했다. 나주환의 질주에 내야수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격수 김하성의 송구는 기다리던 3루수가 아닌 슬라이딩하던 나주환에게 향했고, 공이 흘러나가는 틈을 타 나주환까
지 홈을 밟았다. 스코어는 1-0에서 1-3으로 변했다.
단타로 막은 이명기는 웃었고, 장타로 만든 박헌도는 울었다. 결국 박헌도는 6회 공격기회에서 대타 스나이더와 교체됐다. 하지만 결국 이날 웃는 쪽은 넥센이었다. 연장 11회 더 결정적인 실책은 SK에게서 나왔고 넥센은 끝내기로 승리했다. 야수들의 판단으로 울고 웃은 이날의 목동 대첩이었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 목동, 김한준 기자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