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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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현장] 뮤즈 내한공연, 추석 후유증 날린 만병통치약

기사입력 2015.10.01 04:19 / 기사수정 2015.10.01 04:21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보낸 추석이 끝난 뒤 찾아오는 명절 후유증. 추석과는 거리가 먼 듯한 영국 출신 밴드 뮤즈는 축 처진 팬들의 어깨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네번째 내한공연으로 한국을 찾은 이들은 한순간도 팬들과 교감의 끈을 놓지 않았다.

뮤즈는 지난 30일 1만 1천 여명이 모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드론스(Drones)' 발매 기념 아시아 투어로 관객과 만났다. 단독 공연은 2007, 2010년 이후 세 번째이며, 2013년 시티브레이크 헤드라이너로 방한한 후 2년 만에 다시 한국 팬을 찾았다.

매튜 벨라미(리드보컬·기타리스트)는 이날 두 손을 번쩍 들어 '영국 록스피릿'에 목말라있던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팬들의 거친 숨소리로 높아진 공연장 온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자기타를 홀연히 맨 그는 신곡 '싸이코(Psycho)'를 연주했다.

그가 공연장에 불을 놓자 크리스 볼첸홈(베이스 기타)과 도미닉 하워드(드럼)도 힘을 보탰다. 세 명이 각자의 파트에서 수를 놓기 시작한 악기 연주와 노래는 '싸이코'의 코러스와 맞물렸다. 

"희망을 상실한 인간이 시스템에 세뇌되어 '휴먼 드론스'로 변화는 과정을 포착하려고 했다"는 새 앨범 '드론스'의 설명처럼 인간이 기계적으로 종속되는 과정을 담아내는 듯한 퍼포먼스를 펼쳐냈다.

2,3년마다 한국을 찾아오는 뮤즈는 어느덧 한국팬들에게 친숙한 밴드다. 이날도 매튜의 신들린 듯한 기타 연주와 고음과 저음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보컬, 크리스와 도미닉의 쉴틈없는 속주 등은 대형 밴드 부럽지 않은 꽉 찬 사운드를 만들었다.



뮤즈의 대표곡인 '플러그 인 베이비(Plug In Baby)'로 흘러나오자, 스탠딩석과 좌석의 경계는 허물어졌다. 모든 관객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귀를 타고 들어온 익숙한 멜로디는 몸을 무대로 끌어당겼고, 멜로디와 리듬의 구분조차 흐트러졌다.

'대드 인사이드(Dead Inside)' '히스테리아(Hysteria)' '필링 굿(Feeling Good)'은 날카롭고, 긴박하고, 달콤하기까지 한 뮤즈의 세트리스트를 선보였다. '뮤즈'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변주가 곡들의 꼬리에 꼬리를 잡았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대박" "땡큐 서울" 등의 인사로 공연 틈틈이 감사의 뜻을 전한 뮤즈는 공연에서는 거침없었다. 이들이 든 악기는 날이 바짝 선 칼과 같았다. 때로는 잘게, 때로는 두껍게 썰어진 곡들은 단호하게 관객들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땀 냄새 섞인 공기를 타고 전해진 노래들은 성격에 맞게 구성된 대형화면 연출과 관객들의 떼창(큰 무리의 구성원들이 같은 노래를 동시에 부르는 것)과 만나 이 세상을 넘은 종교적인 의식과도 같았다.

'매드니스(Madness)'를 지나 '슈퍼매시브 블랙 홀(Supuermassive Black Hole)' '타임 이즈 런닝 아웃(Time Is Running Out)'을 관통해 '머시(Mercy)' '나이츠 오브 시도니아(Knights of Cydonia)에 이르면서 뮤즈와 관객은 서로 목소리를 주고받았다.

1시간 30여 분간 이어진 공연은 담백했다. 뮤즈는 시작부터 끝까지 온몸으로 함성을 받아내 다시 음악으로 빚어냈다. 관객들의 옷은 어느새 땀으로 뒤범벅이 됐고, 마음은 한없이 가벼워졌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뮤즈 ⓒ 엑세스 이엔티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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