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전북 현대의 갑작스런 탈락으로 K리그가 7년 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서 들러리가 됐다.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K리그 팀인 전북마저 아시아 무대서 짐을 쌌다.
전북의 탈락은 놀랄 만한 소식이었다. 당사자인 전북 외에도 K리그가 전날 열린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 시선을 모았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라이벌들도 K리그를 대표하는 전북을 응원하며 4강 진출을 바랐다. 하지만 원하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탈락을 함께 탄식했다.
17일 오전 기자회견에 나선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두 감독, 주장들은 전북 패배에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서정원 감독은 "전북이 올라가서 아시아를 정복하길 바랐는데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평했고 최용수 감독도 "2-2가 됐을 때 행운의 여신이 전북으로 향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잠시 자리를 떴다가 앉았는데 그새 다른 결과가 나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북마저 무너지면서 K리그는 7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팀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 2009년 포항 스틸러스의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해 FC서울의 준결승 진출까지 꾸준하게 정상권을 유지하던 명맥이 끊어졌다.
K리그 클래식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전북이 힘없이 탈락하자 아시아 무대에서 K리그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이어 결승에 진출하다 지난해부터 우승권서 멀어진 것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달랐다. 차두리는 "마지막으로 남은 전북이 떨어져서 아쉬운 부분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K리그가 아시아에서 많이 뒤처져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 "올해 결과만 가지고 K리그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동안 K리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해왔다. 재정비하면 좋은 성적이 이어질 것"으로 자신했다.
차두리의 의견에 동의한 염기훈은 "챔피언스리그를 치러보면 상대의 개인능력이 좋아졌음을 느낀다. 우리도 뒤처지지 않게 경기장 안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할 것"이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선수들과 달리 서정원, 최용수 감독은 조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서 감독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질 때다. K리그가 아시아 축구를 이끌다시피 했는데 최근에 빛을 못 보고 있다.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감독도 "지금이 과도기다. 한번쯤 고민할 수 있는 시기가 필요했고 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준비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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