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이제 데뷔 1년을 넘은 레드벨벳(웬디, 아이린, 슬기, 조이, 예리)은 3세대 걸그룹 경쟁에서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팀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행복'으로 데뷔한 레드벨벳은 '비 네추럴' 이후 딱 6개월 씩 기간을 두고 미니앨범 '아이스크림케이크'와 정규 1집 '더 레드'를 각각 공개했다.
신인 걸그룹 전쟁터에서 레드벨벳의 이 같은 활동은 주목할 만하다. 실패를 두려워 해 비용이 덜 드는 싱글만 고집하기 보다는 다양한 곡들을 담은 큰 볼륨의 앨범을 제작해 왔다.
미니앨범의 서브 타이틀이던 '오토매틱'을 비롯해 정규 1집의 '오 보이' 같은 곡들은 타이틀곡과는 상반된 레드벨벳의 매력을 보여줬다.
경쟁자인 다른 3세대 걸그룹들이 한가지 콘셉트를 인기가 있을 때 까지 밀어 붙이는 모습을 보여준 것 과는 다르게 레드벨벳은 이 기간 동안 다양한 음악성을 비롯해 콘셉트를 제시해 왔다. 때로는 귀여움 부터 매니시한 모습까지 보여주는 발전방향을 끝 없이 제시해 온 것.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레드벨벳은 같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가장 성공한 걸그룹인 소녀시대의 후배 보다는 1세대 걸그룹 S.E.S의 직계로 봐야 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1세대 아이돌인 H.O.T와 S.E.S의 경우 높은 인지도와 함께 음악성으로 동시에 주목을 받은 그룹이다. H.O.T의 콘셉트는 동방신기 보다는 샤이니가 이어 받았고, S.E.S의 경우는 실험적 성격이 강한 f(x) 보다는 레드벨벳이 더욱 가깝다고 봐야 한다.
레드벨벳은 그 동안 SM이 쌓아온 아이돌 시스템의 집대성을 보여주고 있다. 활동 초반 부터 팬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성숙한 레드벨벳의 모습을 보여왔다. 때로는 f(x)가 할 법한 곡들을 타이틀곡으로 밀어 붙였다.
이번 정규 1집 타이틀곡 '덤덤'의 경우에는 레드벨벳에 대한 SM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나 볼 수 있는 동화스러운 콘셉트를 기반으로 실험적 성격이 가득한 음악을 얹었다. 대중성 보다는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SM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사실 이 같은 실험을 한다는 것은 인지도를 끌어 올려야 하는 신인 걸그룹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대중의 취향은 '쉽고', '즐거워야' 한다. 대중성에 기반을 둔 선배그룹 소녀시대의 경우 '지'라는 명곡을 통해 대세로 올라섰다.
하지만 레드벨벳은 선배가 보여줬던 성공공식을 따르지 않고 대중을 쥐락펴락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는 '독'이 아닌 '약'으로 레드벨벳의 정체성과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데뷔 1년을 맞은 레드벨벳은 SM의 계획대로 독보적인 3세대 걸그룹으로 올라섰다. 다른 경쟁자들 또한 이를 인정하듯 레드벨벳과 대결을 펼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닌 더 보여줄 것이 많다는 것이 이들의 무서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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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