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레바논 원정에 가면 갚아야 할 빚이 많다. 갈 때마다 선장이 바뀌었던 축구대표팀은 이번에는 슈틸리케호로 레바논 원정길에 올랐다. 반드시 달라야 할 레바논전에 중요한 변수는 바로 기성용(27)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해 5일 결전의 땅에 입성했다. 오는 8일에 있을 레바논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차전을 앞두고 담금질을 이어갈 예정이다.
선수들이 레바논전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좋지 않은 기억들을 털어내야 한다. 2011년과 2013년에 한국이 레바논과의 원정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는 과정에서 구자철과 이청용 등이 경험을 했고 큰 아쉬움을 남기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던 바도 있다.
그때와 선수 면면이 바뀐 지금 이번 레바논전의 핵심은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최근에 있었던 두 번의 레바논 원정에 불참했다. 2011년 한국이 1-2로 패할 당시에 기성용은 당시 셀틱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한 후 컨디션 저하로 함께 하지 못했고 2013년에도 경고 누적 등을 이유로 대표팀이 간신히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레바논 원정을 TV로 지켜봐야 했다.
선배, 동료들이 먼저 경험한 레바논 원정의 어려움을 이번에 경험하게 될 터인데 기성용이 이전과는 다른 레바논 원정길을 선사해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 라오스전을 비롯해 최근 대표팀에서 기성용의 역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전체적인 공격과 수비를 풀어주고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하는 빌드업에 대해서도 기성용이 기여하는 부분이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성용은 "2011년과 2013년에 우리가 레바논 원정에서 상당히 어려운 경기를 했었다. 나는 두 경기 모두 레바논에 가지 못했지만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고 경기를 봤을 때 쉽지 않을 듯했다"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환경적인 부분이 우리를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버티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레바논 원정이 우리를 괴롭힌 가장 큰 이유는 경기장의 잔디였다. 국내에 여타 아마추어 경기장보다도 못한 잔디의 상태로 인해서 공이 잘 굴러가지 않는 등 우리가 공격을 이어가는 데 애를 먹은 바 있다.
기성용 등 중원에서 풀어나갈 패스게임이 이러한 잔디의 영향력을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때로는 영리하게 긴 패스의 정확도나 세트피스를 노리는 것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이 과정에서도 또한 기성용 등 미드필더들의 판단과 역할이 중요하다. 처음으로 레바논 원정에 동행하는 기성용이 이전과는 다른 레바논전을 선사해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기성용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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