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단언컨데 당분간 드라마 속 셰프 중의 최고는 '강선우 셰프'다.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경리단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은 표정이 밝았다. tvN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조정석은 만인의 연인으로 거듭났다.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젓던 대학생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떨렸던 은시경도 우리는 잠시 잊었다. 저절로 "네 솊"이라고 부르게 되는 강선우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
그는 "'오 나의 귀신님'을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다. 덕분에 얼굴 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행복했고, 즐겁고, 고마웠고, 했던 좋은 말들을 나열해도 모자랄 정도로 너무 좋다란 말을 하고 싶다"고 각별함을 드러냈다.
'오 나의 귀신님'은 모두의 성장 드라마였다. 밥을 먹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던 강선우가 퓨전 한식 레스토랑을 런칭하고 밥을 만들게 되는 등 인물 하나하나가 성장을 했다. 조정석은 자신의 캐릭터만큼이나 다른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갖고 성장하게 된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조정석은 "선우의 성장에 대해서 뭔가 자세히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보다 내 머리속에 먼저 떠오르고 감명 깊었던 건 다른 이들의 성장이었다. 작가님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예를 들어 2년 동안 유학 다녀온 나봉선의 성장 말이다. 감히 강선우의 요리에 지적하고 조언하고 자기가 먼저 선뜻 키스를 하고 그런 용기 있는. 자전거도 잘 타고 그런 모습들 순애 아버지 식당에서 일하고 그런 모습들 그런 성장들이 쾌감을 느꼈다. 훨씬 더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순애도 잘 보냈고, 은희가 최경장을 용서하고 최경장의 쾌유를 바라고 돌보는 모습도 멋있었고, 그런 다른 사람들의 성장이 와닿았다"고 덧붙였다.
스스로도 여배우복이 있다고 말하는 조정석에게도 이번 '오 나의 귀신님'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박보영은 각별했다. 박보영은 촬영 내내 현장 분위기를 밝고 쾌활하게 이끌어준 조정석에게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정석은 "박보영이 어떤 의미로 애교가 없다고 말하는지는 알고 있다"면서도 "웃는 것 자체가 애교다. 박보영 그 존재 자체가 '러블리'다. 존재 자체가 러블린데 애교가 없다고 하겠냐"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광대승천이 왜 안되겠냐. 존재 자체가 러블리인데. 귀엽고 너무 사랑스럽고 한데 이면에는 배우로서 프로페셔너럴한 정신이 투철한것 같다"며 오랜 시간 연기자로 활동해온 박보영의 프로정신을 높이 샀다. 박보영이 나봉선이었던 순간과 빙의 상태 일 때를 외부에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났던 박보영의 연기와 배역을 대하는 태도가 그랬다.
조정석은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연기 차원에선 강단도 있고 그런 면은 느껴서 '멋있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연기 경력이 꽤 오래되지 않았냐. 나이가 어려도. 그 경력은 절대 무시못한다는 걸 느꼈다"고 아낌없이 칭찬을 건넸다.
물론 조정석도 박보영의 좋은 연기에 화답하듯 남다른 몰입도를 자랑하는 연기와 자상함으로 극을 이끌어나갔다. 박보영의 데뷔 후 첫 키스신을 함께하게 된 그는 이른바 '예쁜 그림'으로 키스신이 그려질 수 있도록 부던히 애를 썼다.
첫 키스신인 박보영 만큼이나 조정석도 긴장을 했다. 그는 "내가 '박보영의 첫 키스신이니 잘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 부담이 됐었다. 박보영도 생애 첫 키스신이니까 얼마나 긴장했겠냐"며 자신은 긴장하지 않으려 했지만 박보영이 눈치 채고 말았다고 너털 웃음을 지었다.
다만 조정석은 박보영과의 키스신에서 시청자들 사이에서 소소하게 화제가 됐던 '붉은 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옆에 있던 쿠션을 끌어안으며 "유독 그 장면에 빨개서 말이 나온 것 같다"면서도 "다른 장면들도 찾아보시면 그렇다. 창피하거나 쑥스럽거나 긴장되고 그래서가 아니다. 연기하다보면 내 귀를 조절할 수 없다"며 연기 도중 자주 있는 일임을 설명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강선우가 좋아했던 나봉선은 어떤 인물이냐라는 것에 대해서도 강선우로의 답을 내놨다. 그는 "소형(박정아)이라는 인물이 나봉선의 대한 감정을 일깨우는데 큰 자극제가 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얘를 좋아하나. 좋아하는 거 같아. 이렇게 인지가 되게끔 말이다"라며 극 초반 잠시 소형과의 감정에 대해 설명을 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메밀전 먹으러 갔을 때 순애가 빙의되지 않은 나봉선이랑 처음 만나며 그때 뭔가 감정들이 디테일하게 자리를 잡지 않았나 싶다"며 "예전에 내 모습을 같은 쭈구리 나봉선에게 분명히 관심은 있었다. 그래서 더 윽박지르고 뭐라고 하고 버럭버럭 했겠지만 그거 자체가 관심이었다. 그러다 순애가 빙의된 나봉선한테 솔직히 조금씩 끌리게 된거다. 매력이 있으니까. 그러다 감기 옮고 순애가 빠져나간 나봉선과 메밀전을 먹으러 갈래 하고 간 다음에는 그때 처음 진짜 나봉선과 만나면서 나의 복합적인 감정들이 자리잡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조정석은 "성장한 나봉선이 강선우에게는 가장 이상형"이라고 단호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결국 순애와 비슷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고개를 저었다. 성장한 나봉선은 감정에 좀 더 솔직해져서 강선우가 만든 요리를 지적하거나 조언을 건네기도 하고, 서툰 자전거도 능숙하게 타게 됐다.
그는 "내가 느낄 때는 좀 다르다. 박보영이 그 디테일을 잘 살려주더라. 참 연기를 잘한다. 순애가 빙의된 나봉선은 어떻게 보면 너무 간 것일 수도 있고, 쭈구리 나봉선은 너무 답답할 수도 있다"며 "예전에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쭈구리 나봉선한테 무의식적인 감정으로 관심은 있었지만, 순애가 빙의된 나봉선한테 매력을 느꼈고 그다음에 마지막에 정점을 찍은 건 성장한 나봉선이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사실 성장한 나봉선이라 함은 한마디로 쭈구리 나봉선인거다. 강선우가 맨처음부터 좋아했던 사람은 나봉선인 것 같다"고 명쾌하게 전했다.
'오 나의 귀신님'은 중간 중간 팬들과의 만남도 있었다. 시청률 공약으로 내걸었던 식사 대접을 실제로 했고, 프리허그 행사도 예정에 있었다. 다만 안전 문제로 인해 아쉽게 취소가 됐다. 그 역시도 많이 아쉬워했다. 대신 팬들과 마지막회를 함께 감상하는 기회가 있었다.
조정석은 "마지막회를 같이 봤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같이 봤는데 와 세상에 드라마가 이렇게 잘되서 마지막회를 팬들과 같이 보는 기회가 언제 있을까 싶었다. 감회가 새롭고 남달랐다"며 "그 느낌 그대로 인 것 같다. 드라마가 찍어가고 나가면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 받을 수록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촬영현장 가는길에 우리 촬영 버스를 보고 '오나귀다!' 하는 거 보면 대단하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뜨거웠던 시청자들의 반응에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조정석은 '오 나의 귀신님'를 마친 소감을 단 한 문장으로 이야기 해달라는 말에 "진짜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제작진과 배우들, 팬들에게 건네는 말이었다.
한편 조정석은 '오 나의 귀신님' 종영 이후 차기작 '저널리스트'로 이번에는 스크린에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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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