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는다. '집념'. 한화의 경기가 그렇고, 이번 시즌 내내의 모습이 그렇다.
한화는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4차전 경기에서 10-9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시즌 전적 56승58패를 만들며 SK에게 패한 5위 KIA와의 승차를 한 경기 차로 좁혔다.
시작은 녹록치 못했다. 선발 안영명이 구자욱과 박해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더니 나바로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3실점했고, 이어 최형우와 박석민, 이승엽에게도 나란히 안타를 내주면서 두 점을 더 헌납해 총 5점을 실점했다. 결국 안영명은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하고 강판됐고, 마운드를 김기현에게 넘겼다.
0-5로 시작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초반 대량 실점에 시작부터 살짝 힘이 빠졌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화는 2회 최진행의 투런포와 김경언의 2루타, 이용규의 적시타로 3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삼성 역시 3점을 더 뽑아내고 8-3으로 달아났다.
5점 차, 그럼에도 쉽게 포기할 리 없는 한화였다. 한화 벤치는 오히려 기민하게 움직였고, 김기현 이후 송창식과 박정진, 김민우가 차례로 나섰다. 일찍부터 띄운 승부수에 포수가 없어 6회 수비부터는 제이크 폭스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 폭스의 말에 따르면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 전부터 폭스에게 포수 준비를 시켰다. 갑작스러워 보였지만 치밀한 계획 하의 출장이었다.
한편 김민우와 폭스의 배터리가 찹쌀떡 호흡을 맞추는 사이 6회말 김회성의 스리런으로 6-8로 따라붙은 한화는 결국 7회, 김경언의 투런포로 8-8의 균형을 맞췄고, 곧바로 터진 폭스의 솔로 홈런으로 9-8로 점수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9회초 김민우가 한 점을 실점하며 다시 동점을 허용, 한화가 9회말 득점에 실패하며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양 팀 모두 10회 침묵했고, 11회초에도 삼성이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한화에게 공격 기회가 돌아왔다. 마운드에는 박근홍. 한화는 이용규가 스트라이크 낫아웃 포일로 출루, 정근우가 볼넷으로 나가면서 1사 1,2루가 됐다. 그리고 김태균의 타석, 김태균이 좌전안타를 때려내고 이용규를 불러들이면서 경기를 매조졌다.
초반 5점의 열세를 뒤집어냈고,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가 결국 승리를 거둔 것이다. 지난 13일 넥센전부터 20일 kt전까지 7연패를 하면서 위기를 맞은 한화는 5강에서 멀어지는 듯 했지만 다시 희망을 밝히고 있다. 불펜의 힘이 떨어지며 한 7연패였지만 이날 선발이 0이닝 5실점으로 내려간 극악의 상황에서도 오히려 불펜의 힘만으로 버티며 승리했다.
끝까지 투지와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 이날 뿐만이 아닌 올시즌 한화의 모습이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시선을 거두지 못하게 하는 한화가 시즌 전체에 대해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선두 삼성을 제압하면서 올시즌 팀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보여준 한화는 이를 기점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위한 전열을 다시금 가다듬고 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