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김고은이 영화 '협녀, 칼의 기억'(감독 박흥식)으로 돌아왔다. 2012년 '은교'로 데뷔해 어느새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로 자리매김한 그가 이번에는 원수를 갚기 위해 일생을 살아가는 홍이로 변신했다.
'협녀, 칼의 기억'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고은은 극 속에서 화려한 액션 연기를 선보였던 것을 떠올리며 "안 아픈 구석이 없었다. 근육통은 항상 달고 있었다"고 웃으며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개봉 전 그는 "총 촬영이 80회차였는데 와이어를 80번 탔다"고 말하며 액션 연기에 힘을 쏟았던 사연을 털어놓은 바 있다. 스스로도 "운동신경이 좋다"고 말할 만큼 몸을 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협녀, 칼의 기억' 촬영 후에는 너무 지쳐 그 좋아하던 운동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김고은은 "체력이 많이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이제 다시 하려고요"라며 이내 다시 선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액션만큼 힘든 것이 감정 연기였다. 김고은은 "처음에는 천진난만했던 친구가 감정의 데미지를 입었을 때의 즉각적인 반응들이 있을 거고, 그걸 겪어낸 다음에 나오는 절제적인 부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감정신이 워낙 많아서 그런 점에 있어 조금 힘들기도 했다"며 마지막 신에 대해 "특히 마지막 신에서는 그 감정이 희석되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다"고 느낀 점을 털어놓았다.
대사 톤 역시 감독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상의해 조절했다 김고은은 "너무 사극적인 느낌은 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담없이 했다. 대신 억양으로 사극을 나타내는 건 피했으면 좋겠다는 얘길 해주셔서 그 부분에 중점을 많이 뒀다"고 설명을 이었다.
'은교'에 이어 '몬스터'(2014), '차이나타운'(2015)까지 김고은이라는 배우를 떠올렸을 때 '강렬하다'는 단어 역시 늘 함께 따라왔다. 이에 김고은은 "데뷔 후에 들어오는 시나리오들이 대체적으로 장르적인 게 많았던 것 같다. 오히려 나도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시나리오를 찾았지만 그게 좀 어렵더라"며 미소 지었다.
'그만한 매력이 있기에 그런 것 아니겠냐'는 말에 김고은은 "'저의 매력은 뭐에요?'같은 질문은 절대 하지 않는다. 알고 싶지도 않다"고 웃으며 "자기가 예쁜 줄 아는 사람은 별 매력이 없는 것처럼, 자기의 매력을 스스로 알아버리면 나도 모르게 거기에 대해 어필하게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내 매력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이 있으면 계속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김고은이 그리고 있는 앞으로의 모습은 무엇일까. 그는 "배우이긴 하지만, 좀 모던하게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나는 그저 연기가 좋은 것뿐이다. 그 외적으로 따라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욕심도, 지향점도 없다. 나 개인의 삶 역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런 점으로 미뤄보면 지금까지는 잘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성난 변호사', '계춘할망' 등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김고은은 조만간 첫 드라마 도전작인 '치즈 인 더 트랩'을 통해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다.
그는 "처음 도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결정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하지만, 일단 결정한 후에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맡긴다"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일들을 맞이하는 심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자신의 길을 다져가고 있는 김고은의 발걸음에 기대가 더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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