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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들어올리는 힘은 김도훈의 '마인드 케어'

기사입력 2015.08.20 09:28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어려운 시기에 인천 유나이티드가 더욱 힘을 내고 있다. 3연패 뒤 2연승을 달렸다. 벤치에는 감독도 없었고 이번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이천수와 요니치 등 주축 선수들도 징계 등의 사정으로 빠진 상황이었다.

이미 익숙한 사실이 되어버린 구단의 재정난과 선수들의 월급 문제 등 여러 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인천은 꿋꿋하게 가야 할 길을 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수장 김도훈 감독의 정신력과 마인드에 대한 케어가 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19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6라운드에서 제주를 1-0으로 눌렀다. 경기내용을 보면 인천다운 승리라는 평가가 가능했다. 이번 시즌 후반전에 승부수를 거는 전략으로 승점들을 자주 벌었던 인천이었다. 이번에도 진성욱과 케빈 등 주요 공격수들을 후반에 투입하는 승부수로 진성욱의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케빈이 머리로 떨어뜨려줬고 박세직의 일차슈팅에 이어 진성욱의 득점이 나왔다.

올 시즌 인천은 준비가 부족해서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실제로도 주변 여건이 다른 팀들에 비해서는 좋지 못했다. 그러한 사이에서도 김도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올 시즌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어가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팀에게는 정신적인 지주가 필요한데 이러한 역할을 김도훈 감독이 해내고 있고 선수들도 믿고 따르며 김 감독의 구상을 100프로 이상 잘 구현해내고 있다.

어떠한 전술적인 색깔보다 인천은 쉽게 지지 않는 축구로 눈길을 끈다. 90분 전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한골의 승부라면 인천의 경기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정신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도훈 감독이 내세운 '늑대 축구'가 인천에게 잘 어울리는 단어가 된 것도 이때문이고 "정신력에서만큼은 우리가 최고"라고 자부하는 김도훈 감독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김도훈 감독이 선수들을 깨우는 힘은 말과 행동이다. 우선 입으로 전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통해 선수들의 정신력이 단단해질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날 설사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문제가 있더라도 정신력을 통해 극복하도록 만들었다. 이번 제주전을 앞두고도 그랬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전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우리가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있어야 된다고 말을 했었다"면서 "시즌이 시작될 때 어려웠던 시기를 겪으면서 우리가 강해지고 성장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선수들이 힘들어보일 때면 내가 이야기해주는 것이 있다. '우리가 힘들게 뛰면 상대는 죽는다'고 말해준다. 정신이 육체를 끌고 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훈련때도 90분동안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해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그래야 보는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고 그러한 면이 강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이어가는 모습도 선수들을 자극하고 있다. 제주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도 김도훈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선발로 투입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2연승을 하면 얼마전의 부진들을 만회하고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되는 상황에서 핵심들을 빼는 것은 다소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었는데 김 감독은 행동에 옮겼다.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선수들을 투입한다는 나름대로의 기준에 맞춘 일이었고 이러한 결단이 전 선수를 하나로 묶는 데도 도움을 준 것으로 보였다.

김도훈 감독은 "아무래도 선수들은 경기를 나가고 안 나가는 것에 따라서 자극을 받는다. 전남전에 바꾼 전술의 변화를 다시 한번 갈 수 있을까 해서 갔는데 체력적인 부담이 조금 있었다. 정신적인 부담은 없었다"면서 "오늘 진성욱, 케빈 선수 등이 기회를 못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내가 보기에는 주전인데 오늘은 컨디션이 좋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주전들도 긴장을 하고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인천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후반기 승점 쌓기에는 좋은 분위기로도 다시 전환됐다. 남은 일정을 앞으로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따라 상위 스플릿을 갈 수 있을 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효과를 보고 있는 전술의 변화와 김도훈 감독의 '마인드 케어'를 등에 업은 인천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김도훈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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