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우한(중국), 김형민 기자] 축구대표팀의 '트러블 메이커'들이 북한전에 특수한 임무를 띄고 출격한다. 상대의 밀집 수비를 파괴해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9일 중국 우한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북한과 2015 동아시안컵 3차전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1승 1무를 기록한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 북한을 누른다면 자력으로 7년만에 이 대회 챔피언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1차전과 2차전에 많은 선수들을 실험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선수들을 섞은 정예 멤버들을 꾸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러블 메이커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국만 만나면 그동안 밀집 수비를 바탕으로 긴 패스와 역습을 시도했던 북한의 골망을 뚫는 데 이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대표팀은 경기를 앞두고 훈련때마다 수비를 붕괴시키는 연습에 매진해왔다. 빠르고 쉬운 패스를 통해서 기회를 만드는 움직임을 반복했고 미니게임에서도 후방에서 강하게 중거리슈팅을 때리는 시도도 하며 발 끝의 감각을 예리하게 다지기도 했다.
결국 이번 경기의 핵심은 북한 수비망을 뚫는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선수들이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가느냐가 매우 중요하게 됐다. 팀내에 많은 트러블 메이커들이 있다는 점은 큰 자신감이 된다. 김승대와 이재성 등은 각자의 다른 방식으로 상대 수비지역에 문제를 만들어내며 곤욕스럽게 해왔고 이번 북한전에서도 같은 활약이 기대된다.
줄타기의 달인, 김승대는 북한의 뒷공간을 노린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김승대의 '라인 브레이킹'이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전체적인 수비라인과 분위기를 읽고 교묘하게 오프사이드 라인을 무너뜨리고 빠져들어간다. 이외에도 김승대는 좌우와 중앙 등 다양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좋은 크로스와 공격적인 패스로 활로를 찾기도 한다.
이를 지난 중국전에서 확인한 북한의 김창복 감독도 특별하게 김승대를 경계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활동량이 매우 좋아보였다. 대비책을 세워서 잘 막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승대도 "맨투나 경계 들어오면 공간 만들 수 있게 더 뛰겠다. 나도 그런 맨투를 이기면 성장할 수 있다. 준비 잘하겠다"며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또다른 트러블 메이커, 이재성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성은 대표팀 중원의 열쇠다. 측면과 중앙 포지션을 다양하게 소화하고 있는 이재성은 중국전에는 선발, 일본전에는 교체로 나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활약을 했다. 특히 중국을 상대로 두 번의 날카로운 침투패스로 공격수들의 득점을 도운 장면은 걸작으로 남았다.
힘과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들어올 북한을 맞아 이재성의 영리한 플레이가 좋은 위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성은 "북한은 피지컬과 강한 정신력을 가졌다. 롱볼 플레이 스타일인데 잘 분석해서 우리만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khm193@xportsnews.com /사진=김승대 ⓒ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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