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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처음 꺾은 벵거, 11년 묵은 체증 뚫다

기사입력 2015.08.03 00:51 / 기사수정 2015.08.03 00:54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첫 복수의 시간까지 11년이나 걸렸다. 아르센 벵거(66) 감독이 마침내 조제 무리뉴(52) 감독을 극복했다. 

벵거 감독이 이끈 아스날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잉글랜드축구협회(FA) 커뮤니티 실드에서 첼시를 1-0으로 제압했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커뮤니티 실드에 참가한 아스날이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첼시를 잡아내면서 지난 시즌의 영광을 이어감과 동시에 새로운 시즌 출발을 산뜻하게 했다. 

어김없이 시즌을 알리는 한방은 벵거 감독과 무리뉴 감독의 설전이었다. 가뜩이나 올해는 두 팀이 커뮤니티 실드에서 먼저 만나게 되면서 두 감독의 입싸움은 조금 일찍 벌어졌다. 

당연히 선수는 무리뉴 감독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달 "아스날이 지난 3~4년간 지출한 비용을 보면 놀라게 된다. 좋은 선수들로 스쿼드를 채웠고 환상적인 골키퍼까지 갖췄다"며 "계산기를 써보면 간단하다. 감독이나 기자들이 가장 정확하면서 객관적인 일"이라고 돈을 많이 쓰고도 우승 횟수가 적은 아스날을 비꼬았다. 

가만 있을 벵거 감독이 아니다. 벵거 감독은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은 신경쓰지 않지만 우리는 필요할 때 돈을 쓴다"면서 "그보다 우리가 아스날에서 발굴한 선수들을 통계로 내보면 더 놀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첼시와 아스날이 만나면 늘 그랬다. 두 감독은 정반대의 축구 철학과 지도 방식으로 양 극단에 섰다. 자신의 생각이 옳음을 승리를 통해 증명해야 했다. 그리고 늘 무리뉴 감독이 웃었다.

벵거 감독은 이상하게도 무리뉴 감독만 만나면 작아졌다. 지난 2004년 무리뉴 감독이 첼시 지휘봉을 잡으면서 시작된 두 감독의 맞대결은 13번을 치르는 동안 7승6무의 일방적인 첼시의 우세였다. 

그렇다 보니 벵거 감독은 늘 자존심을 다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관음중 환자', '실패 전문가'라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듣고도 화를 삭혀야만 했다. 그것이 승부의 세계를 사는 감독의 숙명이었다. 

축구와 입싸움에서 늘 패하면서 무리뉴 감독으로 인해 쌓인 벵거 감독의 체증이 마침내 뚫렸다. 무려 11년간 묵은 체증이 전반 24분에 터진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의 결승골로 말끔하게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1승6무7패. 무리뉴 감독을 향한 벵거 감독의 반격이 이제 시작됐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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