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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홍민기의 4년 - 1 매드라이프,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기사입력 2015.08.02 01:44 / 기사수정 2015.08.02 10:05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2011년 가을, 한국에 리그 오브 레전드가 소개된 후 어느덧 4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그 역사와 함께 시작해서 지금까지 프로게이머 인생을 걷는 선수가 있다. 바로 ‘매드라이프’ 홍민기.

지존x어둠 팀에서 원거리 딜러로 시작한 홍민기는 MiG와 아주부, 그리고 CJ 엔투스를 거치며 한국의 대표적인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이자 세계적인 서포터로 이름을 알렸다.

언제나 경기장에서 굳은 얼굴로 경기를 펼치던 홍민기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을 때 약간의 걱정도 있었다. 항상 표정이 없어 과묵한 성격이 아닐까 하는 걱정, 그리고 말수가 적으면 어떻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홍민기와 마주 앉았을 때 그는 내 예상을 깨고 밝은 표정으로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치 경기장에 있는 ‘매드라이프’와 내 눈앞의 홍민기는 다른 사람인 양.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그와 몇 가지 가벼운 이야기를 나눴다.

홍민기와 나눈 인터뷰는 총 3번에 나눠 게재될 예정이며, 첫 편에서는 홍민기와 가볍게 나눈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어 2편에서는 홍민기의 프로게이머 4년에 관한 이야기가, 마지막 편에서는 그와 함께 프로게이머 생활을 보낸 동료, 그리고 경쟁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평소에 부스에서 표정 변화가 없다. 다른 이유가 있는가?


부스 밖에서 팬들이 우리를 지켜보거나 카메라로 모습을 담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걸 하나하나 신경 쓰다가는 집중할 수 없다. 부스에 팀원 다섯 명만 있고 밖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게임에만 집중한다. 그렇게 하니 자연스럽게 게임에 집중할 수 있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밖에서 보면 항상 긴장해서 굳어 있는 거로 보인다. 

게임에 지고 나서는 당연히 웃을 수 없다. 그리고 경기에 이기더라도 방심하다 지는 팀도 많이 봤고, 한 경기로 리그가 끝나는 게 아니니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절대 기쁜 내색을 하지 않는다. 언제나 1세트 경기를 치른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 대신 경기 외 인터뷰 같은 자리에서는 평소대로 많이 웃는다.


그동안 어느 선수와 같은 방을 썼는지.

룸메이트도 내 선수 생활 기간인 4년간의 역사가 있다. 지존x어둠 시절이나 MiG 시절에는 단칸방에서 모두가 같이 잤다. 아주부 스폰을 받고 나서야 더 넓은 숙소에서 지낼 수 있었다. 


서포터는 무조건 원거리 딜러와 같은 방을 쓰라는 강현종 감독님의 지시가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건웅’ 장건웅과 방을 썼고, 이후에는 ‘헤르메스’ 김강환, ‘스페이스’ 선호산과 같이 지냈다.

선호산이 몸에 열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항상 에어컨을 켜두는데, 하루는 너무 추워서 못 버티고 부엌 싱크대에서 잠을 잤다. 이걸 강현종 감독님이 보고는 ‘엠비션’ 강찬용, 그리고 ‘샤이’ 박상면과 함께 잠을 자도록 했다.

내가 자면서 코를 많이 고는 편이다. 그걸 강찬용 선수가 못 버티더라. 본인이 밤에 잠을 잘 수 없는 정도라고 해서 이번에는 내가 밖으로 나갔고, ‘코코’ 신진영과 마루에서 잠을 잤다. 그런데 선호산이 또 방이 덥다고 마루에 나와서 에어컨을 켜고 자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제 마루가 춥다. 어디서 잠을 자야 할지 항상 고민이다. (웃음)

스타크래프트2팀 선수와 같은 연습실을 쓰는데 혹시 친한 선수가 있는지.

조병세, 정우용, 김준호와 친하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맞는 부분이 있어서 자주 이야기를 한다.

팬들이 주는 선물은 어떻게 보관하나?

일단 경기 후 팬미팅을 진행하고 선물을 받아서 숙소에 온다. 가장 먼저 먹는 것과 다른 선물을 나눈다. 먹을 것은 식탁에 두고, 나머지 선물은 숙소에 보관했다가 집에 갈 때 가져간다. 편지는 키보드 가방에 잘 넣어둔다. 3년 정도 편지를 모았다가 한 번 집에 가져다 뒀고, 나머지 편지들은 키보드 가방에 다시 모아뒀다.

먹는 음식은 식탁에 뒀다가 연습실에 가져가서 나눠 먹는다. 호산이가 연습 중에 한 번 나갔다 오면 먹을 게 한두 개 사라져 있더라. (웃음)


쉬는 날은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하다.

평일 연습 중 쉬는 시간에는 보통 잠을 자거나 개인 연습도 하고 솔로 랭크 게임도 즐긴다. 주말에는 보통 집에 가거나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닌다. 리그 오브 레전드 외에 게임도 많이 하고 싶지만, 시즌 중에는 다른 게임을 하기 꺼려져서 잘 하지 않는다. 가능한 한 생산적인 일을 하려고 한다.

예전에는 주말에 집에 갔다가 PC방에도 들렸는데, 올해 섬머 시즌 들어서는 ‘어차피 비시즌 기간에 많이 할테니 지금은 참자’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좋하는 게임은 GTA 시리즈나 위쳐 시리즈이다. 두 게임 모두 플레이 타임이 어마어마하다. 주말에 감질나게 하느니 비시즌에 몰아서 열심히 할 계획이다.

맛있는 걸 먹으러 간다고 했는데, 어떤 음식을 좋아하나.

초밥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여름에 초밥을 조심하라 하셔서 요즘은 조심하고 있다. 최근에 브런치를 먹으러 갔는데 나한테 맞더라. 맛있는 집을 찾아다닐 생각이다. (웃음)

입맛이 까다롭지는 않지만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걸 즐기지 않았다. 감자탕도 스무 살 들어서야 처음 먹어봤을 정도다. 섬머 시즌 들어서 맛있는 음식을 찾아 많이 다니고 있다.

좋아하는 음악이 있는가, 혹시 팬들에게 추천할 음악이 있다면.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하면서 음악을 많이 듣게 됐다. PVP 콘텐츠를 좋아해서 투기장 연습도 하고 네임드 영상도 봤다. 재미있고 멋진 장면이 나오면 흥분되기도 한다. 그때부터 영상에 나온 음악을 찾아들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다 보면 흥겨운 락 음악을 주로 듣게 된다. 한 곡 한 곡 소개하기는 시간이 걸리니 개인 방송을 통해 들어보셨으면 좋겠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어떻게 즐겼는지.

듀로탄 서버 얼라이언스 진영이었다. 노움 도적이 주 캐릭터다. 얼라이언스를 좋아했는데 드레나이는 내 취향이 아니고 나엘과 인간은 너무 많았다. 당시 드워프는 도적이 없었기에 노움 도적을 선택했다. 노움은 키가 작아 타겟팅이 잘 안돼서 좋다. 그리고 개그 캐릭터인데 야비하기도 해서 마음에 들더라.

불타는 성전 시절에는 호드 진영을 플레이했다. 언데드 남자 도적과 법사를 즐겼다. 그러다 재미있는 캐릭을 키워보자는 생각에 리치왕의 분노 들어서 노움 도적으로 바꿨다.

스타크래프트2도 즐겼다고 했는데, 어떤 종족인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스포츠 게임은 정말 못한다. 스타크래프트2는 아케이드에 있는 AOS 장르 게임을 즐겼다.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히드라 모델링이면서 쓰레쉬처럼 멀리서 적을 끌어오는 캐릭터를 즐겨 했다. 스타크래프트 2를 하다가 친구가 같이 하자고 한 게임이 리그 오브 레전드였다.

원래 AOS 장르를 좋아하던 홍민기에게 리그 오브 레전드는 그의 인생을 특별하게 만든 게임이었다. 홍민기가 리그 오브 레전드에 처음 받은 느낌은 어떤 것일까.

(다음 편에 계속)

vallen@xportsnews.com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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