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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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링트럴' 정윤성, 다시 팬 앞에 서기까지

기사입력 2015.07.28 03:47 / 기사수정 2015.07.28 03:48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에서는 매주 e스포츠와 게임, 그리고 IT에 관한 사람과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박상진의 e스토리'를 연재합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은퇴한 프로게이머는 흔히 입대하거나 코치나 해설 등의 '제2의 인생'을 개척한다. 이 중 개인 인터넷 방송이나 게임 TV에 출연하기도 한다.

긴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이던 '링트럴' 정윤성(이하 링트럴) 역시 프로게이머를 은퇴하고 제2의 인생을 개척 중이다. 2012년 5월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정윤성은 LG-IM(현 LZ-IM)에서 정글러로 활약하며 2013년 2월 IEM7 상파울루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는 우승 직후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후 그는 간간이 게임 예능 방송, 그리고 소규모 게임 대회 중계로 모습을 드러낼 뿐이었다. 그런 그가 돌연 자신이 프로게이머로 활동한 종목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야스오' 챔피언 코스프레로 대중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과연 그는 그간 무슨 일을 하며 지냈을까. 링트럴과 만나 게이머 은퇴 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누기 전 그는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바로 은퇴 당시의 심경에 관한 이야기였다. 
 
팀에서 나올 당시 상황 어떻게 흘러갔나?


개인적인 일이 있었다. 팀에 이야기했는데 잘 해결되지 않아 혼자 판단으로 숙소를 나왔다. 그러고 나서 강동훈 감독님에게 연락이 왔는데, 뭐라고 반론할 필요도 없이 내 잘못이 확실한 일이었다. 그래서 팀에서 나오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더 원만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내가 너무 성급한 나머지 극단적인 방법으로 팀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들었던 거 같다. 1년 가까이 같이 생활한 팀이었는데, 나오고 나서 팀 분위기도 안 좋았고 나도 많이 방황했다.

내가 좋지 않은 행동을 했지만 결국 강동훈 감독님이 잘 이해해주셨다고 생각한다.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도 시간이 되면 롤챔스 현장에 찾아가 IM팀 을 응원하기도 한다.


팀을 나오고 나서 어떻게 지냈는지.


방황하는 시간이 꽤 되었다. 그리도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 학교에 복학하고 지방 축제 등에서 게임 대회가 있다면 해설로 활동했다. 그리고 대학 e스포츠 관련 동아리에서도 활동했다. 그러다 블리자드 관련 행사에서 지인을 통해 스파이럴 캣츠 '타샤' 오고은 팀장님을 알게 되었다. 같이 스파이럴 캣츠 활동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주셔서 고민 끝에 승낙했다.

스파이럴 캣츠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가.

보통 스파이럴 캣츠에서 진행하는 방송 출연을 담당하고 있고, 기회가 되면 코스프레도 참여하고 있다. 얼마 전 선보였던 야스오 코스프레도 같은 선상에서 진행했다. 하스스톤이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그리고 선수 생활을 했던 종목인 리그 오브 레전드 방송도 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다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전 프로 출신들은 대부분 마스터 티어에 있더라. 나 역시 마스터 티어에 오르는 걸 목표로 게임 중이고, 현재 다이아1 승급전을 치르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이하 롤챔스)도 꾸준히 보고 있나?

가능한 한 놓치지 않고 다 챙겨보려 한다. 해외 대회도 많이 보는 편인데 신선하고 재미있는 챔피언 활용이 많이 보여서 흥미롭다. "저게 가능한가"라는 챔피언 조합으로 승리하는 걸 보면 리그 오브 레전드도 아직 연구할 부분이 많이 남은 게임이라 생각한다.

롤챔스나 해외 리그를 보면서 현역시절 자신을 보는 듯한 느낌의 선수가 있다면.

역시 SK텔레콤 T1 뱅 '더 정글 갓' 기 배성웅이 아닐까? (웃음) 농담이 심했다. 요즘 선수들은 다 현역시절 나보다 잘한다. 현역 시절 나도 어디서 밀리지 않는 정도의 실력의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러운 생각을 가지고 선수 생활을 했다.

당시에도 '댄디' 최인규, '카카오' 이병권, '인섹' 최인석 등 잘하는 선수가 많았다. 이 선수들을 따라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마 같은 시기에 선수 생활을 했다는 게 영광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역 시절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선수는 누구인지.

'인섹' 최인석이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다. 내가 활동할 당시만 하더라도 최상위권 정글러는 아니었지만 까다로운 타입의 선수였다. 최인석 특유의 갑자기 치고 나오는 전투 스타일을 예상하기 힘들었고, 그게 최인석의 장점이었다. 결국 로얄 클럽 소속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도 갈 정도로 잘하는 선수다.


선수 시절 당시 경기 중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는가.

CLG NA 팀이 한국에서 활동할 당시 치렀던 경기다. 내가 마오카이를 선택했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블루 정글 몬스터 지역 벽을 점멸로 통과하는 데 실패했다. 그 실수로 경기 내내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하면서 패한 경기가 기억난다.

같이 활동했던 선수 중에 지금까지 활동하는 선수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대단한 선수들이다. CJ 엔투스 '매드라이프' 홍민기 같이 당시 같이 활동하던 선수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거만으로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같은 팀에서 활동했던 '라일락' 전호진 선수도 좋아한다.

지금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받는 '페이커' 이상혁을 평가하자면.

평가하는 거 자체가 건방진 일인 거 같긴 하다. (웃음) 꼭 해야 한다면 이상혁을 상대하는 선수들 모두가 존경스럽다. 내가 오래 살지는 않았고, 그 동안 스스로 잘 했다고 한 일도 많지는 않다. 그래도 이상혁이 제대로 활동하기 전 은퇴한 건 정말 잘한 거 같다. 대체 이상혁을 상대로 어떻게 게임을 할 수 있는 지 모르겠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상혁과 같은 팀의 '벵기' 배성웅이 지금 정글러 중 가장 잘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미드라이너와 호흡을 맞춰서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한다. 그러면서 실험적인 챔피언 운용도 잘한다. 기본적인 시야 확보도 잘하고, 상대 정글 지역에 카운터 정글도 잘 간다. 기본적인 걸 정말 잘하는 선수다.

스파이럴 캣츠에 소속되어 가장 먼저 공개한 작품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야스오다. 야스오를 선택한 이유는?

스파이럴 캣츠 '타샤' 오고은 팀장님의 제의였다. 일단 머리가 긴 리그 오브 남성 챔피언 중 코믹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찾다 보니 야스오가 있었다. 상의를 벗어야 한다는 부담은 있었지만 그게 오히려 보는 사람에게 재미 요소가 되었더라. 팀장님의 안목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스파이럴 캣츠에서 방송도 담당한다고 했는데, 최근 어떤 게임을 방송했나.

게임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를 통해 주로 새벽 시간에 리그 오브 레전드를 위주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하스스톤, 그리고 가장 최근 모바일 게임인 베인글로리 방송을 진행했다. 베인글로리는 AOS 게임을 모바일로 옮긴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이라면 다들 캐쥬얼함을 생각하지만, 이 게임은 평타 캔슬이나 다양한 액티브 아이템을 지원하면서 모바일 게임 중 깊게 파고들만한 요소가 있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처음 입문하기는 쉽지만, 일정 단계 이상에 오르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게임이다.

게임 플레이 외에 다른 방송 계획도 있는지.

아무래도 다시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다 보니 롤챔스 관련으로도 방송하고 싶어졌다. 기회가 된다면 프로 야구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편파 중계를 한번 해보고 싶다. (웃음)

선수로서, 그리고 선수 생활 이후에도 많은 팬이 자신을 기억해주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처음 리그 오브 레전드 교육 방송으로 시작해 친근하게 다가갔고, 좋은 성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프로 선수 활동을 해서 다들 많이 기억해주시는 거 같다. 선수 생활을 마칠 때 좋은 모습을 남기지 못했지만, 항상 기억해주고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거로 이번 인생은 이미 반쯤 성공한 거로 생각한다. 나를 기억해주는 분들 덕분에 게이머 이후에도 다른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거다. 어떻게 보면 기회를 주신 건 팬들이라 생각하고, 항상 감사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지금까지 계속 링트럴을 기억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이야기 외에 드릴 말씀이 없다. 몇 번이고 감사드린다. 이전처럼 사랑해주시고 지켜봐 주시는 팬에게 실망이 될만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

최근 스파이럴 캣츠에서 활동 중인데, 앞으로도 노력하는 링트럴이 되겠다. 다시 여러분 앞에 설 기회를 준 '타샤' 오고은 팀장님과 같이 활동하는 '도레미' 이혜민 님도 같이 좋아해 주시고 사랑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길을 가다가 만나도 친근하게 인사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언젠가 직접 뵐 날이 있다면 부담 없이 와서 이야기를 걸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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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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