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아름다운 퇴장이란 표현이 과하지 않다. 무대를 즐기며 모든 것을 쏟아낸 김연우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19일 방송된 MBC 예능 '일밤-복면가왕'에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는 '노래왕 퉁키'와의 맞대결에서 패해 5연승에 실패했다.
'노래왕 퉁키'는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부르며 폭발적인 가창력과 화끈한 무대매너를 자랑했다. 반면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는 한복을 입고 민요 '한오백년'과 '진도 아리랑'을 열창했다. 판정단 투표 결과 '노래왕 퉁키'가 8대 가왕으로 등극했고 클레오파트라는 10주 만에 가면을 벗었다. 많은 이들이 예상했듯 정체는 가수 김연우였다.
불멸일 것만 같았던 장기집권이 끝났지만 가면을 벗은 그의 얼굴에는 아쉬움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연우는 "정말 홀가분하고 시원한데 섭섭한 것도 있고. 시원섭섭한 게 이런 기분인 것 같다"며 웃는 얼굴로 소감을 밝혔다.
그간 김연우의 장기집권을 바라보는 시각은 호불호로 나뉘었다. 가면으로 얼굴을 꽁꽁 가리고 있지만 특유의 음색과 가창력 때문에 정체가 금세 탄로 났기 때문이다. 김연우를 김연우로 부르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명예졸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모두가 정체를 아는 상황에서 장기 집권이 이어진 탓에 프로그램의 긴장감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여러 재미 요인 중 하나에 불과했을 뿐이다. 클레오파트라가 펼치는 감동의 무대를 보길 원하는 시청자의 관심까지 꺾이지 않았다.
김연우는 흠 잡을 데 없는 보컬의 신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가왕전마다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다. 가면 속에 자신을 내려놓고 무대를 온전히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탈락을 두려워하지 않고 민요를 선곡, 파격적인 면모를 드러낸 점도 진정한 가왕다웠다.
김연우는 ‘복면가왕’의 재미가 가면 뒤의 주인공이 누굴까 추측하는 궁금증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했다. 매주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며 '추리를 넘어서는' 재미와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언제부턴가 그의 정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게 됐다. 자신의 능력을 경신하는 모습만으로도 값진 볼거리로 작용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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