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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졸업생' 박경수, 그의 야구는 '지금부터'

기사입력 2015.07.15 06:24 / 기사수정 2015.07.15 12:00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만년 유망주'였던 박경수(31,kt)가 드디어 껍질을 깨고 나오기 시작했다.

2003년 성남고를 졸업한 뒤 4억 3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LG 트윈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박경수. 금액과 지명순위가 말해주듯 그를 향한 기대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프로 데뷔 첫해 2할7푼3리의 타율로 성공적인 1군 무대에서 정착하나 싶었지만, 계속된 부상과 좀처럼 터질듯하면서도 터지지 않았던 그의 잠재력은 오히려 그에게 '독'이 됐다.

그리고 2014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박경수는 10년을 함께한 LG를 떠나 '신생팀' kt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나 개막후 5월까지 그는 타율 2할2푼6리에 머물면서 좀처럼 자신의 야구를 하지 못했다. "20홈런도 가능하다"는 조범현 감독의 예상도 빗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조범현 감독은 박경수에게 계속 기회를 줬고, 그 기다림은 조금씩 박경수에게 내재돼 있던 잠재력을 깨워내기 시작했다.

"부담많던 유망주 꼬리표, 이제 야구가 즐겁다."

6월 한달 2할8푼2리의 타율로 조금씩 타격감을 살려가기 시작한 박경수는 7월 7경기기에서 무려 4할5푼8리의 타율과 5홈런을 때려냈다. 장타율은 1.208에 달했고, OPS(출루율+장타율)은 1.744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최근 활약에 대한 비결에 대해 박경수는 "따로 웨이트를 늘리거나 하거나 하지 않았다. 평소와 같았다. 대신 경기를 하면서 노림수 같은 것이 좋아졌다"며 입을 열었다. 특히 이숭용 타격코치와 황병일 수석코치의 조언은 잠자던 그의 타격을 깨웠다. "그동안 타격 타이밍을 뒤로 가지고 가면서 필요없는 힘이 들어갔었다. 이숭용 코치님께서 타격 타이밍을 앞으로 가지고 가라고 조언해주셨는데, 이 부분이 잘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황병일 코치님께서도 임펙트 순간에 간결하게 짧고 간결하게 가지고 가는 법을 짚어주셨는데, 그것까지 되면서 최근 타격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독하게 떼지 못했던 '유망주 꼬리표'에 대해 박경수는 "부담이 많았다. 잘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었다"며 "요즘은 야구가 즐겁다"고 웃어보였다.



"어린 선수들이 눈치 안보고 자신있게 경기하는 분위기 됐으면 좋겠다."

어느덧 프로 데뷔 13년 차. 어린 선수들이 대부분인 kt에서 박경수는 중고참급 선수로 선배보다는 후배들이 더 많다. 그런만큼 프로무대를 먼저 밟은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그는 어린 선수들의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어린 선수들이 아직 경험이 없는데, 그런 상황에서 눈치보고 억압된 분위기에서 경기를 하면 될 것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있게 적극적으로 하다가 나온 것이면 소극적인 것보다 더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kt는 시즌 초보다 좀 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해졌다. 성적이 잘 나온 영향도 있었지만, 어린 선수들이 자신이 가진 능력을 펼쳐 보일 수 있도록 한 고참급 선수들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팀 분위기에 대해 "팀 분위기는 정말 좋다. (신)명철형이 주장을 하면서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코칭 스태프들도 성적이 좋든 안좋든 분위기 하나만큼은 똑같이 좋게 가지고 가자고 이야기한다. 선수들 역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우리 외국인선수들이 하나같이 착하고 좋다. 옥스프링은 이제 한국 사람이 다 된 것 같고, 마르테와 댄블랙도 성격이 정말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치상 목표? 일단은 한 시즌 제대로 소화하고 싶다."

지난 시즌 말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끝까지 함께 하지 못했다. 그런만큼 박경수는 지금까지 건강하게 경기에서 뛰게 해준 트레이닝 파트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트레이너 파트에서 도움을 많이 줬다. 시즌 전 햄스트링 부담이 있었는데, 햄스트링 부상은 항상 예고없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관리를 해주신다"며 "몸에 밸런스 맞추는 법, 어느 부분의 근력이 좋고 나쁜지를 알려주시고 운동 방법에 대해 많은 도움을 알려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트레이너 파트에 관리를 받은 박경수는 현재 2경기 빼고 모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야구까지 잘되는 만큼 거창한 목표 하나 쯤은 있을 법 했지만 그는 겸손했다. "내가 9시즌을 꾸준히 해서 FA를 얻은 것도 아니고, 아직 풀타임도 제대로 뛰지 못했다. 그래서 올시즌 목표를 수치로 안잡고 있다. 풀타임을 몇시즌 뛰어야 무엇이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길텐데, 일단은 몸이 안 아프고 한 시즌을 제대로 뛰고 싶다. 그래야 야구에 대해서 느끼고, 무엇을 보완하고 욕심낼 수 있을지 내 자신이 알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부상없이 보내는 것이 내 목표다"

이숭용 코치 역시 박경수에 올시즌은 '경험의 해'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이숭용 코치는 "밖에서 봤을 때 보다 (박)경수는 가지고 있는 것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그동안 이 잠재력을 왜 터트리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고, 경수와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며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은만큼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올해 많이 실패하라고 이야기했다. 많이 실패하고 메모하고, 분석하면 내년에는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애정 가득한 말을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박경수 ⓒ엑스포츠뉴스DB, kt w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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