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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한국여자배구가 일본의 벽을 넘으려면. - 2.

기사입력 2007.11.05 13:41 / 기사수정 2007.11.05 13:41

편집부 기자

  스코어를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제2의 상황에 대한 대처, 그리고 2단 플레이의 완성.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팽팽하게 진행되던 한국과 일본의 승부가 엇갈린 것은 바로 이 부분에서였습니다. 현재 서브와 리시브와 함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안 좋은 볼에 대한 대처능력과 블로킹리시브로 살린 볼이나 디그로 올린 볼을 처리할 수 있는 조직력이 관건이었죠.

  1년 전의 세계선수권과 이번 월드컵대회의 일본전과 지난 9월에 있었던 아시아선수권에서의 태국전을 생각하면 바로 이 부분에서 졌던 것이 패인의 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2의 상황이란 상대팀으로부터 날아온 찬스 볼을 살리는 능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세컨드 찬스라고도 불리는데요. 이것을 성공시키려면 후위의 수비수들과 세터, 그리고 공격수와의 적절한 조직력이 맞아떨어져야만 합니다.

  또한 이 기회를 살리려면 서로 미루는 플레이가 없어지고 누군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찬스 볼을 살려주고 이것을 세터에게 올려줄 수 있는 리딩 능력이 필요하게 되죠. 그러나 한국은 이 상황에서 금쪽같은 기회를 날려버리는 범실을 많이 보인 반면에 일본은  한번 들어오는 찬스는 웬만하면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켰습니다. 바로 최고의 테크니션인 다카하시 미유키가 버티고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의 윙스파이커 배유나)

  이 점은 양 팀이 수비싸움을 펼치며 지속적인 릴레이를 펼칠 때 더욱 중요한 부분입니다. 여기서 이기는 팀이 분위기를 탈수 있으며, 팽팽한 승부의 균형이 깨지고 스코어가 벌어지는 순간이 여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죠.

  리시브가 잘된 볼을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플레이만으로는 상대팀을 치고나갈 수 없습니다. 문제는 상대방의 범실을 얼마나 잘 이용하는 것이며, 안 좋은 리시브를 최선의 2단 공격으로 연결시키는 것도 승부의 분수령이 됩니다.

  그러나 팽팽한 승부에서 치고나가야 할 시점에서 항상 한국은 지고 말았죠. 특히, 상대방 블로킹을 맞고 다시 코트로 떨어지는 블로킹리시브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빠르게 백업 플레이로 들어오면 충분히 다시 살릴 수 있는 볼들도 상대방의 블로킹 득점으로 헌납하고 만 부분은 두고두고 아쉽기만 합니다.

  반면에 일본에는 토스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블로킹 리시브에 능통한 세터 다케시다 사유에가 있었습니다. 정말 귀신같이 블로킹돼서 코트로 떨어지는 볼을 걷어내는 솜씨는 끈질긴 수비력으로 이어졌고, 제2, 제3의 기회를 계속 만들어 갔었죠. 그리고 이 상황에서 세터가 아닌 선수들이 실수하지 않고 올려주는 토스는 그럴듯한 공격상황을 만들어 냈고 오히려 범실 할 시점을 득점할 기회로 만들어 낸 샘입니다.

  바로 이 방법이 블로킹 높이가 부족한 아시아배구가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단지 처음의 공격으로 안됐다면 두 번, 혹은 세 번으로 연결시켜 끝내 상황을 반전시키는 능력은 이기는 경기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죠.

  현재 일본의 전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는 다케시타 세터와 레프트 보공인 다카하시 미유키는 이런 수차례의 기회를 만드는 일등공신들입니다. 물론, 이 두 선수들이 과대평가된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일본의 수비력과 조직력이 이처럼 탄탄해진 데에는 두 선수의 활약여부가 절반이상으로 작용합니다.

  한편으로 한국팀이 이제 노장 축에 들어가는 이 두 선수가 대표팀에서 은퇴하기 전에 부디 이겨보기를 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죠. 그물망 같은 수비력과 조직력을 갖춘 일본에 비해 한국의 선수들을 보면 모두 세컨드 기회를 만들려고 나서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공격 준비에 들어가는 모습을 일관적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제2, 제3의 기회에 대한 대처능력, 그리고 안 좋은 볼을 처리하는 2단 공격 능력이 부족한 점이 바로 한국여자배구가 서브리시브와 함께 국제배구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중요한 부분입니다.

  배구에서 팽팽하게 진행되는 동안 스코어가 벌어지는 부분은 리시브의 난조와 세컨드 기회를 놓치는 부분들이죠. 그동안 일본에게 패한 이력과 태국에게도 2연패한 부분을 살펴보면 궁극적으로 한국의 아킬레스건은 서브리시브와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 그리고 안 좋은 볼을 처리하는 대처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부상에서 완쾌한 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대 일본전에서 31득점을 기록한 김연경 선수는 일본과의 경기가 끝난 후, 2단공격의 보완에 연습을 더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직접 실전을 통해 선수들도 깨달은 부분이 이 부분일 것입니다. 특히, 팽팽하게 이어지는 승부에서는 어느 팀이 치고 올라갈 기회를 살리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라지게 되죠. 비록 한국팀에는 다카하시나 다케시타같은 플레이어가 없다고 하더라도 리베로를 비롯한 후위의 수비요원과 전위의 세터가 서로 협력하는 조직력을 완성하다면 충분히 여기에 대한 보완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3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 = GS 칼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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